안녕하세요 재미있는 기사가 있어 함께 읽고 싶은 마음에 가져와 봤습니다.
다윈 이전에 라마르크라는 유명한 진화론자가 있었죠. ‘용불용설’이란 이론으로 유명한 분인데요, 생물체가 자주 사용하는 기관은 발달하고 그렇지 않은 기관은 퇴화한다는 뜻이죠.
기린을 예로 들어 자주 설명이 되고 있는데요.
기사 전문은 아래 링크를 누르면 나옵니다.
http://m.news.naver.com/read.nhn?mode=LSD&mid=sec&sid1=105&oid=032&aid=0002799289
라마르크의 용불용설
높은 곳에 있는 풀을 먹기 위해 기린이 목을 뻗다 보니
목이 길어졌다.
길어진 목이 자손에게 유전되었다
다윈의 자연선택설
목이 긴 기린과 짧은 기린이 있었다.
목이 긴 기린은 풀도 더 많이 먹고 오래 살아남아 자손을 더 많이 번식했다.
목이 긴 기린의 자손이 더 많아지고
목이 짧은 기린은 생존경쟁에서 도태되어 점차 사라졌다.
당신의 DNA는 당신의 운명이 아니다 후성유전학을 소개한 2010년 타임지의 커버 스토리 ‘왜 당신의 DNA는 당신의 운명이 아닌가’. 환경이나 행동이 세포 안의 유전정보에 영향을 끼치고 더 나아가 자손의 유전정보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주장이 소개된다.
다윈 이후로 라마르크는 역사의 뒤안길로 잠시 사라질 수 밖에 없었는데요 최근 진행되는 연구 결과 라마르크가 다시 각광받고 있습니다. 용불용설은 결국 후천적으로 획득된 형질이 유전된다는 내용이기 때문이죠.
기사에서는 부모가 가지고 있던 기억이나, 우울증, 스트레스, 트라우마, 중독 등이 자녀 세대에게 유전된다는 주장을 다양한 연구 결과를 들어가며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다른 곳에서 본 내용이지만 택시 운전사의 뇌에 관한 연구가 기억이 나는데요, 택시운전사의 뇌는 보통 사람들의 뇌보다 길을 찾는데 사용되는 뇌의 부위가 더 컸다는 연구 결과였습니다. 더욱 재미있는 것은 그 특정 뇌 부위를 봤을 때, 3년 경력의 택시운전사보다 15년 경력의 택시운전사의 것이 더 크다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학생일때만 해도 뇌는 10대까지 다 결정되어 버리고, 그 이후로는 계속 노화되기만 한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곤 했는데요, 이제는 뇌도 근육처럼 쓰면 쓸수록 발달하고 안쓰면 그만큼 퇴화된다는 주장이 점차 상식처럼 이야기 되곤 합니다.
지금까지 이야기한 것들에 비춰 본다면 지금 내가 하는 행동이 나의 뇌를 포함한 신체를 변화시킬 수 있을뿐만 아니라 나의 자식에게까지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죠.
어떤가요? 알고 보면 우리가 오늘 바꿀 수 있는 것이 생각보다 더 많은 것일까요?
부모의 기억, 트라우마 등이 자식에게 유전된다는 건 아이를 낳기 전까지의 기억, 트라우마겠죠? 그렇다면 행복한 유년기/청소년기/청년기를 보내는게 자식에게도 좋다는 뜻이겠네요. 맞게 해석한 건가요? ^^
그렇죠 자식이 태어난 이후에는 부모의 경험을 공유한다는 측면에서 당연히 영향을 미치겠지만, 자식을 낳기 전의 경험 또한 전달될 수 있는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것이니까요.^^
반복해서 수행한 일에는 활성화되는 뇌의 영역도 달라진다고 해요. 처음에는 오감의 신호에 민감한 반면 점차 짧은 시간의 관찰 등으로도 판단할 수 있게 되어 추측 등에 사용되는 영역이 활성화 된다고 하더라구요.
아직 후성유전은 갈 길이 멀지만, 연구 된 바가 적어 무엇이 후세에 이어지는지 모호한만큼 더욱 신중하게 살아야겠죠!
네 추측 영역이 활성화되는건 아무래도 효율성을 위해서이겠죠? 선입견과 연결될 수 있으니 그리 긍정적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인간 삶을 좀 더 편하게 만들어주는 부분이겠죠.
사실 후세도 후세지만, 제 자신이 하나의 결정된 존재가 아니라 변화 가능하다는 점에서 저에겐 이런 연구결과들이 반갑네요. 한때 진화심리학 관련 책들을 보며 나는 결국 나의 유전자의 지시를 받는 존재인가, 자유의지란 없는가에 대해 생각하면서 조금 우울해지곤 했었거든요.
결정론에 따르면 그러한 변화를 유발할 행동 또한 결정된 일이니 변화의 방향조차도 필연이죠.
저도 결정론자이지만 결정론자들의 주장에 시원하게 반박하는 증거가 발견되기를 바랍니다. 아무리 무뎌져도 조금 슬프긴 하니까요...
그런 광의의 결정론을 말한 것은 아니고, 현재의 행동 여하에 따라서 가지고 있는 조건 하에서 변화를 조금이라도 이끌어 낼수 있다는 뜻에서 말씀드린거였어요. 변화를 이끌어 낼 행동 자체도 결정되어 있다고 보기도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노력에 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소박한 기쁨을 말씀드린거랍니다..^^ 제가 단어를 잘못 꺼낸것 같네요.
그리고 인간이 결정론적 요소를 뛰어넘어 존재할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 요즘 저의 생각이에요. 우주적 법칙에 대해선 아는 것이 없지만 인간 존재에 국한해서 봤을 때, 인간의 행동, 의지가 결정되어 있다면 그것은 물질적 조건때문일 것이고, 뛰어난 지성으로 인해 가지고 태어난 물질적 조건을 뛰어넘는 경우가 발생하지 않는가 생각합니다. 대체로 진화심리학, 행동심리학 등에서는 인간의 행동을 생존욕구,번식욕구에 기반하여 설명하는데요, 위대한 철학자 예술가 중에는 철저한 사색, 반성을 통해 번식을 실행하지 않거나 자살로써 생존을 마감하는 분들이 계셨잖아요. 이런 경우들은 인간이 지니고 태어난 동물적 존재로서의 물리적 조건을 초월해 그 법칙을 벗어난 경우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자식을 낳지 않거나 자살하는 행위도 결정되어 있다고 볼수도 있겠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이런 경우는 동물적 존재로서 인간의 궁극적 목표인 생존,번식을 방해하는 결과를 낳고, 기본 법칙을 파괴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뛰어난 지적 발달로 말미암아 생긴 일종의 오류 또는 오류를 기반으로 한 주체적 도약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제 생각이 표현이 잘 되었는지 모르겠네요. 저는 모르는 것이 너무 많고, 가지고 있는 협소한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이리저리 생각해본 것이니 너그럽게 봐주시길..^^
지나치게 결정론적 관점으로 찬물을 끼얹었다면 죄송합니다. 말씀하시는 바가 틀렸다는 것이 아니라 단지 결정론의 관점에 대해서 이야기 나누고 싶은 것이니 기분 상하시지 않으셨길 바랍니다.
결정론의 시각에서 인류가 생물적 본성을 이겨낸 것은 언어와 문자가 존재함으로 양육과 교육을 통해 단일개체가 이룩할 수 있는 지식의 수준을 아득히 뛰어넘었기 때문입니다. 최초의 인류와 그 주변환경, 우주적 배경까지 모두 하나의 오차도 없이 그대로 시뮬레이팅할 수 있다면 정확히 지금 댓글을 쓰는 저에게 도달할 수 있다는 논리지요.
하지만 결정론자들이 옳다 하더라도 인간은 변화할 수 있는 존재이고 결정되었다고 그것이 가치 없는건 아니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죽음이 반드시 찾아올 일이라 하여 애도의 대상이 될 수 없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또한 양자역학에서 밝혀진 다양한 사실들이 물리적 상태를 완벽히 재현하는 일은 극도로 어렵거나 불가능함을 시사함에 따라 우리의 인생이 결정되어있다고 해도 이를 예측될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듯 싶습니다.
아무도 결과를 모른다면 결정되어 있지 않은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요. 스포일러 당할 수 없는 모노드라마, 그것이 우리의 삶입니다. 결말이 정해져있다고 하더라도 즐길 수 있지 않을까요?
마지막으로 호모로퀜스님이 항상 좋은 말씀 해주셔서 너무나 즐거운걸요. 누가 누굴 너그럽게 봐주고 그럴 입장인가요! 저야말로 아는 바가 협소하고 글재주가 부족해 제대로 전달하지 못 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자유의지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 없다 하더라도 삶은 소중하다는 것을 말하고자 함을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
불쾌한건 전혀 없어요.^^
제가 윗 댓글에서 남긴 것은, 제가 삶을 살아갈때 저의 신체가 저를 제한하고 있다고 느끼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많은 부분이 결정되어 있다는 개인적인 느낌을 말씀드린 것이었어요. 특정 나이, 특정 성별의 신체를 가진 존재로서 자연적,사회적인 요구를 받고 있다는 점, 또 한달주기로 되풀이되는 호르몬 변화로 인한 신체적, 정신적 변화 패턴의 반복으로 인해 저 자신이 제약받고 있는다는 생각, 굴레 안에 갖혀 있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물론 신체는 제 정신,의지의 근거가 되어주지만 동시에 저를 한정짓고 구속한다고 느낍니다. 이런 삶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말하는데 철학용어를 가져와서 전달이 제대로 안된 것 같아 괜히 꺼냈나 하는 생각을 한 것이니 괘념치 마시길..^^
도스도예프스키의 소설 '지하생활자의 수기'에서 주인공이 과학적, 인과론적,결정론적 세계관에 반기를 드는 내용이 있습니다. 인간은 스스로 의지를 가진 인간임을 확인하기 위해 합리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비합리적인 행동을 한다는 것인데요. 어느 쪽이 맞다고 생각할만한 단계가 아직 못되지만 어느쪽이 더 마음에 드냐한다면 지하생활자의 반근대적, 실존주의적 삶의 태도가 제겐 더 가깝게 느껴집니다.
kmlee 님이 말씀하신대로 결정이 되어 있더라도 과정을 즐길 수 있다는 태도도 긍정적으로 느껴지네요. 다음에 결정론을 다룬 글을 언젠가 올려주신다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겠습니다.^^
결국 라마르크는 틀리지 않았었네요. ^^ 자녀가 부모에게 물려받는다는 우울증, 스트레스, 트라우마, 중독등이 생물학적 요인과 문화적 요인 중 어느것이 큰지는 이견이 있을 수 있겠네요. 부모 하는걸 보고 배운다고 하니..ㅎㅎ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네 라마르크의 경우처럼 과거의 이론들이 도전받고, 무너지고 다시 조명되고 하는 과정을 보면, 상식을 변하지 않는 진실로 받아들이면 안된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되네요.
경험까지 유전된다니 뇌는 알면 알수록 신기하네요! 그렇다면 경험을 넘어 감정까지 유전될수도 있을까요?
기사에서 말하고 있는 것도 부모세대의 부정적 경험이 자녀 세대로 유전되어 우울증 등을 유발시킨다는 것이니, 감정적인 요인들도 자녀세대에 전달되는 듯해요. 결국 경험에 대한 기억 그 자체가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경험으로 인한 스트레스, 불안 등이 전달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니까요.
'본성과 양육', 매트 리들리 저, 김영사.
이 책 추천합니다. 유전과 경험에 대한 아주 뛰어난 책입니다. 유전과 경험이 같이 작용한다는 것을 실제 사례와 실험을 통해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잘 보고 갑니다~ ^^
네 추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시길^^
저두
부모의 경험, 생각, 가치관들이 DNA를 통해 유전된다는 사설을 어디선가 본적이 있어요. 이미 2세는 태어났고...
아~~놔...
ㅋㅋ 지금도 따님이 아주 잘 자라고 계신 듯 한데요^^ 어머니랑 다정하게 지내는 모습이 보기 좋네요~
라마르크의 의견이 꼭 틀리다고만 할 수 없다는 연구가 쏠쏠히 나타나고 있는듯 합니다. 물론 저는 전문가가 아니라서;;;; 다른 분께서 추천해 주신 매트 리들리의 <본성과 양육> (책이 좀 두껍습니다) 그와 함께 스티븐 핑커의 <빈 서판>도 함께 하시면 즐거운 독서가 될 듯 합니다. 좋은 글에 좋은 답글들 잘 보고 갑니다~~
네 < 본성과양육>을 두분이나 추천해주시다니 꼭 읽어봐야겠어요~ 스티븐 핑거 책은 다른 것만 봤는데 <빈 서판>은 마음에만 두고 미루고 있네요..추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