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나라나 쇠락해버린 탄광 지역을 재생시키는 건 과제인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는 '강원랜드'를 지어 내국인 활성화로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았고, 제가 10년 전에 방문했던 독일의 페로폴리스라는 도시는 철광석을 캔 자리에 공연장을 지어 정기적으로 락이나 클래식 페스티벌을 하더라고요.
대만 타이베이 근교에 있는 허우통쇠락한 석탄 탄광에 캐릭터와 스토리를 입혀 마을을 재생했습니다. '고양이마을'이라는 테마로 말이에요.
근처에 대부분의 한국 분들이 찾는 진과스에 비해서는 규모가 아주아주 작고 다소 싱겁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재미있는 컨셉을 입힌 덕분에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특히 아이들이 좋아하지요.
역에서 내리면 과거의 석탄공장이 남아 있어요. 과거에는 꽤나 번성했을지 모르지만 이제는 폐허가 되어버렸습니다.
과거 석탄을 열심히 실어날르던 열차 선로가 보이는 곳에서 고양이가 쉬고 있어요. 허우통을 돌아다니면 이런 고양이들을 아주 많이볼 수 있습니다.
관광객들이 익숙한지 아이들이 만져도 가만히 있더라고요. (물론 조심해야겠지만 말이에요.)
한때는 광부들로 북적였을 마을에 살고있는 사람은 거의 없어요. 이런 집들은 대부분 카페나 공방으로 바뀌었습니다. 고양이들과 함께 커피를 마시고 고양이를 테마로 한 작품들을 파는 공방을 둘러보는 재미가 있어요.
저희 아이는 대만에서 가장 좋았던 곳을 꼽으라면 '고양이 마을'이라고 외친답니다. 아이와 함께라면 한번 방문해보실만 한 곳이에요.
또 기발한 컨셉이 어떻게 죽어가는 마을로 사람을 불러모으는지도 느낄 수 있답니다. 우리나라에서 요즘 비슷한 벽화마을이 늘어나고 있는데, 약간의 아이디어를 첨가하면 더욱 관광객들의 발길이 늘 수 있겠다는 생각도 하게 됐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