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동안 마당있는 집에서 살았습니다.
제주도에 한창 빠져 1년에 여러번을 드나들며
자연과 더불어 살고 싶다는 마음이 컸고
직전 살던 집에서 위층과 아래층의 층간소음에
지친 것도 한 몫을 했습니다.
(위 층집은 아이가 다섯이었습니다;;; 애국자이시긴 한데.)
제주도로 내려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고
양평이나 파주도 알아보니 여건이 맞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알아본 것이 부암동이었는데
청와대 뒤편에 자리하고 있어 시내 접근성이 좋았고
북악산을 마주보고 인왕산을 등지고 있어
서울시내인데도 공기가 좋은 곳이었습니다.
청와대와 가깝다보니 치안도 훌륭하고 조용한 동네라는 점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다만 가까운 곳에 마트,병원같은 편의시설이 없다시피하고, 아이들 놀이터도 없다보니 와이프가 반대를 많이 했습니다.
마당은 그럭저럭 넓었지만 집이 좁아서 짐도 많이 줄여야 했습니다. 사실 집은 와이프와 아이들이 오래 머무는 곳이라 와이프 뜻에 따르는게 맞는데 그땐 고집을 많이 부렸던 것 같습니다.
선택에 후회는 없지만 미안한 마음도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그래도 와이프와 아이들이 좋아하고 누릴만한 것도 꽤 있었습니다. 넓지 않은 마당임에도 과실수들이 많았는데요.
왕성한 앵두나무 두 그루가 있어 이른 봄에는 앵두꽃이 만발하고 5월에는 일일이 따기 힘들정도로 앵두가 많이 열렸습니다. 더불어 살구도 열렸는데 살구는 꽃이 정말 예뻤습니다.
벚꽃이나 앵두꽃과 생김새가 비슷한데 색감은 더 진하고 빛이나는 느낌이었습니다.
6월에는수백송이의 백장미가 피었습니다.
집의 입구를 가득 덮은 모습을 보면서 마음도 풍요로웠던 것 같습니다.
마당에 화초도 이것저것 심었습니다.
허브를 좋아해서 한 쪽은 페퍼민트, 애플민트, 로즈마리등을 가득 심었는데 바람이 불거나 줄기를 흔들어댈때마다 허브향이 나는게 참 좋았던 것 같습니다.
많지는 않지만 마당에서 캠핑도 해봤습니다.
짐 싸서 왔다갔다하지않고 집앞에서 한가로이 고기도 굽고 에이드도 만들어 봤네요^^
꼭 필요한 편의시설은 부족한 동네였지만,식당과 유명한 치킨집들 그리고 카페가 여기저기 많아 산책가듯 다니기는 괜찮았습니다. 특히 윤동주문학관을 지나 오른 언덕에서 보는 서울야경은 좋아하는 일과중에 하나였습니다.
불편하고 안 좋은 점도 나열하자면 꽤 많았습니다^^;;
우선 단독주택은 여러모로 손이 많이 갑니다.
크고 작은 수리할 일이 계속 생기고, 잔디깎기에 화초 물주기잡초뽑기만 해도 한 두시간이 금방 갑니다.
앵두가 바닥에 떨어지면 다 청소를 해야 날파리가 덜 꼬이구요ㅎ 가을되면 낙엽도 쓸어야 합니다.
초록잔디밭에 떨어진지 얼마 안된 낙엽이 어우러지면 참 예쁘지만 곧 처치곤란이 되버립니다.
눈쓸어야되는 건 말할 것도 없구요.
2년간 좋기도 하고 불편하기도 하면서 추억을 쌓아갔지만 이 집을 떠난 이유는 춥고 좁은 집과 월세부담때문이었습니다.
북악산과 인왕산에서 내려온 냉기와 칼바람에다 수십년된 집이라 웃풍까지. 보수를 이것저것해서 나아지긴했지만 근본적인 추위는 어쩔수 없었고, 커가는 아이들이 자기방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입버릇처럼 해서 부모맘에 계속 신경이 쓰였었습니다.
게다가 경제적인 어려움이 닥치면서 월세를 감당하기 힘들어진게. 결정적인 이유였습니다.
지금은 좀 더 넓고 덜 추운 빌라1층으로 이사왔지만 다음에 또 기회가 되면 다시 단독주택으로 가고 싶은 마음 여전합니다. 사람사는 맛과 매력은 주택에 다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거든요. 다만 아파트의 편의와 가치를 생각하는 와이프 뜻에 따라 쉽지는 않을 듯 합니다.
애들 다 키우고 나중에 나중에 ㅎㅎ
안녕하세요
저두 세아이를 키우면서 마당있는집에
사는것이 꿈이네요 매일밑에집에서 올라오고
저는 아이들에게 뛰지말라 하니..
아이들에게 정말미안해 합니다.
전 초보누비 입니다.
앞으로 잘부탁드려요
네 그 고충 왜 모르겠습니까?
부디 스팀잇을 통해 조금 더 행복해지시길 기원합니다.
탑층이나 1층으로 이사가시는 것두요ㅎ
집에서 걸어나오는 애가 참귀엽군요.ㅎㅎ
ㅎㅎ 뭔가 아시는 듯한.
반갑습니다. 자주 뵈요
저도 집에 마당이 있었는데, 화재로 원룸 생활중이죠 ㅠㅠㅠㅠ
마당있는게 생각보다 좋은것 같습니다 ㅎㅎㅎ
저랑 이름이 같으신듯합니다.........!??!?! ㅎㅎ
그러네요.동명이인 ㅎㅎ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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