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는 지인들 중에는 노년에 한적한 시골에 집 한채 지어서 유유자적하기를 바라는 남성들이 꽤나 많습니다. 젊은 시절엔 삐까번쩍한 차한대가 로망이었다면 노년엔 자연과 벗삼아 텃밭에 채소를 심어 소소한 수확의 기쁨도 맛보며 작은것에 만족할 수 있는 삶을 소망합니다. 젊은시절 앞만 보고 바쁘게 살아왔던 삶을 뒤돌아보며 인생을 정리하고 싶다는 생각에서이기도 하겠지요.
이에 반해, 와이프들은 극구반대입니다. 일평생을 가족들 뒤치닥거리하면서 인생을 희생했는데, 이제 여생을 좀 편하게 즐기려고 했더니만 이놈의 영감탱이가 나이들어서까지 마누라를 못 부려먹어서 불편한 시골에 가서 살자니.. 도시에는 걸어서 나가기만 해도 쇼핑센터니, 반찬가게니, 음식점이니 편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이 세고 쎘는데 굳이 산골짝까지 찾아들어가 고생을 사서 하자는데 동의할 까딱이 없겠지요.
그러한 사정에 노년에 주말부부를 하는 경우도 많다 합니다. 저 역시 단독주택은 부지런한 사람들만이 살 수 있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신경 쓸 것도, 손 가는 것도 많으니 그저 아파트에 사는 것에 만족하며 살아야겠다 생각했더랍니다.
그런데 얼마전 지인의 이모집에 초대받아 가게 되었습니다. 전문직에 종사하는 두 부부가 아이없이 한적한 시골에 집을 짓고 출퇴근 1시간 거리도 마다않고 전원생활을 만끽하고 있었는데 왜 이렇게 부럽던지.. 아이들 학교에, 병원에, 학원에.. 이것저것 생각하면 아이 있는 집에서 전원생활은 사실 당치도 않은데 말이죠.
1층엔 부부침실과 거실, 주방이 있고
다락방 같은 2층은 손님방으로 2층 전체가 뻥 뚤려 있어 아이들이 놀기에 마치 운동장 같습니다.
1층에서 2층으로 연결되는 계단도,
2층의 뻥뚫린 공간도, 집앞의 넓은 공터도 아이들에게는 마냥 신나는 놀이터가 되었습니다.
이런집에서 아이들 키우며 자연과 벗삼아 살아도 참 좋겠다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아이들 키우는 부모님이라면 전원주택에 대한 로망이 모두 있는 것 같아요. 아이들이 더 크기 전에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단독주택에서 살아봐야 할 텐데..
저도 시골사는데, 별 불편한 건 없답니다.
전철로 50분, 버스로 50분이면 강남에 갈 수 있지요.
회 먹으러 속초까지 2시간이면 족하지요.^^
저처럼 어리 애들이 없으시니..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