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JTBC 긴급 토론, "암호화폐 - 신세계인가? 신기루인가" 를 보고 느낀 점을 적어봅니다.
1. 어디선가 많이 본 장면
저는 경영학과를 나왔는데요, 경영학과 수업에는 매우 많은 타과생들이 들어옵니다. 이중 전공 또는 부전공으로 경영학과가 인기가 있기 때문이죠.
경영학과 수업은 90% 이상 조모임으로 이루어집니다. 그럼 보통 경영학과 3 + 타과 3 의 구성으로 조모임이 구성되는데, 보통 공대 출신들이 1명 이상은 포함이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제 경험에 비추어 말하는 것 뿐이지만
공대생 분들은 굉장히 성실해서, 자료조사를 열심히 합니다. 시간도 어기지 않습니다.
카테고리별로 잘 분류해서 엑셀로 수십개의 Sheet로 작성을 해 옵니다. 그러나, 왠지 조사해 온 내용들을 체계적으로 설명을 하진 못합니다.
"아니, 그러니까 이게 지금 이 업계의 최신 기술이고 이걸 접목한 제품은 성공할 수 밖에 없다니까"
"내 생각을 모두 말로 전할 수만 있다면.. 그럴 수만 있다면..."
반면, 경영대생들은 사실 기술 이런건 전혀 모릅니다. 아는 척을 할 뿐이죠..
공대생이 만들어 온 그 '과실'을 잘 포장합니다.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잘 발표할 수 있을까. 설득할 수 있을까를 고민합니다. 그래서 주로 비유를 들지요.
발표를 듣는 사람들은 당연히 경영대생의 설명을 좋아합니다.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단어로 이야기하기 때문이죠. 쉽게 이해가 되므로, 그 쪽으로 마음이 갈 수 밖에 없습니다.
2. '찬성'측 패널에 아쉬웠던 장면
"마을회관을 차렸는데 도박장이 된 거에요"
유시민 작가가 비유와 예시를 들어서 설명하는 모습은 참으로 친절했습니다. 그것이 유시민 작가가 '토론 끝판왕'이라고 불리는 이유겠죠.
반대편에서 유시민 작가의 토론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참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그런 쉬운 예시와 비유를 사실 '찬성'측에 해주길 기대하였습니다. 저도 이 시장에 투자하고 있는 사람으로써, 항상 주변으로부터.
"그래서 그 분산원장 기능이 뭐가 좋은건데?"
"지금 블록체인 기술을 쓰는 데가 있어?"
라는 질문을 많이 받았기 때문이죠-
이 블록체인이 만드는 세상이, 지금과는 어떻게 다를 것인지
그래서 지금 우리가 느끼고/ 또는 느끼지도 못하는 불편함과 사회적 비용을 어떻게 해결해 줄 수 있는 지 설명해 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어머님들, 해외에서 외로이 유학생활하는 딸내미한테 송금많이 하시죠? 근데 와.. 송금하다보면 거래수수료다, 지급수수료다 뭐다 다 떼고 얼마 남나요? 게다가 시간은 어찌나 걸리는지.. 이 블록체인을 이용하면요 어머님? 딱 3분, 3분만에 정말 최저 수수료로 바로 송금이 가능합니다. 환율 차이도 걱정하실 게 없어요"
"와인이 온도가 을매나 중요한데에!!"
하다 못해 "자발적 참여"로 퍼블릭 블록체인을 구성할 수 있다고 말씀하신 그 분..에게- 그걸 수학적으로 증명해달라고 하는 대신, 이렇게 반문했으면 어땠을까요?
"방금 말씀하신 그 자발적 참여를 네 글자로 표현해 보겠습니다. 열.정.페.이. 요"
3. 비트코인 = 블록체인 ?
어제 유시민 작가는 '프레임 설정'에 성공하였고 그것이 마치 토론을 잘 한것 처럼 보이게 한 이유입니다. 바로 '비트코인'으로 토론의 주제를 한정하였고, 비트코인의 한계를 블록체인의 한계로 이야기 했기 때문이죠
왜 찬성측 패널들이 이 부분을 그대로 넘어갔는 지는 모르지만, 참으로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이미 비트코인은 세상에 출시된 지 10년정도가 지난 '과거'의 기술입니다. 당연히 유시민 작가가 이야기한 속도/Scale의 문제가 있고 일부 채굴업자들에게 독점이 되는 문제도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차세대 블록체인이 나오고 있구요-
(EOS는 블록 생성 주기가 3초입니다. 왜 어제 자꾸 커피 주문하고 10분 얘기만 하는지..)
제 첫 MP3 기기입니다. 2000년인가 샀었던 거 같은데
그 당시 돈으로 무려 20만원정도 줬던 거 같습니다.
용량은 무려 16mb.. 노래 딱 네 곡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무한반복
"그 네 곡 들어가는거 뭐하러 쓰냐? 차라리 카세트 테잎으로 계속 듣는 게 낫지"
초기의 미성숙한 제품을 가지고, 그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비판하는 것은 얼마나 어리석은 짓입니까. 불과 18년이 지난 지금요? 누가 mp3 다운 받아서 듣나요, 다 스트리밍이지..
4. 앞으로 우리의 자세
어쨋든 어제의 토론은 내가 맞냐, 니가 맞냐의 문제는 아니었다고 봅니다.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이 기술을 잘 발전 시켜나가자는 쪽과, 그 부작용으로 큰 피해가 예상되니 일단 불을 끄자는 쪽-
양쪽 모두 Valid한 주장이었고, 서로의 입장 차를 확인할 수 있었던 좋은 자리였다고 생각됩니다.
어차피 토론의 패자는 한 분.. 정해져 있기에
"인간의 성품은 善하게 태어납니다.." 측은지심?
아무튼, 앞으로도 이런 다양한 논의들이 건전하게 이루어져서, 암호화폐에 대한 인식과 이해 수준이 많이 개선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시중의 1,400 개 코인 중 95%는 망한다고 합니다고 합니다...
미래의 구글/아마존이 될 종목을 찾는 안목을 키우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가치투자 + 장투의 조합으로 모두 성투하시길 빕니다!
비트코인을 mp3에 비유한 부분이 딱 맞는거 같네요ㅎㅎ
저 mp3 아직 집에 있는데 오늘 한번 켜봐야겠어요 ㅎㅎ
오~~
토론에 대한 포스팅 여러개를 읽어 보았는데 한솔리(?) 님의 포스팅이 가장 읽기 편하고 와 닿았습니다.
리스팀 합니다. ^^
감사합니다. 한솔리 맞습니다 ㅎㅎ
공감가네요. 비트코인으로 한정시켜서 논의를 한게 참 주요했죠. 이미 가상화폐찬성쪽에서도 인정하는 단점들을 가상화폐 전체에 덮어씌워서 도매급으로 폐기처분하기 좋게 잘 담아두는 프레임이 되었습니다. 유작가가 의도한 부분이라면 토론의 달인으로 인정해야할듯
생방송 토론만 수천번 하셨을테니 내공이 장난아니겠죠 ㅎ기울어진 운동장이었던 것 같네요 ㅎㅎ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생방송을 못봤는데 토론 찾아서 한번 봐야겠네요..
그랴도 황금시간 TV에서 비트코인이니 이더리움이니, 라이트닝 네트워크니 들으니 감회가 새롭더라구요 ㅎㅎ
@kkomjee 님이 소개해주신 링크타고 왔습니다! 말씀하신데로, 지금은 안목을 키우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 같아요. 올해가 옥석이 가려지는 시기가 될 꺼라는 예상이 많기도 하고요.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유시민 작가님 반대입장에서 토론 지켜보는 신선한 경험 ㅋㅋㅋ 에 공감 백만번 하고 갑니다. 더불어 맨날 반대입장에서 지켜보셨던 어르신들이 유작가님 왜 글케 싫어하는지 조금은 알겠더란 ㅋㅋㅋ
제 와이파이가 제 글 영업하고 다니나 봅니다.. ㅠㅠ
@leesol 님 블로그보니, 제가 하고 싶은 말을 아주 쉽게 그림으로 설명해주셨더라구요~ 재맜게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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