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싱가포르를 가면서 말레시아에도 함께 갔었답니다. 사실, 입맛이 좀 까다로운 편이라 현지음식을 먹는데 조금 적응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예전에 호주에 어학연수를 갔을때도 그 특유의 서양 버터 냄새 때문에 밥을 처음에는 꺼려졌었는데, 적응하고 나니 마치 이곳이 내 본 고향인 줄 알았을 정도로 입에 착착 잘 맞았어요. 하지만, 가장 약한 부분은 홍콩에서 밥먹을 때는 멀미를 안하는 저도 멀미를 할 정도로 냄새가 너무 역해서 먹지를 못했던 경험이 있어요.
사실, 말레시아도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해서 내심 정말 걱정을 많이 했답니다. 그래도 현지에 갔으면 현지음식을 먹어봐야한다는 제 철학은 변함이 없습니다.

그중에서 단연 ‘락사'는 역사도 깃들여져 있어서 꼭 먹어봐라고 여행책에도 강추강추 되어있었답니다. 현지인들에게는 최고 인기 음식이지만 여행자들에게는 호불호가 갈리는 음식인 락사는 중국과 말레이 시아 음식의 융합된 뇨냐 요리의 대표적 선두 주자라고 합니다. 학자들은 중국식 국수가 15세기 이후, 말레이시아 현지 식문화의 영향을 받으며 오늘날의 모습의 락사가 되었다고들 말하는데요. 즉, 페라나칸은 벨라찬(belachan, 건새우를 발효시켜 만드는 페이스트) 등 현지에서 널리 사용하는 식재료를 접목하여 중국풍 면 요리를 락사로 발전시켰다. 이에 일반적으로 락사를 페라나칸 요리라고 분류하지만 락사에서는 태국 요리의 영향도 나타난다. 예를 들어 락사에 들어가는 민트와 타마린드에서 태국 요리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그러니 이렇게 여러 국가의 식문화가 깃든 말레이시아의 음식은 꼭 먹어봐야겠죠?
심지어, CNN은 2011년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50대 요리(World’s 50 best foods)’에서 락사의 한 종류인 페낭 아쌈 락사(Penang assam laksa)를 7위로 선정하며, 이를 말레이시아 요리라고 소개할 정도이니, 말레이시아를 알려면 락사를 먹어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아요. 반면에 연이어 CNN에서 페이스북 투표를 통해 선정한 ‘여러분의 선택: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50대 요리(Your pick: World’s 50 best foods)’에서 44위를 차지한 락사를 싱가포르 요리라고 소개할 정도로 락사는 말레이시아 밖에서도 대중적 요리로 정착되었답니다.

락사는 생선이나 닭으로 우린 매콤한 국물에 쌀국수를 넣어 만든 말레이시아의 국수 요리예요. 흔히들 코코넛 오일을 많이 쓴다고 하는데, 저는 심지어 피자위에 뿌려진 그 코코넛 가루도 굉장히 싫어하는지라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것 같았어요.
어찌되었던 여러 가지 투어를 하다가, 저희는 흔하게 한국의 라면집처럼 볼 수 있는 락사전문점에 들어가게 되었답니다. 다행히 이미지가 다 그려져 있어서 이미지로 대략 유추가 가능했어요. 가격은 7링깃 정도로 한화로 2000원이 정말 저렴한 서민음식이라고 할 수 있어요.

저희는 싱가포르식 락사 르막(laksa lemak) 이라는 것과, 저는 굉장히 무난하게 먹을 수 있는 것 같은 Fish Ball laksa를 시켰어요. 사실, 락사는 크게 말레이시아 북부에서 발전한 아쌈 락사(assam laksa)와 말레이시아 남부와 싱가포르에서 발달한 락사 르막(laksa lemak)으로 분류된다고 하는데, 더 다양하게 아쌈 락사도 시켜볼 걸 그랬어요.
저희가 주문한 락사 르막(laksa lemak)은 커리 락사(curry laksa) 또는 뇨냐 락사(nyonya laksa, nonya laksa)라고 불리기도 한다. 르막은 “코코넛 밀크”를 의미하며 뇨냐는 페라나칸의 다른 이름이라고 해요. 비주얼은 솔직히 저는 정말 못먹을 것같았어요. 곰탕에 띄여지는 기름도 정말 못먹겠는데. 락사 르막에 들어가는 코코넛 밀크는 인도네시아에서 흔히 사용하는 식재료로 국물에 고소하고 부드러운 지방의 모습이 바로 보여서 조금 거북스러웠거든요. 그리고, 코코넛 향이 너무 많이나서 거북스러움도 있었답니다. 하지만, 시식하신 분들은 꼭 라면에 우유넣어먹는 맛이라고나 할까, 매운 맛이 살짝 돌면서 부드러움이 가미된 맛이라고 해요.
제가 시킨 Fish Ball 락사는 직접 바로 어묵같이 생긴 생선볼을 튀기셔서 넣으셨는데 꼭 어묵 같기도 하고, 만두 같기도 하고 비주얼적으로는 성공했답니다.
맛은 살짝 간간하게 맛낸 닭육수에 다가, 양배추와 정말 탱탱하고 갓 튀겨낸 어묵을 느낄 수 있어서 맛있게 먹었어요. 약간 어탕국수의 지리버전이라고나 할까요?
조금 낯설게도 느껴질지는 모르겠지만, 한번쯤 락사를 먹어보는 것도 좋은 경험 인 것 같아요. 저는 짧은시간 체류해있어서 한번만 먹어봤었는데, 조금조금 종류별로 먹어보면 락사만의 매력에 빠질 것같기도 해요. 특히, 코코넛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강추되는 음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