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흑역사 - The Last

in #kr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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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에 위치한 오페라 하우스의 야경
2007년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세계 문화 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안녕하세요. 기린아 입니다. 오늘은 제20대 중반 흑역사의 마지막 편입니다~

1편 호주를 가다
2편 카지노에서 잭팟을 맞다
3편 도박에 중독되고 돈을 모두 날리다

여자친구에게 대판 혼나고 맞은 후 저는 참회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당분간 일을 하며 공부에 매진했습니다.
아 물론 도박 공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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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도 읽어보고 인터넷도 뒤져보며 견문을 넓혔습니다.
타짜도 다시 찾아보고 그 당시 한국에서 인기 있던 드라마 올인도 다 챙겨 보며 저는 다시 승부욕에 불타올랐습니다.
그만큼 도박 중독이 무서웠습니다.
그렇게 욕을 먹고 혼났는데 돈을 따는 망상이 머릿속에서 떠나가질 않더라고요.

하지만 카지노에는 가지 않았습니다.
저는 여자친구가 너무 무서웠거든요.
맞는 거보다 이 사람이 나에게 실망해서 떠나갈까 봐 그게 무서웠습니다.

그러던 차에 기회가 왔습니다.
여자친구는 비자가 만료되어 한국으로 돌아가야 했고 저는 몇 달만 더 일하고 돌아가겠다고 했습니다.
조금만 기다리라고 열심히 일하고 가겠다고 했습니다.
열심히 카지노 가겠다는 말은 안 했습니다.

여자친구가 한국으로 돌아간 그날.
저는 가지고 있던 모든 돈과 일에 대한 급여를 모두 들고 카지노로 향했습니다.
이제야 제대로 게임을 해보겠다란 마음과 스스로를 잘 컨트롤할 수 있을 거란 확신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한 시간도 체 되지 않아서 가지고 간 돈을 모두 잃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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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의 상실감과 절망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습니다.
타지에서 그것도 호주에서 돈 한 푼 없는 거지가 된 거였죠.
카지노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피아몬트 브릿지라는 다리가 하나 있습니다.

힘없이 걷다 보니 문득 죽고 싶은 충동이 강하게 들더라고요.
스스로가 너무 쓰레기 같고 한심해서 다리난간에 올라섰습니다.
잠시 심호릅을 하고 아래를 보니 어둡고 깊은 강물을 보며 덜컥 겁이 났습니다.
충동적이었지만 뛰어들 만용은 없었던 거죠.
다리에 힘이 풀려서 덜덜 떨면서 내려왔고 바닥에 주저앉았습니다.
그 순간에 한국에 있는 가족 생각과 여자친구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이렇게 생의 끝을 마감하고 싶진 않았습니다.

그날 축 늘어진 채로 집에 들어와 뜬눈으로 밤을 새웠습니다,
그때의 감정을 뭐라고 말로 할 수 없지만... 행복했던 추억들과 스스로를 괴롭히는 마음이 공존했던 거 같았습니다.

저는 이날을 기점으로 더 이상 카지노에 가는것도 도박도 더 이상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 순간의 쾌감 때문에 저는 너무 많은 걸 잃고 있었습니다.
여자친구와의 관계에서 신뢰를 잃었고, 나를 개발 시킬 수 있던 시간과 돈을 날렸고, 잃은 것을 조금이라도 복구하기 위해 잠을 쪼개 자며 더 많은 일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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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 정말 소중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것이 한순간의 쾌락으로 모든 것이 무너져버렸습니다.
훗날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5년간의 긴 연애의 종지부를 찍었던 이유중 하나가 바로 저에 대한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로써 저의 20대 흑역사 이야기를 완결하고자 합니다.

사실 도박에 빠진 이야기를 재밌게 쓰려고 했는데...
그때의 감정과 추억들이 다시 올라와 마음이 편해지지가 않았네요~
아 그리고 지금은 아주 정상이랍니다~ !! ㅋㅋㅋㅋㅋㅋ

모두들 편안한 밤 되시고!
저는 내일 다시 조증인 상태로 돌아오겠습니다!!
이유없이 웃고 싶을때는 @sunshineyaya7 님의 대문이 짱이죠!
언제나 부끄러움은 저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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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er Up! 많은 사람들이 이 포스팅에 관심을 갖고 있나봐요!

  • from Clean STEEM activity supporter

캬... 참으로 스펙타클한 스토리군요.. 역시 도박이나 코인이나 계속 따기만하는 사람은 없는것 같습니다.

진짜 그런거 같아요. 쉽게 따는 돈은 또 쉽게 잃게 되는게 진리인거 같습니다. 이런식으로 초반에 몇 천 만원을 확 따놓고 단칼에 끊을 수 있는 사람이 지구상에 그닥 많지는 않을거 같아요 ㅎㅎㅎ 차라리 소소하게 몇만원 정도 땃으면 몰라도 몇 천이 아니라 몇 백만원이라도 단번에 땃다면 저라도 같은 상황이 되었을거 같습니다.

순간의 행운이 이성을 마비시켜버리네요 ㅠㅠ...

진짜 엄청나게 비싼 수업료를 지불했네요. 초심자의 행운이 액수에 따라서는 진짜 얼마나 큰 불행의 손길로 다가올수 있는지 다시 한 번 깨닫게 되네요. 그래도 평생 두번다시 도박에는 손대고 싶지 않을거 같습니다.
조금은 씁쓸하지만 드라마보다 더 다이나믹한 장면들 덕분에 잘 보고 갑니다. 이거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당췌 모르겠네요... 울다 웃겠습니다 ㅜㅜㅠㅠ ㅋㅋㅋㅋㅋㅋ

진짜 크게 지불했죠...그 이후로 도박에 손을 씻었지만 그 당시의 일을 생각해보면 미련과 후회가 너무 많이 남네요 ㅠㅠ

헐 ㅋㅋㅋㅋ 엄청난 과거네요 ㅋㅋㅋㅋ
위로?의 노래 링크 달아 놓고 갑니다.
쓰레기 봉투에 들어가는 이미지를 보니까 생각나네요. ㅋㅋㅋㅋ

그때 제 심정...ㅋㅋㅋㅋㅋ분리수거도 안되는 쓰레기였죠ㅋㅋㅋㅋㅋㅋ

ㅂㅋㄹ로 30일 동안 몇 만불을 따도 단 하루만에 날려버리곤 하죠..
저는 ing.. BCH를 들고 있습니다.. ^^

ㅂㅋㄹ가 참 사람 맛가게 하죠...훅 따다가도 훅 나가고...
부디 성투하시길!!!

아하...
맘이 아프시겠지만,, 멋지게 극뽁하신거 같은데요!?
힘내세요ㅎㅎ

극복도 하고 도박도 끊었죠ㅋㅋㅋ
비싼 수험료를 지불했다고 생각합니다~

멋지십니다!!!

느끼시고 열심히 생활 하고계시고 졸음이라고 하고계시니 응원합니다. 정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흑역사를 이렇게 공개 해 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매우 흥미진진하게 읽었습니다.
죄송해요 웃음이 나오면 안되는데 ㅠㅠ 너무 진솔하신 이야기에 울고 웃게 됩니다. ㅎㅎㅎ어디서 저런 그림들을 찾으신 건지 정말 너무 잘 표현이 됩니다.
너무 멋지게 극복하셨네요 ^^ 그래서 지금 더 멋지신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고요.
어려운 이야기 해주셔서 감사해요~ 너무 오래 추억에 젖어 계시지 마시고여~^^~
기린아님~편안한 밤 되시고~ 내일은 더 행복하세요. ^^👍

재밌는 흑역사로 쓸려고 했는데 저도 모르게 감정이입이도서 쓰다보니 힘들었네요ㅎㅎㅎㅎ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래도 타국에서 정신 차린게 어디입니까!
오늘은 토닥토닥해주고 갈게요~~(주먹으로ㅋㅋㅋㅋ)

ㅋㅋㅋㅋ 저는 아구창을 살짝 날릴까요? 키키님~

ㅋㅋㅋ등과 아구창은 우리가 맡기로 해요!ㅋㅋㅋㅋ

좋아요 키키님~ 아마 기린아님도 엄청 좋아하실것 같아요!!! ㅋㅋㅋ

안 좋아해요...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이 사람들이...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 진짜 상여자 맞으시네요

ㅋㅋㅋㅋㅋ v^^v

헉..스펙타클하네요... 도박은 정말 무서운것 같아요..

도박은 건드리면 안되는 겁니다 ㅠㅠㅋㅋㅋㅋ

에고.... 다리에서 정말 쓸쓸했겠어요~ㅠㅠ 흑흑...
그래도 시간이 지나니~ 추억이 됬을 것 같아요~~
지금은 정말 멋지게 극복하신 것 같아요~ㅋㅋ
오늘 하루도 고생하셨어요 !!
편안한 밤 되세요~^^ ㅎㅎㅎ

지금은 그래도 웃으면서 얘기할수 있답니다 하하하하하하하
가끔 씁쓸할때도 있지만요 ㅠㅠ

오마이갓 ㅜㅜ 이런 이야기를 푸는 데도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셨겠어요.. 작가이신 만큼 단편 수필로 더 자세하게 감정을 풀어주시는 건 어떨까요?

어우 아닙니다.지망생입니다ㅋㅋㅋㅋㅋㅋ
제 흑역사는 한번으로 족하답니다...
그리고 풀 흑역사가 많아서....ㅡ,.ㅡ

도박 스토리가 완결되었군요ㅎㅎ 흥미진진했습니다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별의 아픔이 ...

씁쓸합니다...ㅠ.ㅠ

응원합니다. 힘내세요~ { 한국에서 인기있던 드라마에 올인} 이라는 이 문장이 전 너무 공감갑니다..

카지노에 올인 주제가 부르면서 들락날락 했답니다 ㅡ,ㅡ

얼마전에 흑역사1편 보고 넘 재밌어서 아이들 잠든 밤에 차분히 보려고 아껴두고 있다가 오늘 3편 다 읽었네요!

바닥치고 올라오신 셈이네요. 게다가 신뢰를 잃으면 많은걸 잃을 수 있다는 교훈까지 뼈져리게 얻으셨을테니....비록 아픈 흑역사지만 기린아님에게 지금은 좋게 작용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지금은 나름 컨트롤도 잘하고 도박도 손씻었지만...너무 큰 수험료를 치른거 같습니다~!!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생각만해도 괴로운 시간이었을 것 같네요.
저는 워낙 똥손이라 도박으로 큰 돈을 만져본 적이 없었던게 오히려 다행이다 싶을정도군요.
그래도 이렇게까지 바닥을 보고 오셨으니 앞으로 평생 도박에 빠지실 일은 없을거 같...지만 그건 아무도 모르는 거겠죠? ㅎㅎ 워낙 무서운 거라...
그래도 남들 보다 엄청난 내성이 생기셨을 거 같습니다.
20대의 흑역사 이야기 정말 재밌게 잘 봤어요!

이래놓고 경마장가서 영혼의 배팅하자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은 제어하고 삽니다.
저 일을 계기로 많은 교훈을 얻었네요^^

그래도 지금은 극복하셨다니 다행입니다!! 인생이라는 것이 그런거 아니겠습니까? 중독도 되고 치료도되고 하하핫 ^^

역시 흥부자!!!!ㅋㅋㅋㅋㅋㅋㅋㅋ맞아요!
이걸 계기로 배운게 많으니까요~~

그렇죠!!!! 비싼 수업료를 지불했다고 ....(너무 상투적인 표현이네요) 생각해요!!!! 꺄!!

온몸으로 도박에 대한 교훈을 주시는 군요.
제대로 경험하셨으니 이제는 근처도 안가시겠어요 ^^

친구따라 정선 한번 갔었습니다..물론 잠깐 구경하고 나왔습니다...ㅋㅋ(이실직고...)

제가 아는 멋진 분이.. 그런 분이셨군요?!
그런 경험이 이런 멋진 분을 만든건가....

멋진 분 아닙니다..ㅋㅋㅋㅋㅋ
길마님 엉청 띄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Wow 이런 흥미진진한 흑역사 포스팅을 하고 있었다니!
간접경험 잘하고 갑니다. 풀봇으로 축하도 합니다.
뭐를? 기리나님의 갱생을ㅋㅋㅋㅋㅋㅋㅋㅋ 짝짝짝👏👏

아니..갱생이라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범죄자가 된듯한 이 복잡미묘한 기분은 뭐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기린아님 덕분에 더 기분좋은 스팀잇이 돼었답니다.
완결판까지 목빠지게 기다리면서 읽는 재미
또한 스펙타클 하더이다.

앗 재밌게 읽어주셨다니 다행입니다~ ㅋㅋㅋㅋㅋㅋ
지금은 정신(?) 차리고 열심히 살고 있답니다~ !!!

헉 그래도 다행입니다. 저게 마지막이었다니...

죽음까지 생각하니까 결국에는 놓게 되더라구요!!!
비싼 수험료내고 도박을 평생 끊었다고 생각합니다!! ㅎㅎㅎ

헐~ 스토리가 화려하시네요. 앞화도 모두 읽어봐야겠습니다.
근데 글이 넘 생생하게 잘 쓰십니다. ^^


토닥토닥...

지금은 정상이라굽쇼?

좋은 일도 많이 하시면서, 정상보다 더 좋은 삶을 살고 계시는 듯...^^

계속 땄으면 끊을 일이 있겠어요ㅎㅎㅎ
원래 위험한 것들은 단맛을 먼저 보여주는게 아닌가 싶어요.
단맛을 기억해서 계속 메달려보다가
결국 찐한 쓴맛을 지대로 봐야 끝장이 나는 거겠죠 ㅎㅎㅎ
(아...내가 쓰고도 좀 살벌하네요.)

토닥토닥.. 힘든 얘기일텐데도 끝까지 마무리 하셨네요. 전 편까지는 여자친구분께 빙의되어 왜 그러셨냐고 기린아님을 엄청 혼내고 싶은 마음이 더 컸었는데 마지막 편을 읽으면서 기린아님도 정말 힘드셨을 것 같아 안타깝고, 그래도 지금은 잘 지내고 계시니 다행이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마지막 대문 사진은 언제 보아도 정말......* ㅎㅎㅎㅎㅎㅋㅋㅋㅋㅎㅎㅎㅎㅎㅎ

아... 정말 눈물 없이 볼수가 없는 이야기네요.ㅠㅅㅠ

따고 쿨하게 돌아섰다면 그 여자친구분도 어쩌면 아직 옆에 계셨을텐데..ㅠ_ㅠ

아... 도박 참 무서워요 ㅠ 1시간 만이라니...
저는 간이 쪼그매서 카지노는 무서워서 못가겠더라구요
딱 1번 가봤을 때도, 테이블에는 무서워서 앉아보지도 못하고
그냥 슬롯머신만 만지작거리다가 도로 나왔습니다 ㅠ

정말 암걸릴것같은 흑역사도 마지막이라니 풀봇 놓고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너무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재밌게 쓰기 힘드신 주제였던 듯 하네요 ㅠㅠ 보는 내내 마음이 아팠어요. 힘드셨을 상황에 저도 모르게 감정이입이 되어버렸네요. 그리고 극단적인 생각은 어떤 상황에서든 절대 하시면 안됩니닷!

오마이갓.. 지금은 웃으시며 허심탄회 말씀하시지만.. 그때는 정말.. 아이고 상상도 못하겠죠 겪어보지않은이상... 저도 남편 휴가때 카지노간다하면 딱 300불만 손에 쥐어줍니다>.< 이거잃으면 그냥 재미있게 놀았다 하고 끝내도록>.< 아마 남편은 그렇게 생각 못하겠지만 어쩌겠어요 저희는벌써 가정 꾸리기를 계획하는 부부이니ㅎㅎㅎ 도박 참 무섭네요.. 그래도 기리나님 의지가있으셔서 이렇게 마지막에는 손 툭툭 털으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