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니 이벤트 같은 걸 잊고 사는 남편이 되었네요.

in #kr7 years ago

2010년 크리스마스는 아내와 연애하면서 첫 크리스마스였습니다.
하지만 아내는 일본에 있었고 저희는 페이스타임으로 통화하는게 전부였죠.

집에 들어가는 길에 파리바게트가 보이길래 들어가서 케이크를 사고 다이소에 들려 작은 촛불을 몇개 샀습니다. 그리고 아이패드에 크리스마스라고 검색해서 캐롤과 함께 메리크리스마스 라고 나오는 앱을 다운로드 받았죠.

가장 기억에 남는 이벤트 장면

이렇게 셋팅해 놓고 아내에게 페이스타임을 걸어서 통화하면 우리의 첫 크리스마스를 함께 하였던 기억이 납니다.

프로포즈도 있었고(이 이벤트도 꽤 기억에 남지만) 여러 일 들이 있었지만 결혼 6년째인 지금 가장 기억나는건 이 날 멀리 떨어져 페이스타임으로 했었던 이 작은 이벤트인 것 같습니다. 물론 아내의 생각은 다를 수도 있겠죠.

결혼해서 이상한 주인집에 힘들고 제주와서 집 수리하고 회사 다니고 적응하고 관두고 프리랜서 하고...
그렇게 정말 바쁘게 6년을 살면서 어느샌가 저는 이벤트 같은 걸 잊고 사는 남편이 되어 버렸습니다.

구글 포토에 있는 사진들을 보다가 눈에 띈 저 사진이 절 반성하게 하네요.
그리고 하필 오늘이 발렌타인데이네요 ㅎㅎㅎ
뭐 작은거라도 준비해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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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틱하네요. :) ㅎㅎㅎ

누구에게나 로맨틱한 시절이 있으니까요~~

구글 포토가 알람해주는 사진 기능이 정말 좋은 것 같아요. 저도 결혼전 발렌타인데이 때 남편과 데이트하던 사진들이 뜨더라구요:) 저도 뭔가 준비해볼까봐요~

저도 뭔가를 준비해봐야겠네요~~

결혼을 하고, 지내면서 함께 사는 내 와이프가 예전에 내가 정말 사랑했던 여자라는걸 잊어버릴때가 있죠.! 공감됩니다. 보팅하고 갑니다.^^

항상 잊지 말아야 할 중요한 포인트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