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떤 상황에서도 말을 줄이면 본전은 찾을 수 있는 곳이 대한민국이다. 나 역시도 글을 하나 쓰려면 수많은 얼굴을 떠올리고 그들 하나하나가 내 글에 대해서 품을 여러 생각들까지도 상상하며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이곤 한다. 일단 이런 공개적인 공간에 내 견해를 밝히는 것 자체를 별로들 좋아하지 않는다. '저럴 시간에 지 할 일이나 더 잘하지' 정도가 일반적인 생각이다. 나 역시 그 의견을 완전히 부정할 수 없기에 글 쓰는 일에 미안한 마음도 가지고 있다. 그러니 내 글을 그냥
'인사*트'에서 나오는 기사 같지도 않은 기사나 '내 친구 직장 연봉 꿀팁'이라면서 눌러 보면 원하는 정보는 안 나오는 취업 정보 플랫폼의 공유글 정도로 취급해 주길 바란다.
#2
맨 위에 적은 문장은 케이스에 따라 상이하게 적용 된다. 나는 저 것을 거짓 명제로 만들고 싶은 의도로 이 글을 적는다.
어린 시절 '청춘의 덫' 을 보며 왜 심은하랑 이종원이 뭔가 할 말이 있을법한 상황에서도 아무 말이 없이 표정만 개죽을 쑤고 있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러다 어느 날 만화책에서조차 속으로 할 생각까지 미주알 고주알 떠들어 대는 김수연 작가 특유의 가족 드라마를 접한 뒤로 '차라리 답답한 새*들이 낫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현실에서 이루어지는 '일단 조용히 있으면 중간 이상은 가겠지' 라는 수많은 착각에 대한 부정적 견해를 밝히겠다.
#3
간혹, 침묵의 이유가 겸양지덕인 사람들이 있다. 예외적이고 훌륭하다. 실제로 아는 척, 잘난 척을 경계하고 싶은 '된 사람'들은 이런 이유로 말을 타인에게 양보한다.
그러나 자기들도 조용히 있으면 이런 사람처럼 보일 거라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 경계를 허무는 것은 아주 쉽다. 아무 질문이나 하나 던지고 동공 지진의 유무만으로도 거의 98% 구분이 된다. 아무 질문에 대한 아무 답변은 들을 필요가 없다. 대선 토론장에 서 있는 몇 명처럼 질문과 관계없는 헛소리만 지껄이니까, 그런데 이것은 버릇처럼 몸에 굳어 버려서 평생 이 짓을 반복하게 된다. 하지만 상관없다. 손은 눈보다 빠르듯이 나에게 민감한 것에 대한 질문 자체를 못하게 막아 버리면 되니까.
#4
그 일을 실행하는 사람들도 상당히 많다. 평소에 누가 묻지 않아도, 자기 합리화와 자기 방어의 언어들을 늘어 놓으며 다니면 된다. 아무도 눈치 못 안 챘는데 오늘 화장이 안 먹었다는 둥, 새벽에 라면을 먹어서 얼굴이 부었다는 둥, 시험 기간 내내 '나는 공부를 하나도 못 했다'고 1시간에 한 번씩 말하고 다니면 된다. 그럼 누구나 그 사람에게 강제된 예의를 지키게 된다. 아주 평온한 상황에서도 자기 변명이 하는 말의 대부분인데 사소한 것이라도 민감한 질문이 들어가면 사람을 얼마나 피곤하게 만들 것인가?
#5
'어떤 상황에서도 말을 줄이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위처럼 자기 방어의 말이라도 많이 하라는 것은 아니다.
말을 해서 나의 과실이나 무지, 책임 등을 밝혀야 할 때 '가만히 있는' 그릇된 타성을 버려라.
평범한 개인의 그 것은 본인의 발전과 인간 관계의 건전성을 저해한다. 공직자의 그것은 소위 특정 인물의 '빠'들이 행하는 무조건적인 쉴드와 상호 작용을 일으키며 공직자 본인의 윤리 의식을 해치고 그것이 나비효과가 되어 훨씬 크게 국민들에게 손해로 돌아온다. 해야 되는 말을 해야만 하는 것이다. 변명이든 고해성사든 해야 하는 말은 나와야 한다. 인기가 떨어지고 자괴감이 들어도 말이다.
#6
나는 언제나 글의 말미에 밝히지만 내가 비난의 어조를 담아서 언급하는 부류의 사람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부족한 사람이다. 하지만 이런 글을 쓰는 이유는 글이 강조하는 단 한가지만큼은 내가 의식적으로 실천의 노력을 하기 때문이다. 이 글이 닿는 사람들에게 내 권유를 전하기 위해서 글을 쓴다. 또는 함께 생각해 보고 싶어서이기도 하다.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
이 말에 충실하게 사는 분들이 많죠.
그래서 조직 안의 다양한 목소리들이 죽어나가고
권위주의에 물든 꼰대가 손쉽게 대세를 장악하게 만들어주는 방임의 분위기..
이것은 노예근성의 일종인데 처세로 아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맞팔 부탁 드려요~
팔로우를 누르고 싶었으나.. 전 이미 팔로우를 하고 있었습니다..^^;
먼저 부족한 글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와 더불어 정확한 감상까지 있으시니 글쓴이로서 행복합니다!
아.. 그러셨군요..ㅎ 자주 뵙도록 하죠..ㅎ
따뜻한 봄입니다. 휴일은 잘 보내셨나요?
네, 여러가지 일이 있던 주말이었습니다. 한 주의 시작은 활기차신지요? ^^
네, 기분 좋은 한 주가 다시 시작되었네요. 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