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florescence입니다!
사실 가져오고 싶은 책이 한가득이었는데, 미루고 미루다 최근 읽은 책들 중 몇 권만 추려서 간단한 후기를 남기고자 합니다ㅎㅎ
코드 훔치기
이 책은 전직 저널리스트이자 작가, 언어학자인 고종석씨가 2000년, 21세기의 문턱에 서서 21세기를 내다본 책입니다. 사실 이 책은 한국일보에 그가 ‘모색21-전환기의 이념과 사상’이라는 제목으로 한국일보에 연재된 주간 기획물을 엮은 책이기에, 총 40개의 칼럼이 실려있죠. 제가 이 책을 집어 들었던 이유는 이 40개 칼럼의 제목을 담고있는 목차에 흥미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자유와 평등, 동성애, 여성부터 생태주의, 테크놀로지 그리고 저자의 전문 분야인 언어학까지 스펙트럼이 굉장히 다양합니다. 이 내용들을 세기의 전환기에 선 저널리스트는 어떻게 바라봤을까, 그리고 그 관점이 지금은 어떻게 받아들여질까하는 점들이 궁금하더군요. 그런데 놀랍게도 거의 20년이 지난 지금 읽어도 이 생각들이 고루하다고 여겨지거나 거리감이 없이 술술 잘 읽혔습니다. 빼어난 문장가답게 고종석씨는 풍부한 어휘와 문장으로 울림있는 통찰을 전달하고 있더라구요. 좀 아쉬웠던 점은 그의 21세기를 바라보는 관점이 지나치게 서양인들의 시각에 치우쳐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렇지만 세계화된 이후의 세계 속의 한국 그리고 지구 공동체를 바라보는 데 유용한 도구가 되어주는 책이었습니다.
오영수 교수의 매직경제학
경제바보인 제가 경제학책을 읽을 때마다 경제학적 기초가 탄탄하지 못한 데서 오는 빈틈(?)이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 거시경제를 쉽게 알려주는 책을 찾다가 홍춘욱 박사가 적극 추천한 매직경제학을 집어들게 되었습니다. 와...사실 저는 이 책을 세 번 읽었는데요, 세 번 다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거시경제를 적절한 현실사례, 가상의 상황비유와 함께 맛있게 요리(?)를 해놓으셨더라고요! 특히 저는 매번 인플레이션을 떠올릴 때마다, 머리를 느릿느릿 복잡하게 굴려야지만 그 흐름을 짚을 수가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 책은 제가 이제까지 배웠던 그 어떤 설명보다도 인플레이션을 쉽게 재미있게 명쾌하게 설명해주고 있었습니다. 이제는 복잡한 경제이론들에 대해 제법 직관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되었어요. 그리고 이 책은 복잡한 경제이론이 우리의 생활, 삶과 어떻게 유기적 연관을 맺고 있는지 정말 잘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제가 어릴 때 이 책을 읽었더라면 경제를 더 재밌게, 쉽게 공부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통탄스러운 생각이 들 정도로, 「매직 경제학」은 경제입문서 중에서 단연코 최강입니다!
대한민국의 설계자들
대한민국의 설계자들이라니...제목만으로도 확 이끌리지 않나요?ㅎㅎ 그런데 이 책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점은 ‘대한민국의 설계자들’을 떠올렸을 때 떠오른 인물들이 단 한 사람도 이 책에서 한 장을 차지하며 다뤄지지 않더라고요. 그리고 부제를 보시죠. ‘학병세대와 한국 우익의 기원’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엥? 저는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더라구요. 대체 뭘까...한국 우익이면 친일과 무관하지는 않을텐데...그런데 목차를 보면 류달영, 류영모, 함석헌 선생 등이 있었습니다. 이분들이 한국 우익의 기원이라고? 약간 이 책의 저자가 정리한 대한민국 우익 계보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제가 한국 현대사나 정치에 무지한 탓도 크겠죠. 그리고 우리나라 정치 지형이 다른 나라와 조금 다른 측면도 있을 겁니다. 그런데 책을 읽다보니 이 책의 저자 김건우 교수가 부패한 한국 우익의 몰락 속에서 ‘진짜 우익’을 그려내고자 했던 게 아닌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한편으로 이 책을 읽고 제가 얼마나 한국 현대사에 무지했나 생각이 들더군요. 아니 그보다, 왜 이렇게 훌륭한 분들이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을까 안타까웠습니다. 아마, 박정희와 입장이 달랐다는 이유가 가장 컸지 않을까요. 한국 현대사 역사의 밑자락에서 ‘민주주의’라는 기본 구도를 만들어내고, 경제 개발의 밑그림을 그렸던 ‘학병 세대’를 발견하고, 또 그분들게 경의를 표한 것이 이 책을 읽으며 얻은 가장 큰 수확이었습니다. 우리는 평생을 엄청난 열정과 용기를 바쳐 대한민국의 민주화, 산업화, 새로운 문화 창조에 대한 그림을 그렸던 이들에게 빚을 지고 있습니다. 이분들을 꾸준히 되살려내야 하는 게 우리가 해야 할 일이며, 또 이것이 역사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임을 또 한 번 깨닫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레버리지
시대가 빠르게 변하는 만큼 우리의 관점과 태도도 변화해야 하는데, 이 지점에 서있는 우리에게 이 책은 유용한 통찰을 전달해주고 있습니다. ‘뜬구름 잡는 얘기다’하는 반응도 많았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제 사고를 정립해가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짧게나마 직장생활을 경험하면서 복잡하고, 답답하게 응어리져있던 감정의 정체를 더 명확히 꼬집어주는 책이기도 했죠. 그는 ‘더 열심히, 더 오래’ 일하라는 관습을 거부하라고 말합니다. 레버리지는 더 적은 것으로 더 많은 것을 성취하는 것, 더 적은 돈으로 더 많은 돈을 버는 ‘최소 노력의 법칙’이죠. 그는 이보다 더 본질적으로 레버리지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레버리지는 당신이 살아 있음을 느끼지 못하게 만드는 모든 것을 아웃소싱하는 기술이다. 레버리지는 당신의 목표와 비전에 따라 당신의 삶을 살아가는 태도다. 레버리지는 돈을 벌고 지속적인 변화를 만들어내기 위해 당신의 가치를 우선하고 그 외의 모든 것을 줄이거나 제거하는 기술이다.” 팀 페리스의 ‘나는 네 시간만 일한다’ 책과 매우 비슷했습니다. 확실히 큰 부를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에 성취한 사람들은 통하는 바가 있더군요. 다만 아쉬웠던 점은 기대보다 이 책이 다소 추상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저자의 임대업, 전자 상거래 등의 실제 비즈니스 구조와 경험에 레버리지 원리를 어떻게 적용했는지 더 자세히 설명해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그렇지만 비즈니스, 일에 대한 핵심 메시지와 또 인생을 살아가는 지혜, 태도 등은 기록해두고 따라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글은 서평인데요! 꽤 흥미로운 내용을 담고있는 책을 들고올까 합니다ㅎㅎ
주제는 '재능'입니다. 그럼 다음 포스팅에서 봬요!
코드 훔치기와 대한민국 설계자들이 가장 끌리네요.
요즘 책을 잘 못 읽고 있는데요.
좋은 책 소개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저야말로 잘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당ㅎㅎ
류영모샘, 함석헌샘은 저도 아주 존경하는 스승님이세요.
저도요!ㅎㅎ 많이 알려지지 않으신게 너무 안타깝네요ㅠㅠ
다석 선생 책들도 슬슬 꺼내봐야겠습니다!ㅎㅎ
함석헌샘의 글을 읽으면 머리부터 시원해지는 느낌이 들고요. 류영모샘은 제 롤모델입니다. 근데 하루 일식은 안되고 3식 폭식이되서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