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뻔한 스티미언] 30일간의 세계일주, 무모한 도전

in #kr7 years ago

소모임 뻔뻔한 스티미언(#kr-funfun)의 이번 포스팅 주제는 [여행]입니다.

언제 어느 때나 가슴을 설레게 하는 단어, 여행.
지난 여행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배낭 하나 둘러메고 홀로 떠난 세계일주입니다. 업무 출장이나 단체 관광이 아닌, 혼자 계획하고 준비하고 홀로 떠난 배낭여행이었습니다. 무모하게 시작했지만, 다행히 무탈하게 돌아와서 스스로 감격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반복되는 그저 그런 나날들 속에서 업무도 인간 관계도 새로울 것이 없는 삶의 연속이었다. 그러한 일상의 권태와 익숙함이 주는 나태에서 탈출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여행이라고 한다.

하지만 청년은 돈이 없어서, 중년은 시간이 없어서, 노년은 건강을 잃어서... 여행을 떠나지 못한다. 그런 자들에게 여행은 그저 지난 시절의 떠나지 못함에 대한 후회로만 기억에 남을 뿐이다. 그런데 과연 돈과 시간과 건강 때문에 떠나지 못하는 것일까? 내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처음인 곳,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이 새로운 곳을 향하여 첫걸음을 뗄 수 있는 용기가 부족한 것은 아닐까?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것을 <버킷리스트>라고 한다. 나에게도 당연히 나만의 버킷리스트가 있었다. 하지만 그것들 대부분은 돈과 시간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여유와 건강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것들이다. 때문에, 나의 버킷리스트는 <불가능한 꿈>이 되어 가슴 속 깊은 곳에 봉인되어 있었다.

불가능한 꿈... 그중에 하나를 끄집어내어 실행에 옮길 기회가 우연히 찾아왔다.

프랑스 대혁명과 68혁명의 성지 <파리>는 내 생이 다하기 전에 반드시 가 보고 싶은 곳이었다. 하지만 불가능한 꿈이었기에 가슴 속 깊이 봉인시켜 둔 곳이기도 하였다. 그런데, 영화 ‘레미제라블’때문에 굳게 잠겼던 봉인이 해제되고 말았다.

영화를 본 후, 한동안 구글 맵의 스트릿뷰를 통하여 파리의 거리를 미친 듯이 쏘다녔다. 그렇게 파리의 거리를 훑다 보니... 현실감각이 무디어져서 파리가 마치 옆 동네처럼 가깝게 느껴지게 되었고, 급기야는 마치 부산쯤에나 가듯이 유럽여행을 실행에 옮기기에 이르렀다. 적립된 아시아나 항공마일리지로 공짜 항공권을 구할 수 있다는 이유 하나로.

하지만, 처음의 가벼운 생각은 욕심이 덕지덕지 붙으면서 무모해졌다. 프랑스까지 가는데 가까운 영국을 지나칠 수야 없지 않은가... 영국까지 가는데 버스나 기차를 타고 벨기에와 네덜란드를 경유하면 좋지 않은가...

이렇게, 몇 나라가 추가되면서 <프랑스 - 벨기에 - 네덜란드 - 영국>의 육상 코스가 완성되었다. 그러나 힘들게 가는 유럽인데 뭔가 아쉬운 생각이 자꾸 들었다. 프랑스까지 가는 경로에 늘어서 있는 나라들이 자꾸 눈에 밟혔기 때문이다. 이왕 힘들게 가는 건데...

마침, ‘스타얼라이언스’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전 세계 27개 항공사가 모여서 만든 국제 항공사 연합으로 우리나라의 아시아나항공도 가입된 곳인데, 항공마일리지가 연계된다고 하니 좌석찾기 노가다만 잘 한다면 몇 나라 정도는 쉽게 추가할 수 있었다.

그래서 기존의 육상 코스에 <터키 - 그리스 - 이탈리아 - 스위스 - 프랑스>의 항공 코스가 추가되었다. 거기에... 지구를 한 바퀴 돌아보고 싶다는 마지막 욕심까지 보태어져, 대서양을 건너 미국이 추가되면서 최종적인 여행코스가 완성되었다.

30일간의 세계일주 여정
world.jpg

더 늙기 전에 파리에나 며칠 가 보자는 가벼운 생각에서 출발하여 여러 나라가 추가되었고, 여행기간 또한 늘어나면서 결국 무모한 도전이 되고 말았다. 체력은 버티어 낼 수 있을까, 의사소통은 제대로 될까, 난 누구? 여긴 어디? 멘붕이 오지는 않을까, 30일의 휴가를 받아낼 수 있을까, 가족들은 나의 도전을 어떻게 생각할까, 출발 전까지 고민이 많았다. 그러나...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모든 날이 좋았다.




터키 - 이스탄불
Turkey1.jpg
Turkey2.jpg


그리스 - 아테네
Greece1.jpg
Greece2.jpg


이탈리아 - 로마, 피렌체, 베네치아
Italy1.jpg
Italy2.jpg
Italy3.jpg
Italy4.jpg
Italy5.jpg


스위스 - 루체른, 취리히
swiss1.jpg
swiss2.jpg


프랑스 - 파리
France1.jpg
France2.jpg


네덜란드 - 암스테르담, 잔세스칸세스
Netherlands1.jpg
Netherlands2.jpg


벨기에 - 브뤼셀, 안트베르펜
Belgium1.jpg
Belgium2.jpg


영국 - 런던
uk1.jpg
uk2.jpg
uk3.jpg


미국 - 샌프란시스코, 버클리
usa1.jpg
usa2.jpg
usa3.jpg


30일간의 세계일주 전체 여정
FlightPath.jpg

▶인천 - 이스탄불(IST) : 8,674km (11시간 26분)
▶이스탄불 - 아테네(ATH) : 600km (1시간 10분)
▶아테네 - 로마(FCO) : 1,118km (1시간 40분)
▷로마 - 베네치아 : 530km (6시간 40분, 철도)
▷베네치아 - 피렌체 : 260km (2시간 10분, 철도)
▷피렌체 - 로마 : 270km (1시간 30분, 철도)
▶로마 - 취리히(ZRH) : 693km (1시간 30분)
▷취리히 - 루체른 : 60km (1시간, 철도)
▷루체른 - 취리히 : 60km (1시간, 철도)
▶취리히(ZRH) - 파리(CDG) : 476km (1시간 10분)
▷파리 - 암스테르담 : 550km (7시간, 버스)
▷암스테르담 - 안트베르펜 : 178km (2시간 40분, 철도)
▷안트베르펜 - 브뤼셀 : 45km (50분, 철도)
▷브뤼셀 - 런던 : 360km (8시간, 버스)
▶런던(LHR) - 샌프란시스코(SFO) : 8,616km (10시간 10분)
▶샌프란시스코 - 인천(ICN) : 9,095km (12시간 20분)

▶항공 : 29,272km (39시간 26분)
▷육로 : 2,313km (30시간 50분)
※ 총 이동거리 : 31,585km (70시간 16분)




그리고... 다시 서울로

2018.02.03.jpg

달큰한 쌀밥, 매콤한 김치, 얼큰한 순댓국, 알싸한 소주... 어쩌면, 여행의 진정한 의미는 일상의 익숙한 것들에도 행복할 수 있는 게 아닐까 싶다. 파랑새는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Sort:  

보팅주사위 당첨을 축하드립니다~
https://steemkr.com/kr-overseas/@floridasnail/2018-2-3-2
tip! 0.510

와우! 고맙습니다^^

와우!
30일간의 세계일주라니 대단합니다.
언제한번 자세하게 함 풀어주세요^^
저도 죽기전 소원이 온가족과 1년간 세계일주입니다^^

소원성취하십시요~^^

와 대단하심니다 ㅎㅎㅎ
연재로 올리셔도 될듯해요
멋지십니다

아이쿠~ 연재라니 언감생신입니다^^ 고맙습니다.

시간이 없는 중년이라 변명하려 했는데 @eunyx 님 보니 정말 변명이군요 ㅎㅎ
대단하시네요, 부럽습니다.

낯선 곳으로 첫걸음을 때는 용기~! floridasnail님도 아자아자~!

정말 멋지세요👍👍

잘 보아주셔서 고맙습니다^^

와... 정말 멋져요- 꼭 여행 이야기 들려주세요!!^^

고맙습니다^^

좋은 글과 사진 잘 봤습니다.

와~ 정말 멋지세요. ^^ 저도 세계여행이 꿈인데...
제가 못가본곳, 가본곳도 사진에 있어서
사진보는 내내 즐거웠습니다.

고맙습니다. 미미님의 여행 이야기도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멋진 인생이십니다^^
언젠가 저도 같은 여정으로 똑같이 해보고 싶은 욕심까지^^
일상으로 복귀하셔도 날마다 에너지가 있어
행복하실것같아요^^
응원합니다^^

여행 에너지 약빨이 떨어지면 금단 증상이 심합니다. 여행 중독... 약이 없어요, 약이^^

세계일주라니 진짜 생각처럼 쉽지 않을텐데... 정말 대답하십니다!! 앞으로 포스팅 하시는 글들이 더욱 더 기대가 됩니다. 오늘도 편안한 밤 되세요 ^^

고맙습니다. 즐잠하세요~

와... 30일간의 세계여행이네요 ^^@sweetpapa 님 말씀처럼 연재로 올리셔도 될거 같아요 진짜루 ^^

글빨이 없어서 연재는 언감생신이고, 가끔씩 그때의 추억을 더듬어 보겠습니다^^

짱짱맨 태그에 답이 늦어지고 있네요^^
즐거운 스티밋!

짱짱맨 태그가 인기가 높아져서 포스팅도 점점 많아지고, 그만큼 오치님의 고생이 많겠네요. 오치님 덕분에 근근히 유지하는 입장에서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좋아요 눌러주셔서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