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위한 한자] (31) 갑옷에서 우위를 접하는 글자로 - 갑옷 갑(甲)

in #kr7 years ago

요새 흔히 쓰이는 안 좋은 말로 '갑질'이라는 말이 있다. 갑과 을의 관계를 따져 갑에 있는 위치를 가지고 상대방을 곤혹스럽게 하거나 부당한 행위를 종용하는 신조어에 등극할 정도다.

그 갑질에 쓰이는 갑의 정체는 아이러니하게도....

갑옷 갑.png [갑옷 갑] 갑옷이다. 이 두꺼운 갑옷을 가지고 갑질을 하다니 이상할만도 한데...

사실 한자가 으레 그렇듯 이 갑에도 여러가지 쓰임새를 가지고 있다. 갑과 을의 관계가 도대체 어디서 나왔는지, 그 유래를 알면 이해가 될 것이라고 본다.

갑과 을은 원래 과거 날짜나 연도 등을 통칭하던 개념인 십간(十干), 다른 말로 천간(天干)에서 나온 것이다. 갑과 을은 그 중 각각 1번째와 2번째였는데, 이 천간들을 이름 대용으로 짓거나 아라비아 숫자가 나오기 전의 숫자 개념으로 사용하면서 자연스레 사회적 의미에서도 갑은 첫번째, 을은 두번째가 된 것이다.

선거구 때도 XX 갑, XX 을 등이 있듯이 말이다. 지금은 가나다 순으로도 하는 것 같은데...

이렇게 사회적인 의미로도 1번째가 되다보니 갑옷만을 나타내는 글자는 쇠 금을 옆에 붙여 鉀이 되었고, 지금은 첫째 천간의 의미가 강해졌다고 한다.

사회, 숫자같은 개념의 의미가 강해진 甲, 갑을관계나 갑질 등은 바로 이런 의미에서 나온 것이다. 십간의 고정된 순서를 사용하면서 자연스레 정착된 개념이기 때문에. 첫째 의미를 가진 갑을 사용해서 나온 것일 뿐이다.

결론을 말하자면 갑 자체에 나쁜 의미를 가지지는 않았으나, 워낙 그 위치에 가진 자들이 나쁜 짓을 많이 벌였기 때문에 우위를 가진 위치라는 글자로 살짝 변질된 것일 뿐이다. 어떻게 보면 이래저래 갑에 있는 인간들이 나쁜 사람이 많은 결과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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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짱맨 호출로 왔습니다.

본의 아니게 '갑'이라는 단어가 피해를 보네요 ;;;

잘 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