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노마드에 관하여] 우리는 일한다. 어디에서든.

in #kr7 years ago

우리는 일한다. 어디에서든.

며칠 전, 제 바로 옆자리에 앉아서 근무하시던 분께서 제게 작은 소리로 한마디 건네십니다.

"갑작스럽지만, 저 다음주 월요일이 마지막 날이에요."

즐겁고 열정적으로 일하며 보내시던 그분께서 회사를 떠나신다는 얘기에 놀랐지만, 더 놀라운 것은 그분의 다음행보였습니다. 자세하게 얘기할 수는 없지만 마케팅 요소를 가미한 콘텐츠를 만드는데 전문가이셨던 그 분은 앞으로 어느 프로젝트팀에 합류하게 되면서 팀과 함께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콘텐츠를 만드시게 되셨다고 했습니다. 디지털 노마드로 사시게 된 것이지요. 돌아오는 일요일이면 출국해서 미국으로 가신다네요. 디지털 노마드로서 살아가고 싶은 저에게는 먼저 꿈을 이룬 선배가 된 셈이지요.

wework at gang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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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분의 소식을 접하고 문득 얼마 전 참석했던 행사 하나가 떠올랐습니다. 그 행사는 바로 <원웨이 티켓>이라는 디지털 노마드 관련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있는 도유진 감독의 책 <원하는 곳에서 일하고 살아갈 자유, 디지털 노마드> 출간기념, 저자와의 만남 행사였습니다. 언제부턴가 가보고 싶었던 위워크였기 때문에 설레는 마음으로 갔는데, 역시나 멋진 조명과 인테리어가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wework at gang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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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워크를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에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위워크는 공유 사무실 개념으로 공간을 대여해서 업무를 볼 수 있도록 사용자들에게 제공하는 뉴욕에서 시작된 글로벌 스타트업입니다. 신청을 통해 을지로, 강남 등에서 이용이 가능하고, 위워크와 비슷한 국내 서비스들로는 패스트 파이브나 현대카드 스튜디오 블랙 등이 존재합니다.

행사 시작 시간이 되자 책의 편집자분께서 인사하시고, 소개를 이어가셨습니다. 소개에서 재미있었던 부분은 출판사가 통영에 있다는 점인데, 때문에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이미 원격근무를 통해 이뤄졌다는 점입니다. 출판사와 함께 일하는 개발자는 5년간 일하면서 얼굴도 못봤다고 하고, 책을 디자인한 디자이너는 유럽여행을 하면서 작업을 이어갔다고 하니, 책의 주제랑 너무나 잘 맞는 제작과정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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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된 짧은 영상을 시청한 후에 도유진님께서 당찬 목소리로 다큐멘터리를 만든 배경, 그리고 디지털 노마드에 대해 이야기를 전해주시고, 이후에 질문을 받고 답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저자 도유진님은 한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 미국, 한국, 그리고 호주에서 일을 해오셨는데 한국에서 일한 경력을 빼고는 모두 부분적, 전체적으로 원격근무를 시행하는 회사에서 일을 하셨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다양한 분들과 원격근무에 대한 경험을 나누는 자리에서 원격근무에 대한 개념에 사람들이 놀라는 모습을 보고 디지털 노마드에 관한 사회적, 문화적, 경제적 요인들을 담은 콘텐츠를 만들고 싶었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도유진님이 보기에 디지털 노마드는 다가오는 거대한 시대의 흐름 속에 존재하는 큰 줄기였기 때문입니다. 훌륭한 인재를 찾는 회사들은 더 효율적인 방법으로 인재들을 영입한텐데, 전세계 퍼져있는 그들과 함께하기 위한 좋은 수단이 바로 원격근무이기 때문입니다.

다큐멘터리가 만들어지는 과정 역시 재미있었습니다. 다큐멘터리는 대부분 원격근무를 시행하는 회사의 관계자, 혹은 직원들에 대한 인터뷰들로 구성이 되어있는데 도유진님 혼자서 적절한 일정 내에 모든 지역을 다녀며 인터뷰를 진행하고, 편집할 수는 없기 때문에 각 지역에서 뜻이 맞는 사람들과의 협업을 통해서 작업을 이어갔다고 했습니다. 각지에서 촬영하고, 필요한 경우 행아웃과 같은 도구로 원격으로 디렉팅을 하고, 또 다른 분은 멀리서 편집작업을 도와주시기도 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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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노마드? 해변에 누워 노트북하는 사람들?

도유진님은 디지털 노마드를 간단히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삶으로 정의내렸습니다. 그런데 디지털 노마드와 관련해서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의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는 세가지가 있다고 합니다.

1. 디지털 노마드는 여행자들이다?

앞서 도유진님이 정의한 것처럼 디지털 노마드들은 일하고 있는 장소가 고정되어 있지 않을 뿐이지, 하루의 대부분의 시간을 일하면서 보내는 사람들이라고 합니다. 보통은 한 지역에 2~3주 길게는 몇 달간 지내면서 그 지역민들과 부대끼며 살아가고, 여행은 일 하는 시간 외에 주말 등을 활용해 누리는 것이 대부분이라고 합니다. 또 디지털 노마드 중에는 국경을 넘나들며 살지 않고 한 지역에서만 머물고 있더라고 원격 근무를 통해 업무를 보는 분들도 많다고 합니다.

2. 디지털 노마드는 프리랜서만이 될 수 있다?

아직까지 국내에서의 원격근무는 프리랜서들이 주로 누릴 수 있는 것들임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최근들어 뛰어난 인재를 구인하는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원격근무를 지원하는 회사들이 늘고 있습니다. 실제로 도유진님이 해외에서 만났던 디지털 노마드들 중에는 프리랜서도 있었지만 원격 근무가 가능한 회사에서 일하는 분들도 많았다고 합니다.

3. 대부분 젊은 사람들일 것이다?

아무래도 첫번째 오해인 디지털 노마드가 여행자들이라는 오해에서 이어진 내용으로 보이는데, 실제 디지털 노마드들과 관련되어 조사된 통계에 따르면 젊은 사람들보다 어느 정도 기술적, 경험적으로 성숙되었다고 할 수 있는 30-40대의 경력자들이 더 많다고 합니다. 이는 어쩌면 당연한 것이 원격근무를 통해 업무를 수행할 수 있으려면누 그만큼 맡은바 업무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잘 갖추어져있어야 업무적으로 완성도 있는 결과물을 낼 수 있어야 회사에서 믿고, 맡길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다면 디지털 노마드 = 능력자들?

도유진님의 디지털 노마드에 대한 소개가 끝나고, 질문과 답변 시간을 가졌습니다. 여러가지 질문들이 오갔습니다. 그 중에서 '디지털 노마드란 위치는 어쩌면 지식노동자들 중 일부만이 누릴 수 있는 것이 아닌지'에 대한 질문이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지식노동자들 중에서도 업무의 특성상 원격근무가 어려운 직무를 가진 분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또한 특정 분야에서 일하기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은 주니어 레벨의 노동자인 경우도 원격근무의 기회를 가 갖기란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도유진님은 이에 대해 단호하게 '어쩔 수 없다'고 이야기 합니다. 왜냐하면 빠르게 성장하는 회사들이 더 좋은 인재를 끌어들이기 위한 수단으로서 원격근무가 활용되고 있고, 이를 통해 업무 시간과 협업을 효율적으로 구성해가는 것이 바꿀 수 없는 전세계적인 추세이기 때문입니다. 도유진님이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이유 역시 이러한 변화를 알리고, 준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 하네요.

wework at gang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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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시간이었지만 모임을 통해서 디지털 노마드에 대해 조금 더 이해하고, 가지고 있던 잘못된 오해를 풀 수 있던 시간이었습니다. 더불어 노마드적 삶으로 살아가는 것에 대해 꿈꿔볼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국내에는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밖으로 눈을 돌려보면 원격근무를 시행하는 수 많은 회사들이 더 좋은 인재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디지털 노마드에 관해 궁금하신 분들은 도유진님이 쓰신 책을 읽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제작한 다큐멘터리 <원 웨이 티켓>도 올 겨울쯤에는 공개될 예정이라고 하니 기대가 됩니다. 우리 모두 사랑하는 일을 하는 삶을 살아볼까요? Do what you 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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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정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당연하다고만 여겼던 것을 깨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매번 흥미롭게 다가오네요 :D

사실 저도 스팀에 글을 적고 있지만, 제가 보기엔 스팀에서 활동하시는 분들도 모두 각자의 삶에서 무언가를 파격해나가시는 분들이 아닌가란 생각이 들어요. 더불어 새로운 변화와 환경에도 깨어있으신 분들인 것 같구요!

잘 읽었습니다 ^^ 이런 것도 생겨나기 시작했구나.. 놀랍네요 ㅎㅎ

정말이지 급변하는 시대 속에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세상의 속도가 빨라질 수록 내면의 속도를 제어할 수 있는 힘이 더 중요해지는 세상인 것 같아요.

프리랜서라고만 생각했는데 디지털 노마드라고 부르는 용어가 있군요^^
지식노동자들 일부만 해당되는걸 아직은 어쩔수 없는 시대이지만
앞으로 그런 인프라가 점점 넓어져서 많은 사람들이 장소나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의 삶을 즐기면서 일할수 있는 시대가 오면 정말 좋겠네요

댓글 감사합니다!

그날 도유진님이 참석하신 분들에게 출퇴근 시간이 하루에 얼마나 걸리냐 질문을 했었는데요,
도심 주거비가 너무 높아지는 바람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겠지만, 가장 오래걸리시는 분이 4시간이더라구요.ㅠㅠ

말씀하신대로 하루 빨리 자신의 삶을 즐기며 일할 수 있는 시대가 오기를 간곡히 기대해봅니다.

우와 정성껏 쓰신 포스트 잘 보았습니다.
kr-newbie 태그를 추가하시면
큐레이터 분들 눈에 좀 더 잘 띄지 않을까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글에 보팅이 팍팍 좀 올라갔으면 좋겠습니다.^^

와 진심이 담뿍담긴 댓글에 감동입니다!
말씀하신 조언대로 다음 포스트에는 kr-newbie 태그 달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관심있는 주제였는데 소중한 정보 감사드립니다.

저도 도유진님의 디지털노마드 책을 읽어본적이 있는데 하루빨리 준비를해서 원하는삶을 살고싶다는 욕구가 마구마구 생기더라구요~
관심있던 주제를 이곳에서 보니 너무 반갑고 기분이 좋네요 ~ ㅎㅎ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