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독서모임을 다녀왔다. 대학원때 우연히 시작하게 된 모임이다. 이런 외부 모임을 시작한 것은 대학원때가 처음이었다.
오늘 모임을 가기전에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왜 책모임을 가는가?
첫 번째는 외부 ‘책모임’이라는게 생소한 시도였만, 대학원 생활의 지독한 반복에서 벗어나고 심리학에 매몰되지 않기 위한 수단으로 선택하게 되었다. 대학원 생활 동안 기숙사-연구실-교실-연구실-기숙사-연구실-교실 ... 무한 루프였다. 때로는 기계와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그리고 대학원 생활동안 내가 아는 것은 심리학 뿐이었다. 그것도 완벽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나마 내 머릿속에 들어있는 것은 그것이 전부였다. 똑똑하고 풍족해졌다는 느낌보다는 바보같다는 느낌 뿐이었다. 나와 사람, 세상을
바라보는 기반이 단지 심리학이라는 렌즈 하나만 가지고 있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조금 벗어나고 싶었다. 큰 구덩이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구덩이에서 나와 넓은 들판을 보고 싶었다. 그렇게 책모임을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한 책모임에서 관점의 충돌을 종종 경험하였다. 내가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여겼던 것이 누군가엔 너무나 비정상적이고 이상한 것이었다. 혹은 그 반대이거나. 때로는 모임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도 충돌이 해결되지 않아 거듭 생각을 반복했던 때도 있었다. 혹은 장시간 이야기 끝에 상대의 주장과 나의 주장의 합의점을 찾기도 하였다. 나는 그렇게 또다른 세상에 발을 딛게 되는 경험을 하였다.
그리고 책모임에서는 이성의 ‘편안함’을 경험한다. 이게 무슨 말인가 하면, 나는 평소 나와 타인의 감정에 민감한 편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나와 타인의 감정을 우선시 하다 보니, 타인의 받을 감정적 상처가 마음에 걸려서 의견 충돌시에 속 시원하게 말하기 어려울 때가 종종 있다. 그런데 책모임에서는 어떤 사안에 대해 주장할 때, 다른 멤버들이 들어줄 의양이 충분히 있고, 내가 합리적인 근거를 기반으로 한다면 얼마든지 자유롭게 발언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쉽게 말하면, 논리만 있다면 편하게 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일상생활에서도 그렇긴 하지만, 논리와 상관없이 집단과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논리를 떠나 감정적으로 거부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 같다. 그런측면에서 오히려 감정의 눈치를 보지 않고 이성적인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3월부터는 바빠질 예정이라 독서모임에 잘 참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그렇지만 나의 삶에만 매몰되지 않기 위해, 그리고 감정을 내려놓고 이성을 마음대로 풀어놓을 기회를 가끔씩이나마 갖고 싶다.
맘편히 내 의견들을 터놓을수 있는 곳이 한군데쯤은 정말 필요한것같습니다ㅋ
억셉님이 원조!!!였던 책모임인데ㅎㅎ
언제 다시금 기회 함께하시죠!!
그런데 참 생각해 보면 내 의견을 맘껏 터놓을 수 있는 곳이 생각보다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ㅠㅠ 책모임 나간다 하면 무슨 소릴 들을지...
하... 상상할 수 없는 영역 앞에 ... 제가.. 생각없는 발언을 뱉었군요....
이 점이 정말 많은 모임이네요.^_____________^ 좋은 활동 되시길 응원합니다~!
울곰님 !! ㅎㅎ네 이것저것 이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ㅎㅎ 좋은 활동 응원해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
다른 사람들과 하나의 주제를 놓고 얘기하는 게 (사람들만 좋다면) 참 신선하고 즐거운 경험이더라고요. 공감하게 되면 더없이 기쁘고, 의견이 다르면 새로운 면을 알게 되니 기쁘고.
그나저나... 이성의 편안함을 경험한다고 하셔서..
'아, 책모임에서는 여자분들하고 토론하는 게 편안하신가보다.'라고 혼자 상상한 1인. ㅎㅎㅎㅎㅎㅎㅎ
왜 이 이성을 그 이성이라고 생각한 거죠? ^^;;
맞아요 신선함과 즐거움!!이 있습니다.
또 제 의견에 공감해 줄때 뿌듯함도 있고요!ㅎㅎ
이성의 편안함.....ㅋㅋㅋㅋ;;;;
흠... 어떻게 무슨 말씀을 드려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다른 단어를 선택했어야 했나 싶군요.. ㅎㅎㅎ
그러게요 브리님 왜 그 이성을 생각하신 거에요!? ㅎㅎ
혹시 요즘.. 로맨틱한 책이나 드라마를 보고계신가요?! ㅎㅎ
티비 프로그램에서 기끔 독서토론하는거보면 재미나던데..편안함을 주는 좋은 모임이군요 ^^
아 네ㅎㅎㅎ
적절한 표현인지는 모르겠지만,
논리와 이성이 주는 편안함이랄까?ㅎㅎㅎ
오히려 감정에서 자유로워지는 느낌이 들때가 있습니다.ㅎㅎ
캡짱님 방문하시고 덧글 주셔서 고마워요 :)
논리를 받아들여줄 마음이 있는 사람들을 만난다는건 귀한 경험인 것 같아요. 독서 모임이 어떻게해서 마음에 드셨는지 확 와닿는 소개글이었습니다. 바빠지셔도, 마음가는 모임 한번 참석하실 여유는 있으시길 바래요 :)
네 맞습니다 ㅜㅜ 그런 열린 마음으로 들어주는 사람들이라는 게 참 귀한 사람들이죠.
제 글이 와닿으시다니.... 부족한 글도 찰떡같이 캐치하시는 소금님... 대단...!! ㅋㅋ
바빠져도 책모임과 스팀잇 할 여유가 꼭!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ㅜㅜ
소금님 주말 기분 좋게 보내셔요 :)
저도 가고싶네요^^!
책읽는거는 싫지만ㅋ
ㅎㅎㅎ 저도 책 읽지 못하고 참석할 때도 많습니다ㅎㅎ
그럼에도 참석할 만한 가치가 있죠ㅎㅎ
rkmrkm99님 방문하시고 덧글 주셔서 감사해요!!
요즘 독서모임하나 만들고 싶은 생각이 스물스물 올라오던 참이었는데 글 보니 해보자는 생각이 드네요 책을 읽는것도 좋은데 그것을 나눈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을 것 같아요 시작해봅니닷 가즈아!!
앗! 코코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ㅎㅎ
오~ 독서모임을 직접 만들어 보실 생각이시군요!
책을 읽고 나누는 것! 코코님이 만드실 책모임도 그런 가치가 충분히 담긴
집단이 되기를 기원할게요!! 가즈아! ㅎㅎㅎ
감정이 개입되지 않는 논리적인 토의가 가능한 장소가 있다는 것이 정말 큰 행운일 것 같습니다. 요새는 그런 곳을 찾기가 너무너무 힘들죠.
정말로 "논리적"인 토의만 하면 모르겠으나 .. 요즘에는 ㅠㅠ ;;
nps0132님 안녕하세요.
맞습니다. 요즘 말그대로 "논리적인" 토의만 이루어지는 곳이 없는 것 같습니다 ㅜㅜ
그런 점에서 저 모임이 큰 가치가 있죠ㅜㅜ
nps0132 님 방문하시고 덧글 주셔서 감사해요!
케이지콘님 맞아요.. ㅜㅜ
물론 이 집단도 감정을 100% 배제할 수는 없지만, 되도록 배제하고 논리적인 접근을 우선시 합니다.
말씀대로 저에겐 행운인 곳이죠.
아마 이후에도 이런 곳을 찾기가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ㅜㅜ
드미님이 글 잘 쓰시는 이유가 있었군요! 책모임은 대학교 때 교양수업으로 독서토론반 들어갔다가 탈탈 털린 이후로 멀리했는데 드미님의 글을 읽으니 문득 가입하고 싶어졌어요 ㅎㅎ
송이님!!! ㅎㅎ 아이고 아니여요!ㅎㅎ
글 재주가 없어서 스팀잇 포스팅 할 때마다 혼자서 엄청 낑낑대죠ㅎㅎ
독서토론반! 뭔가... 좀 무서운 느낌도 드는 곳입니다ㅎㅎ
스팀잇 안에서도 책밋업 같은게 있으면 좋겠다 싶은 마음도 드네요ㅎㅎ
좋은 독서 모임이네요. 장시간 이야기 끝에 합의점을 찾을 수 있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었을 텐데 말이죠. 감정을 넣지 않고 논리로 잘 편하게 말할 수 있다는 것은 꽤 성숙한 토론의 모습이 아닌가 싶어요. :)
3월 부터는 바빠지시는 군요. ㅠㅠ 스트레스는 없었으면 좋겠어요.
해피써클님!! 한국에서 시간 잘 보내고 계신가요!!?
너무너무 춥지 않나요? ㅜㅜ 꼭!! 감기 걸리지 않게 따습게 다니셔야 합니다!!
네 좋은 모임입니다. 서로를 조금은 아는 사이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저에게 있어서 감정을 잘 배제하고 논리안에서 편하게 이야기 하는 유일한 곳이기도 합니다.
저보다 멤버들이 성숙한 분이지요ㅎㅎ
해피써클님 위로 고마워요 ㅜㅜ바빠지더라도 스팀잇 할 여유는
조금이라도 있었으면 좋겠어요 ㅜㅜ
독서 모임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요,,
글 잘 읽었습니다.
도전해봐야 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