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 '내려놓음' #4 터키여행

in #kr8 years ago

안녕하세요.

마케터를 꿈꾸는 

@dgha1004입니다. 


지금 저는 터키여행 마지막 날, 호텔 방에 있습니다. 10박이 넘는 여행도 이제 끝이 났습니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된다는 생각에 설렘보다는 걱정이 큰 제 모습이 싫은 밤입니다. 10일이란 시간은 제게 너무 적었던 것일까요? 아직은 돌아가고 싶지 않은 저입니다. 10일의 시간은 정말 꿈만 같았습니다. 새로운 사람들, 새로운 환경 속에서 지금까지 보지 못한 제 모습을 봐온 시간이었습니다. 친구들과 여행을 하며 제 행동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볼 수 있었으며, 제가 살아온 길을 회고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회고하는 모습 ㅋㅋㅋㅋ

마지막으로 제가 여행에서 적는 메모는 ‘내려놓음’에 대한 것입니다. 내려놓지 못하는 제 모습을 생각하며 글을 적기로 마음먹게 되었습니다. 요즘 제 일에 집중을 못하겠더라고요. 왜 그런가 생각해보니, 제가 너무 많은 것을 잡고 놓아주려하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제가 다른 욕심은 없어도 적은 시간 안에 많은 것을 해내려는 마음은 큰데, 그런 마음은 점점 더 힘들게 한 것 같습니다. 

저희 대표님께서 항상 하시는 말씀이 있습니다. 

우리가 컨트롤 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하되, 우리 손을 떠난 것은 제어할 수 없는 것이니 먼저 걱정하지도 말고, 지나간 것에도 후회하지 말 것. 

저는 다가오지 않은 위험에 대해 미리 걱정하고 지나간 일에 후회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사실 그래서 대표님한테도 많이 혼이 났습니다 :) 혼이 나도 속으로 화가 나거나 그렇지 않았습니다. 제가 저 스스로 잘 알기 때문이죠. 저는 쓸데없는 것을 걱정하는 사람입니다. 걱정만해서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말이죠. 정말 어리석은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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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놓음에 대해 조금은 더 깨닫게 된 옛 이야기가 있습니다. 


군복무를 하던 시절, 10박 휴가를 즐기기 위해 먼저 전역한 친구들과 시간을 맞춰 제주도를 가기로 했습니다. 컴퓨터로 페이스북말고 크게 할게 없었기에 비행기 티켓 예약과 게스트하우스 예약을 다 했습니다. 게스트하우스는 부대 내 전화로 예약까지 했지요. 최고로 잘나가는 게스트하우스들을 찾아 예약을 마쳤습니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휴가를 나가기 전날 오후, 갑자기 전투화를 신고 출동대기하라는 명령을 받아 군장을 매고 총까지 들고 있었습니다. 알고 보니, 북한 지뢰 도발이 있었습니다. 잠깐의 사건으로 끝날줄 알았지만, 그날 자기 전까지 전투화를 벗지 못하고 방탄까지 쓰고 있으며 다음 날 제 휴가가 잘려나갈 것을 조금씩 깨달았습니다. 결국 제 비행기 티켓과 게스트하우스 예약은 모두 날라가 버렸습니다.

그 와중에 감사하게도 항공사와 게스트하우스에는 전화를 통해 사정을 이야기하고 환불을 받았지만, 친구들은 가야했기에 제주도로 저를 두고 떠났고 아주 아주 재밌게 놀다 왔습니다. 지금도 제주도를 다녀온 친구들은 제주도에서 재밌었던 추억을 이야기하곤 하지만 저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합니다.

사건이 터진 날, 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제주도를 가지 못할 것이라는 걱정과 불안감 때문이었지요. 계속해서 친구들에게 징징대기만 했었습니다. 그런다고 아무 것도 변하지 않는데 말이지요. 그 하루는 그냥 날린 것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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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행동으로 바뀔 수 없는 상황에서 걱정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이 없는 것 같습니다. 또한 일이 벌어지고 나서 후회하는 것도 정말 바보 같은 짓 인 것 같습니다. 과거의 잘못을 생각하여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시키는 것은 좋지만, 그 이상 하는 것은 소모적인 행동인 것 같습니다. 

저는 원래 상상하는 것을 좋아해서 벌어지지 않을 일부터 현실 가능한 것까지 모두 생각하는 편입니다. 꽤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제 버릇은 정신적으로 소모적인 행동이며 시간 또한 날리게 되죠. 

이번 여행에서도 벌어지지도 않은 일에 대해 걱정했던 것 같습니다. 10일 후에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은 정해져 있는 것인데 저는 그 사실에 제 모습을 내려놓지 못하고 제 생각으로 저를 계속하여 조여 왔던 것 같습니다. 생각은 생각을 물고 더 큰 생각으로 이어지죠. 물론 쓸데 없는 방향으로.. :) 

여행이 10일 후에 끝나고 제가 일상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같은데, 저는 마음속으로 ‘혹시 여권을 잃어버려서 터키에 더 오래있게 된다면 어떨까.’ ‘시간을 되돌릴 수 있으면 어떨까’ ‘돌아간다면 내가 여행오기 전 고민하고 힘들어 했던 부분들이 해결 될까’ 전혀 제 생각만으로 해결될 수 없는 것들을 생각하고 있더라고요. 물론 생각을 통해서 제가 해결 방법을 찾아 행동으로 이어지게 한다면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갈 것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생각만 한다는 것이죠 :) 

이번 여행에서도 쓸데 없는 걱정으로 진정 내 모든 것을 내려놓지 못하고 여행을 즐기지 못한 것 같아서 아쉽습니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즐기면 될 것을.. 마음 한 켠에서는 걱정과 불안으로 여행에 차질을 준 것 같아 아쉽네요.

제가 내려놓지 못한 것들로 인해 ‘현재’에 집중하지 못했던 시간들이 아쉽습니다. ‘과거’의 것도 정말 소중한 것이지만, ‘현재’에 감사하고 나아가야 지금의 ‘현재’가 ‘과거’가 되었을 때, 더 소중한 ‘과거’가 될 텐데요. 


포기할 것은 포기하고,

양보해야할 것은 양보하고,

내려놓아야 하는 것은 내려놓되, 


내가 진정 붙잡아야 할 것은 끈질기게 잡는  

그런 사람이 되면 좋겠습니다.




p.s 한국가면 바로 순댓국을 먹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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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olutely beautiful. Not that I could read the writing, but the photo is :)

thank you !

카르페디엠 아모르 파티...현재를 즐겨라. 운명을 사랑하고. 열심히 돌아다니고 부딛고 , 많은것데 도전하면서 사세요..성공도 실패도 다 지나갈 것이고 그 후엔 담담하게 지나온 운명들을 떠올릴 날이 있을것입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많은 것에 도전하면서 살고 싶네요, 그리고 그 후엔 담담하게 지나온 운명.. 좀 더 생각하게 되는 말씀이네요

10박여행 부러워요~
이젠 그런여행은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드니 아침인데 마음이 흐흐흐
@룰렛 16@

아니에요!! 갈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터키 여행 넘 부럽당~!!
사진도 잘 찍으시고, 좋은 시간 보내셨네요!
하지만 지금은 일상으로 돌아올 시간~
또다시 여행을 꿈꾸며 힘든 일상을 버텨낼 수 이껬죠!

일상을 잘 이겨내야겠죠!? 화이팅!!!!!

늘 마주치는 이슈에 대해 잘 이야기해주셨어요. 본인의 손을 떠난 일에도 마음은 떠나 보내지 못하는 일은 참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저도 늘 대인배가 될 수 있도록 의도적인 노력은 하지만 마음은 늘 대인배가 되지 못하더라구요. 오늘도 대인배가 될 수 있도록 하루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그렇죠, 제 손을 떠났는데도 아직 제 손에는 그 온기가 남아있어 잊지 못하니까요. 우리 모두 노력해야할 주제인 것 같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기억에 남은걸 꺼내 보는것, 회상 ^^

회상은 그 문제에 가까울 때는 슬프기도 하지만 후에 보면 모두 추억이 되죠!

어제 브라이언 양님 포스팅도 그렇고 계속 터키 여행 마지막 포스팅 올리시는 분들의 글을 우연히 읽게 되네요...
현실의 삶으로 돌아오고 싶지 않을 정도로 치명적인 곳인가봐요... 터키라는 곳... 한번 가보고 싶네요. ^^

맞아요 정말 좋더라구요, 관련 글 올렸으니 한 번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터키 꼭 가보세요~!

여행을 하면 생각도 달라지더라고요

맞습니다. 다른 환경에서 새로운 사람들 사이에 있을 때 원래 하지 못한 생각들을 하게되죠.

저랑 비슷하네요! 일어나지 않은 일에 미리 지레 걱정하기...
혹시 잠은 빨리 주무세요? 저는 자기 전에 이런 생각이 더 많이 나서 최소 30분은 생각하고 자야 되요 ㅠㅠ 머리만 대면 바로 자는 사람들이 너무 부러워요

아.. 저는 잠은 빨리 자네요..ㅠ 생각보다는 피곤함이 더 강해서.......................하ㅏㅎ..

진짜 여행사진들보면 최고에요 ㅋㅋㅋ한국엔 언제오시나용 오자마자 순대국이라니.. 외국은 여행으로가야지 살기에는 한국이좋은거 같아요

맞아요 살기에는 한국이 최고이지요! 한국에 오자마자 할매순대국 가서 먹었습니다 :)

정말 필요하고 소중한 것을 쥐기 위해서는 과감히 어떤 것을 버리고 내려놓을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한 것이리라 생각해봅니다 ㅎㅎ 덧붙여 조선의 순댓국은 세계 제일이죠! ㅎㅎㅎ

내려놓을 수 있는 용기를 가질 수 있으면 좋겠네요, 순댓국은 정말 최...고..!!!

해야하는 것과 할 수 있는 것, 할 수 없는 것 또 내려놓아야 할 것 이것을 분리해내는 과정 또한 쉽지 않지요. 저도 생각이 많고 항상 미래의 다가올 상황까지 고민하는 습관에 기진맥진하던 참입니다. 사람인지라 참으로 내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에 한계가 느껴질 때도 많지요. 그럼에도 ‘하고싶은 마음’ 을 놓지 못하고 또 내가 최선을 다하지 못해서 그래 하며 더 다그치기 십상입니다.
저 또한 그랬습니다. 공감되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댓글을 읽어보니 많은 분들이 다 같은 고민을 가지고 계신 것 같네요, 알면서도 바꾸지 못하고.. 내려놓음 이란 정말 무엇일까요 ㅠㅠ

10박 여행이라니.. 부럽기만 하네요~ 3박4일도 겨우가는데 ㅋㅋ 10박은 상상도 못해보네요~ 블로그 보면서 터키에 대해서 구경도 하네요^^ 터키는 가본적이 없어서요~ 팔로우 하고 자주 놀러 올게용~

저도 힘들게 다녀왔네요 ㅠㅠ 예전에는 한달넘게 다녀오기도 했는데, 이제는 그렇지 못해요. 앞으로는 더 짧아질 것 같습니다 ㅠㅠ

저도 생각이 물고물고 결국 엉뚱한데까지 흘러갈때가 많았어요.사실 지금도 종종 그래요.조금씩 내려놓을것은 내려놓는 연습을 해보려구요.
ㅡ역시 한국은 순대국이빠지면 섭하죠ㅋ

생각은 생각의 꼬리를 물어 쓸데없는 생각까지 하게 되죠 ㅠㅠㅠㅠ 노력해야할 주제인 것 같습니다!! 순댓국 최고~

돌아오시면 또 잘해내실겁니다~

좋은 말씀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잘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