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X를 하던 시절 내 목표는 항상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만질 수 없는 것을 만지게, 느낄 수 없는 것을 느끼게 만드는 것이었다. 이걸하려면 사람들이 무심코 지나치는 것들 혹은 존재하는 게 너무나 당연해 잊고 사는 것들에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를테면 시간, 공기, 여백, 자투리, 기타 등등.
그러나 이런 인식의 충격은 UX 디자인 보다는 확실히 광고 분야에서 더 빈번하게 나오는 것 같다. 그 세계는 찰나의 순간에 메세지를 집중하고 떠나면 그만이니까. UX나 서비스를 디자인하면서 발생하는 무수히 많은 세부적 문제에 집중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서로 장단점이 있겠지만 확실히 좀 부러운 게 있었다. 그래서 기웃기웃 그 세계를 곁눈질 하기를 몇 해. 오늘은 그 중에서 인상 깊었던 두 장면을 공유하고자 한다.
No aquarium is big enough
관람용으로 동물을 가둬 두는 행위는 생태 환경을 아무리 똑같이 만들어 준다 하더라도, 동물에 대한 폭력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고래의 사진을 구겨 넣음으써 '좁다', '가둔다'라는 메시지를 아주 극적으로 표현했다. 특히 광고판에 대한 접근이 탁월하다. 다른 광고라면 그저 틀(frame)에 불과했을 광고판이 여기선 핵심 메시지로 기능한다. 사물의 용도는 언제나 고정관념에 취약하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에이전시는 Jung Von Matt.
Drive one day less and look how much carbon monixide you'll keep out of air we breathe
차를 하루 안 몰면 몇 퍼센트의 대기 정화 효과가 있는지, 서울 시내에서 발생하는 자동차 매연이 몇 톤인지 떠들어 대는 건 전부 죽은말이다. 수치가 아무리 정확하고 과학적이라도 듣는 사람들에겐 가늠할 길이 없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만드는 것. Ogilvy & Mother 베이징팀은 배기통에 검은 풍선을 달아 자동차가 하루 동안 배출하는 유독 물질을 모았다. 눈에 보이지 않던 죽음의 가스는 이제 보고, 느끼고, 심지어 만질 수 있기까지 한 실제적 물질이 되었다.
만약 문학이 21세기에 태동했었더라면 시는 광고나 켐페인의 후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가끔 듭니다
너무 멋진 광고나 캠페인들이 많아요
사실 광고가 자본주의 세계의 꽃이긴 하지만, 가끔 감탄을 자아낼 때가 있죠. 어쩔 수 없이 인정!
설명보다 비주얼이 임팩트 있죠!
인간이 얼마나 시각적 존재인지를 일깨워 줍니다.
소사이어티님 오랜만에 찾아뵙습니다. 늘 글을 읽기만했네요 ㅎㅎ. <보이지않는것을 보이게> 제일 마지막 베이징 팀의 아이디어는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보여주기에 완벽하군요
오랜만에 뵙습니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이것만 명심하면 아주 좋은 기획을 할 수 있습니다! 입대 전 신나는 시간 보내고 계시죠?
와..기가막히네요. 자동차 사진에서 그 아이디어에 감복했습니다. 잘보고 갑니다.
전반적으로 자동차가 더 충격적인가 보네요. 전 수족관이 충격적이었는데.
자동차배출가스.. 형상화 하니 더 느껴지네요...
네 그 표현의 메커니즘만 이해하면 살아가면서 좋은 생각을 많이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