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래불사춘

in #kr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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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뜨기 전이 제일 어둡다더니만, 입춘이 지나고 날이 곧 풀리기 직전인 2월 6일 오늘 최강 한파란다. 물론 1월 보다 더 춥기야 하겠냐마는, 그간 추위에 떨어온 날이 길고, 날이 풀릴 거라는 기대감에 찾아온 한파라서 더 춥게 느껴지는 것 같다. 하지만 이 추위가 마지막임을, 그리고 며칠 뒤면 곧 따뜻한 봄날이 온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 추위에 더 이상 견디지 못하는 사람도 엄청 많을 것 같기도 하다.

그러고 보면 버틴다는 생각 자체가 모순일지도 모른다. 버틴다는 말은 그 자체로 고통을 내포하고 있다. 고통스럽지 않다면 버틸 필요도 없다. 고통스럽기 때문에 참고 버티는 것이다.

문제는, 사람은 즐겁지 않으면 버틸 수가 없다. 사람은 행복을 추구하는 존재다. 고통은 피하고 행복을 찾아다니게 되어 있다. 그런데 여기서 복잡한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그 행복을 찾기 위해 고통을 견뎌야 한다니.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감정과 본능은 고통을 회피하고 싶어진다. 내일이면 이 추위가 가고 봄날이 올 것을 알지만, 당장의 추위에 얼어 죽을 것 같아서 결국 떠나고 마는 거다.

그렇게, 매수할 때는 1년간 존버를 외치며 버튼을 누르던 사람들이, 계속되는 하락장에 모두 손절을 한다. 당장 죽을 것 같기 때문이다. 고통스럽기 때문이다.

그래서 투자가 어렵다. 신념도 있어야 하고 자기 자신의 감정을 마비시킬 정도의 뻔뻔함도 있어야 한다. 고통을 견딘다는 마음도 넘어서서, 애초에 고통이라고 느끼지도 않아야 한다. 내 돈이 아니라는 생각으로, 하락장에 -90%가 찍혀도 웃을 정도의 또라이 기질도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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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 돈으로 투자하지 말자.)

그래서 여윳돈이 중요하다. 날리더라도 허허 날렸네 하고 웃어야 하는데, -90% 찍힌 파란색 잔고를 보며 정말 웃을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하지만 멀리 보면 그렇다. 100만원짜리 하는 날이 온다면 9000원이 3000원이 되었다고 한강 가즈아 외치던 게 얼마나 우습게 될까.

인간의 시야가 이렇게 좁다. 몇 달, 며칠은 고사하고, 당장 몇 시간도 버티지 못해서 안달하고 손이 덜덜 떨리고, 그래서 이게 몇 시간 만에 두 배가 오른다고 하더라도 당장의 고통을 피할 수만 있다면 반 토막이 나더라도 견딜 수 있다면서 결국 손절을 한다.

하지만 팔자마자 편해진 마음에는 다시금 탐욕이 싹튼다. 그래, 일단 편안함을 맛보았으니 다시 용기를 내서 매수! 하지만 사자마자 귀신같은 하락! 그래서 다시 고통을 느끼다 매도! 다시 안도감! 또 매수!.... 이 짓 딱 4번만 하면 깡통이다.

어째서 사람은 현재에 속박될까. 나중에 1스달이 2만원 3만원 하는 때가 오면 오늘 글 안 써서 놓친 1스달이 그렇게 아쉬울 텐데도, 당장 스달이 폭락하니 의욕이 없어지게 될 것이다. 그리고 나중에 다시 들어와서는 남들 다 시들한 그 황금 시절에 왜 열심히 하지 않았나 후회를 하게 될 것이다.

씨는 봄에 뿌려야한다. 따뜻한 날 다 지나고 뿌리면 아무 소용이 없다. 투자 역시 남들이 안할 때 해야 한다. 남들 다 살 때 같이 사면 이미 늦은 거다. 해뜨기 전이 가장 어둡고, 봄이 오기 전이 가장 춥다.

(나도 참 배부른 놈이다. 그냥 마구 생각나는 대로 쓴 잡담에 댓글이 수십 개가 달리고 보상도 꽤 많고.... 투정을 하려면 징징글을 썼는데도 보는 사람이 10명 이하에 $0.00... 이 정도는 되어야 징징글을 쓸 자격이 있다. 그러니 나 같은 놈은 징징글도 사치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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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도 거래소를 보고 . . 바로 스팀잇 세계로 들어왔습니다.
다른 좋은 글들보다보면 조금은 잊을수 있을테니깐요 ㅠㅠ...
역시 투자는 여유자금으로 해야합니다. ㅠㅠ 벌써부터 월말이 두렵네요

nice....good luck y for you
follow me @madimancity

징징글이라니요 ... 늘 용기가 되는 글을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투자 참 어렵습니다.
저도 적은 돈으로 투자를 하고 있었는데 ...
아니 나름 "투자"라고 생각하고 했었는데 ...
엄청난 하락장을 보면서 ...
음 ... 역시 투자가 아니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고는 팔지않으리 다짐했지만
엄청난 폭락후 반등이 되니 일부 정리를 할수밖에 없더군요.
뭐 다시 그 엄청난 폭락 근처에 오니
잘한 결정이라고 자위하고는 있습니다.
이게 투자일까요?

지금은 과연 겨울의 끝일까요?
막 동트기 전 새벽일까요?

두려움이 엄습하는 시절인듯 합니다.
맘을 더 굳게 다잡아야 하는데 쉽지를 않네요...

새벽... 잠도 잘 안오네요 ...

감사합니다.

기간의 문제이지요.
1년 뒤를 보고 샀으면 1년 뒤에 보면 됩니다.
그런데 1년 뒤를 보고 사서 1주일 뒤에 팔아버리니 문제지요.
1주일 뒤를 보고 사서 1주일 뒤에 팔면 투자일 겁니다.
하지만 1년뒤로 보고 사서 1주일 뒤에 파는 건 투기겠지요.

사람 마음이 참 그런 게 스달 아주 쪼금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꾸 시세창을 보게 되더라고요. 인터넷 없는 곳에 가서 글 써와야겠어요ㅜㅜ

저기 정도면 인터넷 안될겁니다.

맙소사ㅋㅋㅋ거기까지 갈 돈이 없을 거 같은데요! 뭘 타고 가죠!

여기 화물칸에 무임승차 하시면 됩니다.

아니 작가님 연세가 대체... 안 탈래요...

확실히 요새 피드에 올라온 새글이 많이 줄었음을 느낍니다. 아무래도 하락장 때문이겠죠. 보팅파워를 임대받아서 좋은글 유의미한글 찾아 보팅하려고 해도 제가 체감하기에 글의 양 자체가 적어져 질 좋은 글에 대한 선택의 폭이 줄어든 것 같아요. 요새 막 유입된 뉴비분들 (특히 스팀잇 보상체계 때문에 들어온 분들이 계시다면) 오히려, 차라리 지금이 기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정성스럽게 쓴 자신의 글이 돋보일 수 있는 기회니까요! 모두 지치지 마시고 파이팅하세요!!

확실히 찍어줄 게 많던 며칠 전과 비교해서 양과 질적으로 모두 조금은 움츠러든 모양새네요. 하지만 지금이 기회일 겁니다. 다음 달만 되면 다시 엄청나게 불어나고 힘들다고 할 테니까요.

하락장에 -90%가 찍혀도 웃을 정도의 또라이 기질도 있어야 한다

하하하하하🤪🤪🤪🤪🤪
ㅠㅠㅠㅠㅠㅠㅠㅠㅜㅜㅠㅠㅋ

ㅋㅋㅋㅋㅋㅋㅋ
그냥 안들어가바요....
많이 내려갔겠지...므 하고요 그게 속편해요 ㅎㅎㅎㅎ

좋은 방법입니다.
내 돈 아니려니 하면 됩니다.
(그러다 진짜 내 돈 아니게 되는...)

사치를 부리셨군요 ㅎㅎ
깡통차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ㅋ
내돈이 아니라고 생각하세요
진짜 내돈이 아니라서 ....ㅠ
웃지만 웃는게 아닙니다 ㅠ

저런....

이럴때일수록 멘탈을 잘 붙잡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달나라 가서 한 3년 있다 오고 싶네요.

근데 거기는 한번 가면 못 옵니다. ㅎㅎ

징징징!!
파이팅합시다~!!!!!

스팀도 코인도 모두 존버 모드입니다^^ 웃고 즐기며 기다리면 언젠가는 따뜻한 날 오겠지요~ 그래도 코인은 마음이 좀 힘들긴 하네요 ㅠㅠ

이번달 말에는 웃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ㅎㅎ

사치부리세요. 받아주겠어요..
덕분에 좋은 하루되요~

이제 그만 부릴랍니다. ㅎㅎ

저도 얼마전 진짜 적은금액이지만 투자를 하고 나니 계속 관심이 가더라구요

봄날이 오길바라면서 기다리는 수밖에 없네요 이제

본전 가까워졌을때 마음 편해지자고 손절이나 조금의 익절로 끝내지 않는게 중요합니다.
존버는 1년 보고 하는 거니까요.

봄날이 와요 씨를 뿌려요 다같이 뿌려서 추수할때 웃어요 ㅎ
다크핑거님 오늘도 좋은하루되세요 ㅎ

겨울이 다 지나가고 있습니다
이제 곧 봄이 올거라고 믿어요
그런 노래 있잖아요
꽃피는 봄이오면~~~
봄이 올때를 기다려 봅니다

그 노래가 빨리 울려 퍼졌으면 하네요. ㅎㅎ

가즈앗!! ㅋ

.............

작가님 힘내시고 가즈앗!!! ㅋ

인터넷 안되는곳에 가서 덜도말고 딱 3달만 있다가 오고싶습니다. 더워지기 시작하는 여름에, 미치도록 불타게 뜨거워진 BTC를 느끼고싶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다 시원함을 느끼실 지도...ㅎㅎ

안과 밖이 다 추워욜ㅋㅋ 근데 재밌네요. 누가 이기나보자ㅋㅋㅋ

결국은 시장이 이깁니다.

낮은가격에 홀드하고있어서 하락장에 대한 걱정은없지만..
오히려 줍줍하고있는데 욕심이 더생기는게 문제네욬ㅋㅋ

탐욕은 화를 부릅니다. ㅎㅎ

씨는 봄에 뿌려야한다. 따뜻한 날 다 지나고 뿌리면 아무 소용이 없다. 투자 역시 남들이 안할 때 해야 한다. 남들 다 살 때 같이 사면 이미 늦은 거다. 해뜨기 전이 가장 어둡고, 봄이 오기 전이 가장 춥다.

지금 하락장에서 제일 와닿는 말이네요. 우는 곡소리 들릴 때, 누군가는 미래를 보며 계획하고 농사를 준비하고 있겠죠!!

고수들은 줍고 있을 겁니다. ㅎㅎ

씨를 봄에 뿌려야하는데 겨울에 뿌려놓으니 고라니가 줍줍~ 자동차에 탁! 남은것은 부서진 범퍼와 고라니털 뿐!

+1 고라니 고기

저는 마음 비웠습니다. ㅠ

그러다 계좌까지 비우면 안 됩니다 ㅠㅠ

아 저 카톡보고 빵터첬네요ㅋㅋㅋㄱㅋㅋ
저는는 버티는것이아니라 그냥 즐기고있습니다 줍줍 타이밍을 노리면서!
많은분들이 힘내시길!!!

팝콘각이군요. ㅎㅎ

ㅎㅎㅎㅎㅎ 참 다른사람의 기분을 좋게 만들어 주시는 능력자이신것 같아요! 오늘도 행복하세요! ㅎㅎㅎ

ㅎㅎ 그런데 계좌가 마이너스면 무슨 말을 들어도 기분이 좋을 수 없습니다.

ㅎㅎ 선생님글은 항상 사람들을 편하게 하는 글이라 댓글도 많이 달리고 보팅도 많은가 봅니다. 여윳자금 이야기 하셨는데 저 같은 경우는 학생인지라 돈이 없는 관계로...열심히 글을 써야겠네요!! 하하핫

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게 채굴의 장점이죠.
돈 넣은 사람들은 다 가슴이 허할겁니다.

아무리 여유자금으로 해도 ㅠㅠ 돈이 아깝기는 매한가지인것 같아요
하지만 아직 찾을때까지는 내돈이 아니라서 그거 하나 보고 갑니다 가즈아~!!!!

가...즈...아....ㅠㅠ

저도 나름 여윳돈으로 했는데 사람 마음이란게 참... 잊어버려야지 잊어버려야지... 오늘도 다짐해봅니다

해뜨기 가장 어둡고 봄이 오기 전에 가장 춥다는 말이 차가운 손을 녹이는 위로가 되네요. 오늘도 너무 추운 하루였습니다. 곧 봄이 오겠죠?! :)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그릇과 분수를 바탕으로
투자에 임해서 살아남아야죠...
비록 쉽진않더라도...

시세의 폭팔적인 상승에 끌려 온 이들이
오히려 힘들어해 하는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이들이 이 순간을 잘 견딘다면 좋겠지만
님 말대로 되겠죠...

그저 유감을 표하며
저는 '꾸준히 해 나가려고요'

잘 보고 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