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해 여름, 무대

 안녕하세요, 여러분. 먼저 모자를 벗고 인사를 드려야겠습니다. 저는 cookie입니다. 하지만 부르시고 싶은 이름이 있다면 어떤 명칭으로든 부르셔도 좋습니다. 자, 여기는 무대 위입니다. 객석에 앉아 있는 관객 분들의 얼굴이 보이는군요. 어떤 분들은 저를 바라보며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고, 어떤 분들은 빙긋이 미소를 짓고 계십니다. 더 활짝 웃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웃는다는 건, 언제나 좋은 일이니까요.

 조금 더 상상력을 발휘해 볼까요? 제가 서 있는 무대는 야외입니다. 햇빛이 뜨겁습니다. 약간의 바람도 불어오는군요. 춤을 추기에 좋은 날씨입니다. 저는 춤을 추는 것을 좋아합니다. 약간의 스텝을 보여드릴까요? 보기에 우스꽝스럽다면 제 춤 솜씨를 바로 보신 것입니다. 이 무대 위는 10평이 채 되지 않는 사유의 바다입니다. 저는 바다 속에서 춤을 추고 있는 셈입니다.

 관객 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저를 소개하지 않을 수 없겠군요. 저는 작가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지망생이겠지만, 글쎄요, 작가의 정의가 글을 쓰는 사람이라고 한다면, 저는 이미 작가일지도 모릅니다. 저는 살면서 수많은 역할을 맡아 왔습니다. 학생, 심리학자, 누군가의 연인, 친구, 악기 연주자, 연구자, 여행가, 뭐 세자면 열 손가락은 넘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살면서 발가락을 동원해도 모자랄 지경이 될 정도로 많은 역할을 맡게 되겠지요. 어쨌든 저는 cookie입니다. 지금은 이것으로 충분합니다.

 자, 그럼 이제 저의 이야기를 시작해 볼까요? 만약 당신이 제 이야기를 들을 준비가 되셨다면, 그리고 당신의 이야기를 저에게 해줄 준비가 되셨다면, 축하합니다.

 당신 역시 저의 무대에 오르셨습니다.

p.s.  @vimva님이 소개해줘서 가입하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