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도차

in #kr6 years ago (edited)

해마다 여름이 되면 부모님은 온도차로 갈등을 겪으신다.

여름에도 전기담요를 약하게 틀고 자야 하는 엄마와 더위를 많이 타시는 아빠는 서로 느끼는 온도의 차이가 너무 커서 밤마다 홍역을 치르시곤 한다.
아빠는 더워서 도저히 못 자겠다, 엄마는 선풍기바람을 쐬면 기침도 나오고 온 몸이 아프다는 것인데 선풍기바람이 싫은 사람과 더운 걸 못 견디는 사람이 한 방에서 잔다는 건 정말 참기 힘든 일일 것이다.
한 명이 밖으로 나와 자면 간단한 것이겠지만 부모님은 누구도 나와서 주무시지를 않는다.

에어컨도 물론 해결책이 못 된다.
선풍기도 싫은데 어찌 에어컨을 틀 수 있겠는가.
갈등의 해결책은 요원해 보이기만 했다.

여름만 되면 반복되는 이 해묵은 갈등의 해결책은 아빠에게서 나왔다.
몇 년 전부터 아빠가 생각해내신 방법은 선풍기를 틀되 허공에다 틀어놓는 것이다.
그러니까 선풍기바람은 부모님이 누워계신 곳과는 전혀 상관 없이 애꿎은 벽으로만 가지만 그렇게 하면 그나마 그 벽에 부딪쳐서 반사되는 바람이라도 쐴 수 있다는 것이다.
엄마도 이것에는 별다른 이의가 없으신 듯하다.

여름밤 부모님이 주무시는 방에 들어가보면 늘 선풍기는 허공을 향해 있다.
지난해에도 그랬고 지지난해에도 그러했다.
올해에도 물론 그러할 것이다.

요즘 스팀잇에 올라오는 글들을 보면 스팀잇을 대하는 온도의 차이가 느껴진다.
여전히 뜨거운 열정을 되새김질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이미 열기가 식어버린 느낌이 드는 사람들도 있다.
또 내가 처음에 그러했듯 온도차를 느끼지도 못하고 의욕이 넘치는 새로 입성한 뉴비들의 글도 있다.

한 부부의 온도차도 극심할 수 있는데 수많은 사람이 모인 스팀잇에서의 온도가 어찌 같을 수 있을까 싶다.
세상에는 정말 놀라울 만치 다양한 사람들이 있으니까 말이다.

그래도 어떻게든 시간은 흘러가게 되어 있다.
힘든 일도 지나고 보면 때로는 좋은 추억이 되기도 하지 않는가.

선풍기에서 강풍으로 나오는 바람은 물론 더 시원하겠지만 여의치 않을 때에는 벽에서 반사되는 바람을 쐬면서 더위를 식히는 방법도 있다.

스팀잇을 대하는 방식은 저마다 다르겠지만 나에게 스팀잇은 재미있는 놀이터같은 느낌이다.
그래서인지 스팀잇을 향한 나의 온도는 식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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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출에 감사드립니다! 즐거운 스티밋하세요!

감사합니다.^^

여름이니 같이 시원하게 즐기는걸로 하시죠 ㅎㅎ

yann03님~정말 좋은 생각이네요. 함께 시원하게 스팀잇을 즐기도록 해요!^^

부부의 온도차가 그렇게 차이나도 결혼하고 함께사시는것보면 인연은 인연이네요. 저도 아직은 스팀잇이 재미있는데... 이 마음이 인 변했으면 좋겠네요^^

그래서 천생연분인가 보죠.ㅋ
다크호스님은 늘 꾸준히 하시는 모습이 보기 좋아요.
투자도 꽤 하셨던데 좋은 날 와서 성과를 보셨으면 좋겠어요!^^

저 투자 100만원도 안했어요. 4월초에 스팀 엄청 싸게 샀다고 했는데 지금 그 가격 아래네요. ㅎㅎㅎ 스팀이 올라야 모든 분들이 좋을텐데... 요즘 계속 내려가기만하네요. ㅜㅜ

아빠 엄마의 온도차이가 있어도 두분은 서로 조금씩 양보 하시면서
사이좋게 살고 계시는 모습이 좋아요.
code999 님 스팀잇과 비교 하신 글도 좋았어요.
이젠 스팀잇에서 만나는 분들이 좋아서 그분들이 궁금해서
항상 이곳에 머물고 싶어요 ^^

조금씩 양보하실 수밖에 없죠 뭐.ㅎㅎ

저도 스팀잇에서 만난 분들과 소통하는 재미가 좋아서 계속 하게 돼요.
옐로캣님처럼 좋은 이웃을 만나서 기쁩니다!^^

고마워요
저도 code999 님 만나서 좋아요 ^^

요즘 선풍기는 자연풍 기능이 있어서 그래도 조금 나은 편인데...나이가 들면 작은 바람에도 무릎이 시린가 봅니다.

스팀잇은 하나의 사회같은 것 같아요. 다양한 사람들이 사는...
스팀잇을 하나 보면 때론 슬럼프가 오기도 하고 열정이 막 오르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선풍기바람에 예민해지는 게 엄마처럼 주로 여성들인 거 같아요.ㅠㅠ

정말 스팀잇 kr은 작은 마을같은 느낌이네요.
슬럼프가 올 때도 있고 바쁘면 포스팅이 뜸해지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애정이 식지는 않는 거 같아요.ㅎㅎ

블로그가 처음이라 마냥 즐겁기만 합니다 헤헤;
sns류도 재작년쯤 다 끊어버리다시피 했고
유머 커뮤니티들도 영 재미들이 없어서 왔는데 잘한 것 같네요.
열정이 식으신 분들에게 작은 도움이나마 될 수 있도록
저도 더 잘 꾸려봐야겠습니다.

전 스팀잇이 처음이자 유일하게 하는 SNS네요.ㅎ
clubsunset님! 즐겁게 하시면 최고죠.
스팀잇에 잘 오셨어요.
함께 즐겁게 소통하면서 지내도록 해요.^^

근데 그 반사되는 바람이 시원시원합니다.^^
우리집도 온도차가 심한데... 다행이 제 딸이 저와 같아서 에어컨 빵빵입니다.ㅋ

스팀잇은 서로간의 간극을 좁혀나가면서 지내는거죠뭐

골드님과 따님이 한편이시군요.ㅎㅎ
나머지 한분은...다수결의 원칙에 의해...?ㅋ

스팀잇은 저마다의 의미대로 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저도 스팀잇이 놀이터 같은 느낌입니다
홧팅입니다

놀이터에서 오래도록 함께 즐겨요~yangpankil27님!
감사합니다.^^

ㅎㅎㅎ 너무나 공감합니다.
선풍기 일화도...전 제가 더위를 많이 타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저보다 더 많이 타는 사람과 있으니....
스팀잇에서 나는 온도차이에서 여러가지 생각이 들기도 했었는데,
심플하네요.
그냥 자기 편한대로 하면 되는거?
뜨끈한 온돌을 지향합니다~ 함께 해욧!

선풍기나 에어컨 때문에 생기는 소소한 갈등은 어디서나 있을 수 있나 보네요.ㅎㅎ
뜨끈한 온돌이라면...더운 여름에 완전 이열치열이네요.ㅋ
이왕이면 용광로처럼 끓어오르는 애정도 나쁘지 않을 거 같습니다.^^

저도 열정을 식히고 싶지 않은데 본의아니게 등한시하고 있네요.ㅠㅠ 흑..

저도 요즘 포스팅이나 이웃분들 글 보는 걸 많이 못했어요.ㅠㅠ
그렇다고 열정이 식은 건 아니죠.ㅋ

요즘 같은 날에 어울리는 글이네요.

스팀잇을 대하는 방식은 저마다 다르겠지만 나에게 스팀잇은 재미있는 놀이터같은 느낌이다.
그래서인지 스팀잇을 향한 나의 온도는 식지 않았다.

직원으로서 감사드립니다^^ 화이팅!

저도 직원으로 뽑아주세요.ㅋ

ㅋㅋㅋ무보수 명예직인데 괜찮으시겠어요?
ㅋㅋ

그럼 좀더 생각해보겠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

오오~~^^ 스팀잇의 대한 열정 너무 멋있네요 ㅎㅎ
그냥 그렇게 즐기시면서!
그냥 놀이터처럼 즐기시면서!! 하는겁니다^^

놀이터에서 놀듯이 같이 즐기면서 해요~ukk님!^^

너무 조급해 하지말고 , 그냥 즐겨봅시다^^

어느 가정에나 있는 이야기같네요 ^^

가정이든 직장이든 온도차로 갈등 겪는 분들 흔히 볼 수 있는 거 같아요.ㅎ

코드님,. 온도 차를 어쩜이리 멋들어지게 작성해주셨나요ㅜㅜ
감동입니다..
이러니 저의 스팀잇도 식을래야 식을 수 없네요^^

앗, 멋들어지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ㅋ
꾸준히 따뜻한 온도로 즐기면 좋을 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