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급증

in #kr6 years ago

중학교 다닐 때쯤 언니를 따라 미술학원에 간 일이 있다.
혹시 나한테도 숨겨진 재능이 있을까 하는 얼토당토 않은 기대 반 호기심 반이었던 거 같다.

미술학원에 간 첫날 학원에서는 종이에 줄 긋는 연습을 시켰다.
그냥 연필로 가로로 길게 흔들림 없이 쭉 그어보라는 거였는데 계속 줄만 그으려니 정말 재미가 없었다.
그래도 첫날이라 그러려니 하고 참았다.

다음날 이제는 뭔가 진전된 걸 시키겠지 했는데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하루 정도 더 갔는지는 모르겠지만 더이상 미술학원을 가지 않았다.

당시 난 빨리 아그리파 같은 조각상을 그려보고 싶었다.
언니가 매일 미술학원에서 그려오는 그림들을 보고 나도 그런 그림들을 그릴 줄 알았던 것이다.
언니는 원래 그림에 소질이 많았다.
그래서 그런 단계를 건너뛰었는지도 모르겠다.

줄 긋기는 분명 기초를 닦는 방법이었을 것이다.
난 조급한 마음에 그 단계를 참지 못했다.

물론 내가 미술에 소질이나 취미가 없어서 그랬을 것이다.
하지만 미술은 사소한 것이었을 뿐이고 이후에도 조급한 마음은 번번이 일을 그르치게 할 때가 많았다.

며칠 전 엄마가 말씀하셨다.
"요즘 도대체 뭐하느라 그렇게 바쁜거야. 얼굴도 못 봐. 아침에 얼굴 보면 끝이야"

겉으로는 별 거 아닌 것처럼 웃었지만 순간 흠칫했다.
그러고 보니 요즘 틈만 나면 스팀잇에 접속해서 시간을 보냈다.

나도 모르게 1일 1포스팅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조금 더 천천히 해도 되는 건데 뭐가 그렇게 급했는지 모르겠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꼭 그래야 하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조급하게 집착해서 할 일이 전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와 늘 하던 산책도 횟수가 점점 줄어들기 시작했다.
잠깐 시간이 나면 밖에서도 스팀잇을 들여다보기 일쑤였다.
비교적 한가한 시기지만 사실 이 기간 할 일이 많은데 미처 하지 못하고 있었다.

내 생활에 신호등의 빨간 불이 켜진 느낌이었다.
문득 시간을 줄여야겠다 생각했다.

매일 혹은 2일에 한번이라도 포스팅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버렸다.
마음 가는대로, 내키는 대로 하기로 했다.

조급함은 어느새 몸에 배어버린 거 같다.
조급한 마음 때문에 중요한 걸 놓치고 싶지 않다.
천천히, 무엇이든 주위를 돌아보면서 천천히 해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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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 즐거운 마음으로 해야죠. 의무감으로 하면 빨리 지치는 것 같아요.

맞아요. 즐겁게 하는 건 맞는데 뭔가 의무감도 있었던 거 같더라구요.
이제는 즐겁게만 하려구요. 너무 즐겁게만 하다가 어쩜 더 오래 하는 게 아닐지...ㅋ

1일1포스팅 좋지요 ㅎㅎ 어느샌가 글을 남기는게 일상이 되어버렷네요 ㅎ

1일 1포스팅이 좋기는 한데 유독 바쁘거나 피곤한 날에는 쉬엄쉬엄 해도 괜찮을 거 같아요.^^
스팀잇이 일상이 되어버린 게 맞네요.ㅎㅎ

초등학생 때 이후로 일기도 거의 쓴 적이 없는데 스티밋이 저에게는 그런 소중한 시간을 주는 것 같아요. 싸이월드 이후로 ㅎㅎㅎㅎ
스라밸 중요하죠~ 하루 1포스팅이면 어떻게 3일 1포스팅이면 어때요~ 삶이 더 즐거운 방향으로!

오~저도 일기도 안 썼었는데...ㅎㅎ
스라밸 유지하면서 더 즐겁게! 가즈아~~!!

맞아요~
뭔가 쫒기듯하면 불안하고 쉽게 지치는거 같아요
팔로우 하구 가요~!!

쫓기듯 할 이유가 없는데 그렇게 하고 있을 때도 있더라구요.ㅎㅎ
woosok.edu님~반갑습니다!^^

뭐든지 처음이 어려운거죠... 수영도 처음 배울때 발차기가 제일 힘들고... 근데 스팀잇은 할수록 힘든건 왜 그럴까요? 아는 사람과 댓글이 많아 질수록 힘드네요 ㅎㅎㅎ

정말 스팀잇은 할수록 더 시간이 많이 필요하더라구요.
다크호스님 말씀이 딱 맞네요.ㅎㅎ

몸이 피곤하면 생각도 잘 안되는것 같아요~ 푹 쉬고 컨디션 좋을때 산뜻한 기분으로 포스팅하는게 의무적인 것보다 휠씬 좋다고 생각합니다.

맞아요. 의무적으로 할 필요가 없죠.
편하게 해야 더 스팀잇을 즐길 수 있을 거 같아요.^^

ㅎㅎ1일1포스팅 정말 어렵더라고요. 스팀잇에서 중요한 건 많은 글을 쓰는 것보다 조금씩 꾸준히 하는 것이라는 걸 많이 느껴요-
오래오래 뵈어요 코드나인님 :)

신농님 말씀이 맞는 거 같아요. 조금씩 꾸준히 하는 게 더 좋을 듯...^^
저도 신농님과 앞으로 오래오래 소통하고 싶어요:)

짱짱맨 호출에 출동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도 어릴때 미술학원에 2~3일 정도 다니면서 종이에 빽빽히 선을 그렸던 기억이 나네요 ㅎㅎ
6살이었는데 그때 학원에서 욕을 배워와서 집에서 난리가 났었죠 ㅎㅎㅎ

저도 조급증이 생겨서 요 며칠 아파서 병치레를 하는 중에도 자꾸만 모바일로 접속해서 이것저것 끄적이다가 지워버리곤 했었네요..
가족과 시간도 많이 보내시길 바랄게요!

6살짜리한테도 종이에 선을 그으라고 시킨다니...놀라운데요.ㅎㅎ
요즘 아프셨나 보네요. 아플 땐 푹 쉬어야 하는데...ㅠㅠ 빨리 나으시길...
우리 같이 조급증 부리지 말고 천천히 소통하면서 즐기자구요.^^

저도 처음스팀잇을 접하고 몇달간은 1일1포를 의무적으로 했는데
실제삶에 많은곳에 구멍이...ㅎㅎ;; 지금은 3일에 1포를 목표로 하고 있답니다.
스라밸을 지키면서 즐기면서 하는게 좋은것 같아요 ^^;

ㅎㅎ스팀잇 하다보면 모든 분들이 거쳐가는 과정인가 보네요.ㅎㅎ
3일에 1포 정도면 괜찮을 거 같습니다.
스라밸이 왜 필요한지 이제야 알았네요.ㅎㅎ

가장 힘든 일인 거 같습니다..
조급증을 없앤다는 것!

저는 모든 일에 조급증이 있어요..
다음에 해야할 일 때문에 지금 충실하지 못하는 거..

그럴때마다,
긴 호흡을 쉬고 지금에만 충실하자는 다짐을 한답니다.. ㅋㅋ
누구나 그런가봐요.

정말 누구나 조급한 마음이 있나 봅니다. 특히 요즘같이 바쁜 세상에서는요.ㅎㅎ
말씀대로 호흡을 가다듬으면서 해야 할 거 같네요. 감사합니다!

모두가 그런느낌 인것같아요.
틈만나면 스팀잇 보고 있어요.
저도 매일 한나씩 포스팅 하다가 지금은 편하게
하고 있어요.
그래도 마음은 바쁘네요 ^^

스팀잇 하시는 분들 누구나 마찬가지인가 봐요.ㅎㅎ
저도 옐로캣님처럼 편하게 해야겠습니다.^^

쉬엄 쉬엄 하세요. 스팀잇 정말 시간과 에너지 소모가 많죠.^^

아직 피래미인 저도 시간을 많이 들이는데 정말 고래분들은 얼마나 시간이 많이 걸릴까 싶네요.ㅎㅎ
소통하는 재미로 하니까 할 수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말씀대로 쉬엄쉬엄 하려구요. 감사합니다~울곰님!^^

즐겁게 하셔야죠~
어차피 다 즐겁게 살기 위해 하는 것이니!! : )

너무 즐겁게 하다 보니 오히려 시간을 많이 뺏기게 돼서 좀 자제하려구요.ㅎㅎㅎ
좀 더 여유 있게 해야 할 거 같아요. 감사합니다~트리님!^^

ㅎㅎ 가끔 한번쯤은 놔주고 주변을 둘러보는 것도 정말 중요한거 같아요..^^

네. 천천히 여유 있게 하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ㅎㅎ 잘하시잖아요 코드님~^^

그러게요.. 천천히 가는 게 오래.. 그리고 멀리 갈 수도 있을듯요..
저 역시도 그래야 하는데.. 성격상.. ㅎㅎㅎ
좋은 하루되세요^^

우리는 빨리빨리 민족이잖아요.ㅎㅎㅎ
여유 있게 즐기면서 하다 보면 더 좋을 거 같아요.
mssy1004님도 좋은 하루 되세요!^^

풀보팅이벤트 2등 당첨 좋은하루되세요

좋은 이벤트 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