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날의 단상] 익숙한 그 집 앞

in #kr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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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생활동안 후배들과 1년반 살다가 서울로 올라와 혼자 산지 1년이 지났다.
그러자 슬슬 혼자 지내는 게 심심해졌다.

주변에 같이 살 사람이 없을까?

마침 '커뮤니티, 공동주거, 셰어하우스' 등에 한창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었던 때 였다. 그렇다면!

한번 직접 경험해보자!

그렇게 결정하고, 이전부터 알고 있던 셰어하우스를 검색했다.

나에게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과 한번 얼굴보고 같이 살기로 결정하는 건 매우 큰 도전이었다. 학교에서 기숙사를 살아보았다고 하지만, 그 곳은 학교라는 멤버십을 함께 가지고 있기에 함께 살기 시작하는 데에 있어서 그리 어려움이 없었다. 20~30년동안 전혀 다른 환경에서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왔던 이들었기에 맞지 않는 요소가 정말 많았다. 배려와 받아들임이 매우 필요했다.

현대 서울에 살고 있는 청년들이 한 곳에서 거주하는 기간은 얼마나 될까?
되게 6개월~2년주기로 이사를 다니는 것이 가장 많을 것이다. 월세 계약의 경우, 최대2년이 가장 많기 때문이다.
나 역시 6개월, 1년 단위로 이사를 다니고 있었다.
사람에게는 귀소본능과 비슷한 정착의 본능이 있는 것일까? 그렇게 이사를 다니는 것에 점점 더 지쳐만 갔다.
셰어하우스에서 충분히(?) 살았다고 생각했던 시점에 좋은 기회가 생겨 지금의 집으로 옮기게 되었다.
이제는 비교적 긴 기간동안 옮기지 않아도 될 거 같다.

최근 살았던 그 집으로 들어가는 골목을 지나게 되었다.
의도한 건 아니었는데, 이사 이후 처음으로 인근지역으로 가게 된 것이었다.
익숙한 그 집앞을 지나면서 함께 살았던 5명의 친구들이 머리를 스쳐갔다.
자주 연락하지는 않지만, 각자의 꿈을 향해 새로운 공간에서 살아가고 있는 그들을 응원한다.


  • '내가 살던 그 집' for 시청역의점심시간 9월호 기고
  • [원문] 하루 1글쓰기 #36 익숙한 그 집 앞 https://brunch.co.kr/@cloudocloud/8
    photo and essay by cloudocloud, 2015

위의 글을 쓴 시점이 2015년 하반기 지금음 2018년 상반기이다.
지금은 없어진 그 집 앞의 골목은 익선동이라 불리우는 오래된 집을 고쳐 만든 상업시설들로 가득찼다.
내가 지냈던 2014년에는 '식물' 카페와 찻집, 한복집이 몇 개 있었고 다 사람들이 살고 있는 집이었는데..
떠나고 난 뒤 1년이 지나 다시 가보고 또 1년이 지나 다시 가보니 그 때마다 달라져 있었다.
당시에는 워낙 골목이 어두웠던 터라 걸어가기만 해도 무서웠다.
최근 변화로 밝아졌다는 점에서는 개선이 되었지만, 상업시설들로 변하면서 부작용이 많아진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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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를 다녀야 한다는 것은 정말 스트레스 받는 일이죠. 가족이 아닌 누군가와 같이 산다는 것도요.

익선동도 연남동도 비교적 짧은 기간에 엄청난 변화를 맞았죠. 이것을 좋은 변화로 받아들여야 할지는 아직도 감이 오지 않는군요. ^^;

맞아요. 현재 주택임대차보호법에 의하면 2년 계약까지 법적으로 보호를 받을 수 있다고 해요. 그래서 전세가 2년 단위로 계약이 되는거 같아요. 혹시.. 연남동에 사시는건가요?ㅠㅠ 이러한 현상들을 좋은 변화로만 볼 수는 없겠죠. 실제로 삶의 터전에서 쫓겨나는 사례들도 있으니까요.

연남동에 살지는 않습니다만, 문제야 워낙 많이 다루어 졌으니까요.

제가 쉬어야 할 곳에 사람이 붐빈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 (게다가 취객...)

네..ㅠㅠ 평안하게 쉬어야할 공간을 잃게 되는건 .. 정말 상상하기 싫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