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이요"라는 말은 참 무서운 말입니다.
한국 사람들은 흔히 강조하고 싶을때 "지~~~인짜", "완전", "정말" 같은 수식어를 자주 붙이죠.
그 중에 함께 자주 쓰이는 말이 바로 "무조건"입니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2에서 이런 장면을 봤습니다.
스타로드 : 드랙스와 내가 내기를 했어. 니 더듬이가 드랙스는 먹이를 찾을때 쓰는거라고 했어. 그게 아니면 이 내기는 내가 이기는거야
이걸 공정한 내기로 바꾸려면,
스타로드 : 난 니 더듬이가 이런 용도인거 같아.
드랙스 : 그럼 난 이런 용도인것 같아.
이렇게 바뀌어야겠죠.
제 경우는 무조건이라고 하는 사람은 꼭 스크린샷을 찍어 둡니다.
그분은 50%가 아닌 100%에 베팅하신 겁니다.
그렇게 될거라는 것에.
상대를 골탕먹이기 아주 쉬운 방법이죠. 자기 무덤을 파준 것입니다.
이 무조건이라는 말이 사용되는 원리는 이렇습니다.
청자가 되는 상대에게 "알아서 판단해봐 본인의 몫이야"가 아니라
"날 믿고 질러"라는 뜻으로 전달 되게 되고, 이때 소셜캐피탈. 즉 화자의 신뢰도를 끌어다 쓰게 됩니다.
그 사람이 청자에게 그간의 행동, 대화를 통해 쌓인 신용도와 같은 지수나 마찬가지인데,
제법 신뢰도를 쌓은 사람이라면 그 단한번의 "무조건"에 현혹되어 개개인의 판단, 분석, 데이터를 무시하게 되죠.
만약 화자와 청자가 상호 잘 아는 사이이며, 무조건이란 이야기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사이라면 그나마 다행인데,
그렇지 못한 때, 피의자가 실종된 피해자가 양산되게 됩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사용하고 계신가요.
무조건이라는 말.
무척 무서운 말입니다. 조심해서 사용하세요.
제가 그런 사람이라.. ㅠ_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