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부러진 이야기

in #kr7 years ago

안녕하세요. 글 쓰는 공룡이 되고 싶은 싸이금입니다.

사실 오늘은 포스팅 할 게 없습니다. 하지만 어떻게든 포스팅 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무언가 씁니다. 창작의 고통은 오늘도 계속 됩니다.
요즘 창작의 고통을 마구 느끼고 계시는 @rt4u 님께 존경의 박수를 보냅니다.

그래서 오늘은 저번에 군대에서 손목이 부러졌던 에피소드를 이야기 했는데
사실... 저는 많이 부러진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시작합니다.
부러진 이야기. right now. 오른쪽 이제


에피소드 1

중학교 체육시간 때였다.

나이먹기 놀이를 했다.
포차 다 떼고 얘기하면 상대방의 기둥을 치면 나이를 먹는(강려크해지는) 게임이다.
그리고 나이 많은 사람이 적은 사람을 치게 되면 또 나이를 먹는다.
(이쯤 되면 할배가 되고 싶어요 게임이라고 해도...)

기둥은 철봉 두개로 정하고 게임을 시작했다.
나는 상대방의 기둥을 치려고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기둥을 지키던 상대방들이 모두 다른 곳으로 우르르 달려가는 것이 아닌가!
이때다 싶은 나는 친구에서 장동건과 유요성이 도망가는 것보다 더 빨리 뛰었다.
방구라도 끼어 가속도를 더하고 싶은 심정으로...
그런데 나의 시야에 딱봐도 나보다 나이 많은 상대방이 나타나고...
그래서 나는 다급한 마음에 철봉을 향해 오른손을 쭉~ 뻗고 점프를 했다.

...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아프진 않은데 손목이 덜렁거렸다.
양호실에 갔다. 양호쌤이 비명을 질렀다.
담임쌤이 차를 가지러 가셨다. 기다리는데 앞이 샛노래진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생각했다. '이게 죽음인가?'
죽진 않았는데 정형외과 슨생님은 난 아파 죽겠는데, 웃으며 내 손목을 돌려서 원위치 시켰다.
그 웃는 모습을 잊을 수 없다. 이런 사악한!


에피소드 2

이십대 초반 대학교를 다닐 때였다.
방학이다. 방학에는 나처럼 사지 멀쩡한 사람들은 알바라는 것을 한다.
하지만 구하기 귀찮아 낙하산을 탔다. 형이 다니는 에어컨 설비 보조(라고 쓰고 따까리라고 말한다.)를 하게 되었다.

나에게는 막중한 임무가 있었다.
설비 기사님들이 작업하는데 필요한 공구들을 구르마(네모난 판떼기에 바퀴 네개 달려 있는거)에 끌고
왔다갔다 하는 것이었다.

구르마질(?)에 익숙해지고 나서는 이제 구르마를 타고 타니는 것에 익숙해졌다.
소시쩍에 구르마 좀 타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씽씽카보다 안정감을 자랑하고 바퀴가 네개 달려있어서 마음만 먹으면 드리프트도 가능하다.

그렇게 에어컨 설비에 비상한 재능을 드러내던 그 때...
하루는 저 멀리서 설비 기사님이 날 부르는 것이 아닌가?

기사님이 부르시면 빨리 달려가야지! 무조건, 무조건 달려갈거야~ 짜짜라 짜라짜라 짠짠짠.. 읭?
시간 낭비를 줄이기 위해 구르마에 탑승하여 발을 구르며 전속력으로 달렸다.

텅...

??? 머지...?
아나 이런... 아래에 턱이 있었다...
그 순간 나는 하늘을 향해 날았다.

하늘이 이렇게 가까이에 있었나? 하늘아... 난 너와 가까워 지고 싶...
은 잠시였고, 떨어진다...

나는 합기도 3개월의 경력자이기 때문에 고양이 낙법을 하고 싶었지만,
현실은 그냥 오른손으로 바닥을 짚고 데굴데굴 굴렀다.

부러졌다...
나의 알바는 끝났다...


에피소드 3

나는 장성했고(?), 게임을 만드는 회사에서 개발자로 일하게 되었다.
그 당시 우리는 운동에 빠져 있었다.

회사 개발이사님은 예전에 미식축구 경험이 있으신 분이었는데,
언젠가부터 미식축구공, 축구공, 야구공/글러브, 배드민턴 을 가지고 오셔서
우리는 밥먹고 옆에 있는 공원에 나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며 놀았다.

강제로 운동에 재미를 느끼고 있을 그 때...
어느 날 개발팀장님이 제안을 하는 것이었다.

"오늘은 점심 먹고 농구를 하자!"

팀장님은 매주마다 농구를 꾸준히 하고 계신 분이었다. 농구를 좋아하고 사랑하신다.
어릴 때 농구 좀 해 본 나로써는(리바운드만...)

'훗... 그까이 농구 리바운드를 지배하는 자가 게임을 지배하는 거 아닌가?'

라고 생각하며 농구장에 갔는데...

아니었다. 십년동안 차곡차곡 쌓아둔 니코틴의 영향이었을까?
땀은 겁나 흘리는데, 뛸 힘이 나질 않았다.
그래도 다들 똑같은 처지라서(ㅋㅋㅋㅋㅋ) 게임은 어케어케 균형이 맞고 있었다.

게임이 거의 끝나갈 즈음 사람들은 게임에 몰입해서 짐승처럼 움직이고 있었고,
누군가가 슛을 쏘았다.
하늘만 쳐다보다가 공이 튕겨나오는 그 순간, 나는 강백호처럼 뛰어 올랐다!
그리고 리바운드를 하고 떨어지는 순간 다른 개발자의 발을 밟았다.

...

응??? 아프다...

...

응??? 식은땀이 난다...
병원에 가니...
부러졌다...

당시 우리집은 아이유도 피해간다는 삼단 고개를 넘어야 했는데...
아침 저녁으로 삼단 비명을 지르며, 땀을 비오듯 흘리며 출퇴근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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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든 포스팅 멋지십니다 전.... 오늘 쉽니다.... ㅎㅎㅎ^^

하루에 하나라도 포스팅하는게 쉽지 않네요. ^^

안녕하세요 오늘은 부러진 싸이금님이 되신 건가요??
정말 위험한 에피소드가 많네요..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의도치 않게 많이 부러졌었네요. 나이가 들어가며 위험한 일을 안하게 되니 이제 다치는 일이 거의 없네요. ㅋ

네.. 맞습니다. 나이들어서 다치면 회복하는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리잖아요~~
몸 조심하시고, 즐거운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안녕하세요.
kr-daily 활성화 ,소통 활성화를 진행하고있는 @hyesung 입니다.
편한글도 보상받자 라는 컨텐츠 진행중이니 한번 방문해주세요.
https://steemit.com/@hyesung

헐... 저 정형외과에서 응급실 환자 팔 맞춰주는 거 도와준 적이 있습니다. ㅋㅋㅋㅋ 담당 의사 선생님이 기운이 없으셨는지 저를 불러서 자기가 알려주는 방형으로 땡기라고 하더라구요.
싸이금님 글을 읽고나니 환자 겨드랑이에 발을 대고 온 힘을 다해 땡겼던 기억이 생각나네요. ㅎㅎ; (의사 선생님 주도하에... )

음... 신기한 경험을 하셨군요.
맞춰지는 사람이나 맞추는 사람이나 기분이 서로 안 좋을 거 같아요 ㅋㅋㅋ

맞습니다. ㅎㅎ
하나는, 이걸 내가 같이 땡겨도 되는 건가? 하는 생각에...
둘에는, 한 번에 끝내야 환자가 덜 아프겠지.. 하는 부담감에...
ㅋㅋㅋ
지금 생각해도 위태롭네요. ㅎㅎㅎ

참고로 저를 포함해서 몇몇 분이 싸이금님 주머니와 가방?을 궁금해하고 있습니다.
어서 열어주시지요...... :D
https://steemit.com/trending/whatsinmypocket

헉..; 주머니... 이제야 봤네요. 이제부터 심기일전하여 포스팅 해야겠습니다. ㅋ

생각만 해도 모두 아찔한 순간이군요 지나고 나니 추억일순 있어도 당시엔 얼마나 아팠을까요? 에피소드로 오늘 포스팅 하신거 잘했네요 ㅎ

@allpass 님 말처럼 지나고 나니 추억이 되었네요. ㅋ 경험이 있기에 사람은 더욱 단단해 지는것 같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

리바운드 후 안전착지가 안정농구의 관건~ 왜 발목 삐나 경험해보니 이해가 가는~
또 저 같이 키작은(?) 사람은 키큰사람들이 휘저어대는 팔에 머리나 목울대를 가격 당하기도하지요.
그리고 농구골대 근처서 기다리다가 패스해주는 공을...손이 아닌 머리로 받아보면 아~농구공이 무겁구나..라는 걸 느끼죠~
몸조심하세요~

ㅋㅋㅋ 농구 경험이 많으시군뇽. ㅋ 운동은 위험합니다.

스피드도 있고 힘도 있고...건장한 남자들 사이에 껴서 힘들었네요..골 한두번 들어가니 열심히 막더라구요~;;;;;

이글도 백일장에 출품해야 될것 같은데요?ㅎㅎㅎ

ㅎㅎㅎ 에피소드가 좀 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