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 일어났다.
아침이라고 부르기 뭐해 붙인 첫끼라는 이름의 식사를 차려 느릿한 젓가락질을 한다.
어머니는 어디 나가셨나보다.
어머니가 돌아오기 전에 일어나서 다행이다.
깨어나지 않은 느린 머리로 겨우 식탁을 정돈하고 방에 돌아간다.
아아 뭘 해야 하나.
딱히 할 일 없이 다시 방에 누워 핸드폰을 바라본다.
이미 오후 3시를 넘어가는 시간. 핸드폰 몇 시간을 보다가 다시 바라본 시계는 6시.
안되겠다는 마음에 몸을 일으켜 보지만 꽃 없는 들판을 헤매이는 벌처럼 그저 방 한 번 멤돌다 다시 핸드폰만 바라본다.
어머니가 돌아왔다.
방 문을 열어보고 한 숨 푸욱 쉬고 돌아나가신다. 어머니는 아무 말 없이 밥을 차리고 나는 괜한 마음에 이불까지 덥고 몸을 수그린다.
밥 먹어라. 배 안고파요. 그래.
어머니는 혼자 조용한 수저질 몇 번 후 조용히 방에 들어가신다. 그럼 나는 밥이 식을 때쯤 나와 수저를 든다.
그리고 이내 달그락 달그락 설거지를 하고 다시 방에 온다.
언제 부터 일까.
그 한없이 반갑던 어머니의 발소리를 못 들은 척했던 게.
언제 부터 일까.
괜시리 어머니의 따뜻한 밥상을 거부했던 게.
언제 부터 일까.
어머니의 한숨, 잔소리, 그저 바라보는 것 조차 무서워하게 된 게.
나도 안다.
나의 모자람에 이렇게 되었다는 것을.
못난 자식이 만들어낸 휑한 집 안 풍경이라는 것을.
내가 잘해야 하는 데 후회하면서도 달라지기 힘든 하루라는 것을.
이내 모자란 내 탓을 하며
이내 한 것 없이 지나가버린 하루를 후회하며
이내 또 다시 반복 될 내일을 두려워하며
나는 잠들지 못한다.
그 누가 알아줄까 밤늦게까지 잠 들 수 없는 이 젊은이의 고뇌를.
이내 늦어진 아침을.
우리 주위의 이야기, 어쩌면 나의 이야기를 담아 글을 써봤습니다.
취준생, 공시생 등등 우리가 무언가를 준비하는 시간은 때로 무의미해질까봐 불안하고 힘들고 우울감이 덮칠 때가 많습니다 .
하지만, 원래 해뜨기 전이 가장 어둡다는 말이 있습니다.
힘내요:)
어쩌면 저의 이야기.
함께 겪고있는 우리의 이야기 힘내요 우리:)
저의 이야기이기도 하네요... 먹먹해집니다 ㅠ
앞으로 자주 뵈어요
자주 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