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나는 "옳다, 그르다, 좋다, 나쁘다"는 표현보다는" 적합하다 부적합하다. 적절하다 부적절하다"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세상에 대해 나의 해석의 틀에 비추어 판단의 감옥에 가두어 다른 가능성을 보지 못할까 하는 두려움때문이다.
오늘 아침 책을 읽다가 "우물을 파도 한 우물을 파야한다"는 표현을 보는 순간, 내 안에서 '그것도 우물 나름이지'라는 말이 툭 튀어올라왔다.
이럴 때, 나는 책을 덮고 잠시 눈을 감고 '그것도 우물나름이지'하는 화두를 잡고 통찰명상을 한다.
열심히 우물을 파고 있는 젊은 남자의 모습이 보인다.
땀을 뻘뻘흘리면서 정말 열심히 우물을 파는 모습이 안스러울 정도이다.
점점 카메라 줌이 뒤로 뒤로 물러가면서 그가 파고 있는 그 지역은 지하로 아주 아주 깊에 내려가야만 수맥이 흐르는 모습으로 보인다. 그가 가지고 있는 그 도구로는 도저히 그 수맥에 다다를 수 없을 정도의 깊이에 존재하고 있었다.
오히려 조금 옆부분을 파야만 수맥을 발견하여 우물이 될 수 있는데 말이다.
"우물을 파도 한 우물을 파야한다"는 말 앞에는 수맥이 그리 깊지 않은 곳에 있을 때란 가정이 붙어야만 그 말은 그 순간에 적합한 표현이 되는 것이다.
내 앞에 펼쳐진 화두 명상 스토리가 끝날 즈음 나는 내 삶에 대해 다시 객관화시켜 바라보았다.
"지금 내가 파고있는 우물은 내가 가지고 있는 능력과 여건이란 도구로 도달할 수 있는 그런 깊이에 존재하는 우물인가? "
저는 옳다 그르다는 표현보다는 좋다 싫다를 많이 사용합니다. 제 선호에 의한 차이는 있어도 그것이 옳고 그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서요. 적합하다 혹은 적절하다와 같은 단어도 생각해볼 문제인듯 합니다.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