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이 끝나고 뒤풀이로 회식을 하는데, 갑자기 한 친구가 나에게 질문을 던졌다.
A : "너는 스스로 기억력이 좋다고 생각해? "
나 :"아니 평범하다고 생각하는데?"
A : 내가 듣기론 학교 다닐 때 " 게임하는 친구, 공부만 하는 친구, 놀면서 공부하는 친구" 가 있었는데 너는 게임하는 친구였으면서 다른 친구들을 앞도했다고 들었는데?
A의 친구에게 나는 게임하는 친구처럼 보였을까? ㅋㅋㅋ 뭐 내가 게임을 즐겨하긴 했지만, 내가 하는 게임은 와우나 스타 같은 게임이 아닌 크아였었는데 ㅋㅋㅋㅋㅋ
어려서부터 나에겐 학교 수업에 대한 철학이 하나 있다.
학교 공부는 가능한 최소한으로 하고 그 외의 시간에는 철처히 나만의 시간을 가지자. 복습과 암기가 아무리 중요하다고 하더라도 오히려 잘못된 방식으로 공부를 하면 헷갈리기만 한다고 믿었다. 학교 공부는 수업시간에 집중해서 8할을 끝내고 쉬는 시간에 복습 및 예습, 그 외의 자습시간이나 기타 시간에는 철저히 다른 공부를 했다. 그 공부들은 주로 교과 외, 내가 흥미를 가지고 있던 전문도서를 읽었다.
그 중 나는 특별히 수학을 좋아했기에, 중,고등학교 때에는 도서관에 있는 미적분학, 미분방정식, 공업수학 책들을 모조리 빌려다가 읽고 독파하려고 애썼다. 이 당시 내게 수학이란 미적분이 다였다.
대학교에 와서도 나는 비슷한 공부 방식을 추구했다. 사실 대학교 1학년 내용[특히 1학기]은 고등학교와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선이수로 몇가지 수업을 땡겨 고학년 내용을 듣긴 했지만, 나는 항상 비슷한 전략을 써왔다. [나는 무식하게 2과목 이상의 복수전공을 많이 하려는 계획을 세워 남들보다 30-40학점 수업을 더 들었다. 청강까지 포함하면... 이렇게 많은 수업을 들었기에 무조건 수업시간에 집중해 이해하고 넘어가려고 노력했다. ]
특히 1학년부터 연구실 인턴 생활을 시작했고, 여러가지 복수 전공, 조기졸업, 학석사, 혹시 모를 유학이나 등등을 생각하며 남들보다 한학기에 2-3과목을 더 듣고 관련 시험 공부를 생각하고 있던 나로써는, 공부할 것들이 너무나 많았다. 그렇다고 또 노는 것을 포기하는 것도 싫었다.
이렇게 욕심쟁이었기에, 연구실 생활도[연구실도 두개를 동시에 했었다. ] 수업도, 학점도[학점이 떨어지면 장학금이 짤리고..] 포기할 수 가 없었고, 이런 나의 수업 공부 철학은 더 확고해졌다.
수업은 가능하면 수업 시간에 끝내고, 나머지는 두 연구실의 연구 관련 공부와 내가 그 당시 하고 싶었던 과목 공부를 주로 하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기숙사에 오면 침대에 누워서 미드나 만화를 보거나 크아를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종종 시간 투자가 많이 필요한 수학관련 과목은[특히나 해석학이 그렇다.] 이런 전략[수업시간에 몰빵하는 전략]이 조금 힘들지만, 대부분의 과목들은 이런 전략이 먹혔다. [심지어 땡겨들은 몇몇 대학원 수업도 이 전략이 먹혔다. 아마 그 분야의 특수성 때문이지 아닐까 싶다.]
관련 내용이 너무 어렵다 싶으면 나는 바로 도서관에 가서 그 분야의 대중과학서를 빌려 읽었다. 어짜피 이해하지 못하고 암기하면 금방 잊어먹게 된다. 하지만 한번 이해하고 그 분야의 중요성을 알게되면 그 지식은 오래간다. 그래서인지 대학교 때 이렇게 배웠던 내용들은 지금도 상당부분 기억하고 있다.
물론 이런 전략의 가장 큰 가정은 내가 수업 내용을 잘 따라가고 있다는 것이다. [수업도 단계가 있다. 지금 내 수준보다 몇단계 높은 과목을 들으며 이런 식으로 공부하려면 매우 많은 시간을 써야한다. ] 이것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이 전략은 사실상 무용지물이다.
발표 수업으로 이루어진 한 교양 과목에서는 이 전략이 먹히지 않았고, 실습이 주가 됬던 컴퓨터 전공 수업도 이 전략이 제대로 먹히지 않았으며, 각종 화학, 생물 실험 수업도 이 전략이 먹히지 않았다. [그래도 화학이나 생물 과목 실험의 경우, 연구실 인턴 생활을 통해 미리 실험 장비를 익혔기에 비교적 수월하게 넘어갔다.]
또한 내가 어떻게 해도 흥미가 생기지 않았던 통계학 과목도 [모든 시험을 컴퓨터로, 계산기와 엑셀을 이용해서 봤는데, 단순 공식 암기와 상황별 적용을 요했던 과목이어서 나의 흥미를 잃었다.] 이 전략이 먹히지 않았었다....
이 전략의 최대 장점은, 배운 내용이 매우 오래 간다는 것이다. 동기부여와 수업시간의 이해를 통해 내 것으로 습득했으니 보다 한결 자연스럽게 응용가능하다는 점이다.
오랜만에 이 전략을 금융(?), 금융 수학(?), 퀀트에도 써 먹고 싶은데 ㅋㅋㅋ 이제는 학생이 아니라 제공되는 수업이 없다. 또 만약 있다고 해도 내 배경지식에 적절한 수업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투자 관련 유투브가 매우 많긴 하던데, 내가 원하는 방향성, 내 성향과 맞는, 또 지금 내 수준에 적절한 강좌를 찾기가 힘들다. 결국 일단 대중서를 통해 일반적인 흐름을 이해하는 방법이 최선인 것일까?
머리가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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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패드님, 더욱 친하게 지내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