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한자 ‘구식’, ‘양식’, ‘낙제’

in #kr7 years ago

舊 式
*옛 구(臼-18획, 5급)
*법 식(弋-6획, 6급)

‘케케묵어 시대에 뒤떨어짐’, 또는 그런 것을 일러 ‘구식’이라고 하는 까닭은 ‘舊式’이란 한자어의 속뜻을 알아야...

舊자의 萑(추)는 머리에 벼슬이 달린 새를 뜻하는 의미요소이고, 臼(절구 구)는 발음요소다. 발음요소가 부수로 지정된 예외적인 글자다. 본뜻은 ‘(수리)부엉이’(a horned owl)인데, 그 새는 오래 살았기 때문인지 ‘오래’(for long) ‘옛날’(for a long time) 등으로도 확대 사용됐다.

式자는 ‘본보기’(an example; a model)란 뜻을 위해서 고안된 것이다. ‘곱자 공’(工)이 의미요소로 쓰였다. 자로 잰 듯이 반듯반듯해야 본보기가 될 수 있는가 보다. 弋(주살 익)은 발음요소다. 발음요소가 부수로 지정된 특수한 예에 속한다. ‘꼴’(a style) ‘의식’(a ceremony) 등으로도 쓰인다.

舊式(구:식)은 ‘예전[舊]의 방식(方式)이나 형식’이 속뜻이다. 실력과 세력 가운데 무엇을 보고 사람을 쓰느냐 그것이 문제다. 옛 선현 왈,
“옛날에는 사람을 등용함에 있어서 그의 세력을 보고 선택하지 않았다.”
(古之用人, 無擇於勢 - 蘇洵).

良 識
*어질 량(艮-7획, 5급)
*알 식(言-19획, 5급)

‘아무 데나 침을 뱉는 것은 양식 있는 행동이 아니다’의 ‘양식’이 먹는 것과 무관함을 알자면 ‘良識’이라 써서 하나하나 차근차근 야금야금 뜯어봐야...

良자는 갑골문에 등장되어 3천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것이나, 자형의 유래에 대한 정설은 없다. ‘어질다’(gentle) ‘착하다’(good-natured) ‘훌륭하다’(good)는 의미로 쓰인다.

識자는 ‘알다’(know)는 뜻을 위해서 고안된 것이니, ‘말씀 언’(言)이 의미요소로 쓰였고, 戠(진흙 시)는 발음요소였다고 한다. ‘깨닫다’(perceive) ‘분별하다’(discriminate) 등으로 쓰인다. ‘기록하다’(write down) ‘표시’(a mark)라는 뜻으로도 쓰이는데, 이 경우에는 [지]로 읽는다.

良識은 ‘훌륭한[良] 식견(識見)이나 건전한 판단력’을 이른다. 영어(외국어)든 모국어든 말만 잘 한다고 다는 아니다. 일찍이 장자가 갈파한 명언을 잘 곱새겨보자.
“잘 짖는다고 훌륭한 개라고 할 수 없고,
말을 잘 한다고 훌륭한 인재라고 할 수 없다.”
(狗不以善吠爲良, 人不以善言爲賢 - 莊子).

落 第
*떨어질 락(艸-13획, 5급)
*차례 제(竹-11획, 6급)

‘일정한 기준에 미치지 못함’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인 ‘낙제’는 ‘落第’의 속뜻을 알면 이해가 잘되고 기억도 잘되기에...

落자는 ‘풀잎이나 나뭇잎이 시들어 떨어지는 것’(withering)을 나타내기 위하여 만들어진 글자이기에, ‘풀 초’(艸=艹)가 의미요소로 쓰였고, 洛(강이름 락)은 발음요소다. 후에 ‘떨어지다’(fall) ‘흩어지다’(scatter) ‘몰락하다’(be ruined) ‘찍다’(imprint) 등으로도 확대 사용됐다.

第자의 본자인 弟는 ‘차례’(order)란 뜻을 위하여 만든 것인데, ‘아우’(younger brother)란 뜻으로 더 많이 쓰이자, ‘차례’(order)는 第자를 만들어 나타냈다. ‘큰 집’(a grand house) ‘순서’(order) ‘등급’(a rank)을 뜻하기도 한다.

落第는 ‘과거시험의 일정한 등급[第]에서 떨어짐[落]’이 속뜻이다. 친구는 많고 적음이 문제가 아니다. 먼저 자기 처지를 잘 관리해야 한다. 명나라 때 한 소설가의 하소연을 들어보자.
“술상 앞에 모였던 천 명의 형제들,
곤경에 처하니 하나도 안 보이네!”
酒肉弟兄千個有,
落難之中無一個 - 馮夢龍.
【添言】
‘한글 번역’이 말이 안 됨은,
‘알파벳 번역’이 非文인 것과 같다.
‘국문 번역’, ‘영문 번역’ 또는
‘한국어 번역’, ‘영어 번역’ 이라 해야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