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의 새로운 업무평가 시스템 “Forte” 소개 및 경험담

in #kr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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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은 올해 Forte 라는 새로운 업무평가 시스템을 도입 했습니다. 아마존에서 오랫동안 일한 동료들에게 물어보니, 작년에도 새로운 업무평가 시스템을 도입했으나 만족스럽지 못하여 또다시 새로운 업무평가 시스템을 개발한 것이라고 합니다. 직원 수가 50만명이나 되는 거대한 기업이 업무평가 방식과 기준을 이렇게 자주 그리고 과감하게 바꾸는것이 상당히 놀랍습니다.

아마존의 업무평가 시스템은 Forte는 “개개인의 장점을 찾아내어 개발한다”는 명확한 모토를 가지고 있습니다. 기존의 업무평가 시스템은 개개인의 장점과 단점을 모두 찾아내고 평가를 하는 방식인데 반하여, Forte는 장점을 찾는데 중점을 둡니다. 그래서인지 가장 먼저 묻는 질문은 이것입니다.

“당신의 수퍼파워는 무엇입니까?”

그리고 그와 관련된 여러가지 질문들을 합니다.

“무슨일을 할때 가장 행복합니까?”
“어떤 일을 할때 당신의 수퍼파워가 가장 힘을 발휘하나요?”
“본인은 Amazon 리더십 원칙중 어떤부분에 특히 강점이 있나요?”
“어떤부분을 더 개발하고싶고 도움을 받고싶나요?”

그리고, 나에게 피드백을 요구한 동료들을 위하여 다음과 같은 질문들에 대답을 해줘야 합니다.

“XX의 수퍼파워는 뭐라고 생각합니까?”
“XX는 Amazon 리더십 원칙중 어떤부분에 강점을 가지고 있습니까?”
“XX가 개선했으면 하는 점이 있습니까?”

장점을 찾는데 중점을 둔다고는 하지만, 개선했으면 하는 사항에 대해서도 optional 하게 입력할 수 있습니다. 업무평가이기때문에 분명 constructive comment 도 필요하긴 하지만, “장점을 찾아낸다”는 메인 모토를 약간 퇴색시키는 부분도 없지 않아 있는 것 같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건설적인 조언이 더 소중하지만 말이죠.

이 "Forte" 시스템을 통한 보름동안의 업무 평가 기간이 끝나고, 오늘 매니져와 결과 리뷰를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5개월만에 시작된 업무평가인데다가, 그동안 설계과정이나 개발과정에서 여러가지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인것 같아서 걱정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동료들이 매우 좋은 평가를 해주어서 기분이 좋았고, 건설적인 코멘트들도 정말 진심어린 내용들이라서 상당히 고마웠습니다. 좋은 평가들은 이곳에 적기에는 민망하니 생략합니다. 대신 건설적인 코멘트들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

제가 동료들로부터 받은 건설적인 평가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개발과 설계 과정에서 너무 전체적인 것들을 아우르려고 하다보니 집중도가 떨어짐
  • 비 개발자 집단과 프로젝트 미팅을 할때 적극성과 자신감이 부족함
  • 설계시 한꺼번에 많은것을 고려하다보니 개발 착수까지 오래걸림. 일단 할수있는 것부터 시도하는 과감성이 필요.
  • 프리젠테이션과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향상해야 할 필요가 있음

수긍하는 면도 있고, 일부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면도 있습니다만, 아마존에서 6개월 정도 일해보니 무슨 의미인지 이해가 됩니다. 제가 그동안 일했던 회사들과는 다르게, 아마존은 working backward 라는 방식의 프로젝트 진행 방식을 선호합니다. Working backward는, 품질을 일부 포기하더라도 우선 고객에게 보여줄 수 있는 결과를 먼저 도출하고, 이에 기반하여 고객의 피드백을 받아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방식입니다. 이 개념은 Amazon 리더십 원칙에도 있습니다. Bias for Action과 Deliver Result 라는 원칙이죠. 그래서 모든 예외사항을 고려한 안전한 결과물을 내놓는것에 초점을 맞춘 저의 방식은 아마존에서는 기피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두 방식 모두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회사가 높게 평가하는 방식으로 제가 맞춰야겠지요.

비개발자들 (customers, stakeholders, managers) 과의 미팅에서 자신감이 부족한것도 그간 인지하고 있던 사항이고, 항상 고치고싶던 부분이었습니다. 기술적인 울타리를 벗어나면 왠지 작아진것만 같은 기분이 드는것도 있고, 비 개발자들이 사용하는 용어들과 컨텍스트 그리고 생각하는 방식이 상당히 다르다보니, 안그래도 부족한 영어가 더 부족하게 느껴지는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딱히 힘들여서 노력하지 않아도 당장 별 탈은 없으니 그냥 꾸역꾸역 넘어가던 제 모습이 기억 납니다. 이제부터 조금 더 적극적으로 나서봐야겠습니다.

프리젠테이션과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저도 항상 답답해 하던 부분이라서, 이번에 커멘트 받은게 참 고맙습니다. 본인의 단점을 스스로가 인지를 하고 있다 하더라도, 어떤 계기가 없으면 보완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런 솔직한 코멘트들이 수년 후에 저에게 더 좋은 기회를 줄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아마존의 독특한 업무평가 시스템 "Forte". 회사를 운영하고 계신다면 한번 도입해 보는것도 의미있는 경험이 될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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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조만간 아마존에서 인턴으로 일한 경험 쓰려고 계획중입니다. asbear님 글 보면서 새삼 다시 아마존에 대해 놀라고 배우고 있습니다. 너무 멋지세요~

좋은 평가.. 민망해도 적어주시지^^
건설적이 코멘트에서 asbear님의 조심성이 느껴지네요.

좀더 기술에 욕심을 내는 분들의 공통점인 듯합니다. 영어는 원래 우리의 모국어가 아니므로 자주 접하지 못하는 단어들은 못 알아듣는게 당연한 것 아닐까요? 저는 영국남자 (유튜브)를 듣고 어색함을 한국 음식이야기로 풀어갑니다, 누구나 먹는 거에는 공통관심이 존재하더군요. ㅎ. 잘 보고갑니다. 장점을 살리는 성과평가라? 부럽기만 합니다.

세계적인 기업이라.. 내부 소통방식도 역시 남다르군요~ ^^

좋은 평가는 갠톡 열면 알려주시나요?

한국 이커머스에서는 업무 평가가 매출로 평가 받지 않나 싶은데요
역시 아마존은 틀리군요~

직장 동료에게 평가를 받는 시스템이라니 상당하군요 +_+

forte., 장점만을 찾아낸다, 그러한 인사평가 방식이 한국에서는 아직 너무 요원하지 않을까요?

working backward. 대기업으로서 선택하기 힘든 스타트업과 같은 생각 같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bramd님 안녕하세요. 저는 <한겨레21> 변지민 기자라고 합니다. 스팀잇의 주요 고래 중 한국 사용자들에 대한 기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실례가 안 된다면 어떻게 스팀잇에 글을 쓰게 되셨는지 계기와, 주요 고래가 될 수 있었던 노하우를 여쭙고 싶습니다. 바쁘시겠지만 dr@hani.co.kr 로 연락 한번만 주실 수 있을까요? 감사합니다.

외국계 회사는 직원들이 서로를 평가하는 시스템이 있기도 하던데 유사하군요... 우리나라는 우선 매출, 이익 위주의 평가에 대한 인식이 바껴야 할것 같습니다.

빠른 출시를 선호하는 요즘 트랜드를 반영하는군요. 피드백받고 빨리 고치고. 가볍게 가는게 아무래도 좋죠. 즐거운 회사생활되시길.

상대방이 바라보는 나의 건설적인 평가를 잘 받아들이고 발전하면 정말 어느 회사나 의미있는 발전이 있을것같네요~!! ㅎㅎ

저런 솔직한 리뷰, 저도 한 번 받아보고 싶네요.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입장에서 정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홍보해

@asbear님 안녕하세요. 개부장 입니다. @joeuhw님이 이 글을 너무 좋아하셔서, 저에게 홍보를 부탁 하셨습니다. 이 글은 @krguidedog에 의하여 리스팀 되었으며, 가이드독 서포터들로부터 보팅을 받으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글로벌 기업의 업무평가 시스템에 관해 이렇게 직접 들을 수 있다니... 영광입니다. 팔로우하고 갑니다.

Working backward를.. 아마존 같은 대기업에서도 하는군요..!!
일단 고객에게 보여줄걸 만들라니..!! 다른 예외사항은 나중에 처리하고 보완하라니!!!
너무 제스타일임... ㅋㅋㅋ 얼른 결과물이 보고 싶어서 안달이 나다보면 좀 그렇게 되는것 같아요~ ㅎㅎ
아... 얼른 게임만들어야 겠어요~~ ㅋㅋㅋ

멋진 시스템이네요

우리나라에서 저거 적용했다간
직원간 불화로 회사분위기 박살나겠어요 ㅠㅠ

왜 아마존이 그렇게 큰 회사가 되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네요.

브런치 어느 작가님의 페이스북의 조직관리 시스템에 관련한 글을 재상기 시켜주는 인상깊은 글을 써주셨네요. 역시 앞서나가는 기업들은 우수한 조직 시스템을 가지고 올바른 조직문화를 만들어나가는데 상당히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듯 합니다... 예비 사회인으로서 어떤 회사가 좋은 회사인지 탐색을 많이하고 있는데, 아마존 같은 조직관리 시스템이 갖춰져있는 회사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흥미로운 글 잘 읽고 갑니다. 앞으로 자주 뵈요.

업무평가는 언제나 어려운 일이죠. 그나저나 매우 흥미로운 내용이네요. 저희 회사도 사람이 좀 더 많아지면 고민해 봐야겠습니다. ^^;

이안님ㅋㅋㅋㅋ 스티밋 접으시면 안됩니다!!!!ㅋㅋㅋㅋ

Being agile이군요(...

기업의 업무 평가 시스템은 그야말로 그 기업의 성패를 좌지우지 히기도 하죠. 아마존은 참 매력적인 기업임은 틀림 없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멋지십니다. 종종 아마존에서의 경험담 공유해주세요^^
글로벌 대기업의 시스템 어떤점이 다른지 궁금하고 부럽습니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따라갈 수 없는...

저는 정말 잘 된 업무평가 시스템을 만나보지 못 한거 같아요. ㅠㅠ Forte 는 좀 새롭네요. 저는 프러덕쪽이라 일단 minimum viable product (MVP)를 먼저 내어 놓고 유저의 반응을 살피며 단계를 발전 시켜 나가요. 아니다 싶으면 바로 닾어야 하죠. ㅠㅠ 물론 그 전에 계획은 세워져야 하고요. 저는 큰 그림을 보는 사람이라 프러덕을 작게 자르지를 못해서 말아먹은 것도 있어요 ㅠㅠ 여전히 어려워요 ㅠㅠ
나머지는 저도 늘 갖고 있는 것들 ㅠㅠ 전 또 사차원이라 ㅠㅠ 조직생활에 적응도 못하는 문제를 달고 살아요. ㅠㅠ 그래서 아마존 같은 큰 회사에는 갈 수도 없어요 ㅎㅎ 작은 곳도 조금이라도 조직화되면 정말 힘들어해요 ㅠㅠ 에고 ㅠㅠ 베어님 위로할 글에 제가 제 하소연을 했네요. ㅠㅠ 죄송해요. ㅠㅠ
지난 한해도 고생 하셨습니다. 앞으로 더 잘 하실 거예요. 올 한해도 더 발전되시는 한 해 되세요. :)
흔들리는 차 안이라 오타가 많아요. ㅠㅠ

평가방식을 사용해볼 기회는 없지만 @asbear 님의 열정적인 모습을 뵈니 그냥 좀더 열심이 살아야겠단 생각이 드네요 웬지 말이죠 ㅎ
건강에 유의하시며 건승하는 나날 되십시요 자주 뵙지 못해 죄송합니다

저는 아마존 평가 시스템Forte이 아주 마음에 듭니다.

사실 단점이라는 것도 때에 따라, 적용하기에 따라 장점으로 바뀌는 걸
경험하거든요.

장점을 잘 살려가다 보면 점점 더 많은 장점이 나오고
단점은 점점 사라지는....

좋은 보기를 알려주어 고맙습니다

평가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지만 동료 직원들이 나에 대한 상세한 피드백을 제공한다는 것이 나에겐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겠네요.
대신 업무에 대한 실적이 낮고 소심한 사람은 충격이 클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
좋은 아침입니다 ~^^

역시 아마존은 다르군요. 세계적인 기업인만큼 업무평가 방식도 틀린 것 같아요.
한국의 기업은 거의 영업실적의 결과로 직원을 평가하는 것 같은데 이곳은 장단점을 동료들이 서로 평가해주네요.
자신의 장단점을 다른이의 시선에서 파악하면 내가 알지 못했던 업무 개선에 대해 더 생각할 수 있어서 좋을 것 같습니다.

애즈곰님의 꼼꼼한 성격덕분에, 지금의 가이드독이 있군요. 스팀잇 예비증인이신데 자신감 가지셔도 될것 같습니다. 너의 슈퍼파워는 무엇인가? " 나는 스팀잇 예비증인이다"

아마존에 대해서 많이 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건 몰랐네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저는 IT 와는 무관한 회사에 다님에도 나란히 근무하던 친구 둘이 아마존으로 가고 나니 왠지 아마존이 예전보다 훨씬 더 가깝게 느껴지곤 합니다. 덕분에 Forte 라는 시스템을 배우고 가네요.

아마존이 최고의 기업 중 하나로 자리하는 이유가 다 여기 있었군요. 값진 경험을 공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함께 아마존 직원이 잠깐 되 본 느낌이에요.
대기업이지만 굉장히 효율적으로 업무수행을 하네요. 사실 평소에 아마존 너무 커지는거 같아 좀 안사려고 자제했거든요. 홀푸드 인수하면서 그 안에서 인터넷안되게 일부러 해놓을거라는 기사도 있었고(가격비교 못하게), 또 아마존 affiliate 인가 거기서 직접 물건올땐, 패키지와 안의내용이 전혀 무관하게 포장되어서 물건이 다 찢어져서 오고...ㅜ ㅜ
asbear 님이 아마존직원이라고 하니 여기다 서비스컴플레인을 하게 됐네요 ㅎㅎ

글을 읽다보니,,,
저번에 제가 스팀잇이 너무 user friendly 하지 않다고, 스티브잡스가 넘 그립다고 했더니 어떤분이 답변하시길,,,
그랬다면 우리는 아직까지도 스팀잇 출시를 기다리고 있었을거라고....
ㅎㅎㅎ 그래서 동의하게 되더라고요.

글 재밌게 읽고 갑니다.

오~ 이런것도 있군요

이렇게 소중한 경험담 공유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내일부터 working backward 실행 해봐야겠네요. (:

꾸준하게 글쓰고 계셨군요^^
그 동안 일도 많았고 탱고 시작한지도 1년이 되어 2월말에 탱고발표회 준비한다고 바쁘게 보냈답니다.
이제는 바쁜 일 다 지나 다시 스팀잇 복귀를 시작하려 합니다^^
아직은 안들여다보던 습관이 배어서인지 접속 시도조차 잘 안되더군요ㅎㅎ
복귀글로 포스팅할 내용을 생각나는 대로 메모 중인데 글 안쓴지 너무 오래돼서 그다지 진척이 없답니다.

전에 어딘가 답글에 제 이메일 주소를 남겼었는데 못 보셨나 봐요ㅋ
워낙 긴 안부글들을 주고받던 터라 그냥 지나칠 수도 있겠다 싶었어요^^
잘지내시고 자주 들르도록 할께요~

장점만 찾는다.....참신한 시도인거 같네요, 아마존에 한 수 배웁니다. 워킹백워드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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