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대장 : "제주 도지사 예비후보로 나오셨고, 도지사에 도전을 하시는데요. 질문이 약간 싸가지가 없는데.이 표현 방법 밖에 없어서. 될꺼라고 생각하시나요?"
고은영 : "네. 될꺼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얼마 전에 설문조사 한 거보니까. 제주 현안 1위로 뭐가 있을 것 같으세요? 1위가 난개발이었어요. 도민들이 난개발 피로도가 엄청 높으신거에요. 그거 지금 지적하는 후보는 저 밖에 없거든요."
- 팟캐스트 '제주살래' , '고은영 녹색당 제주도지사 후보' 편 중에서
현대 민주주의에서 선거란 무엇일까?
보통은 어떠한 자리에 누구를 앉힐 것인가를 투표로 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맞다. 그게 선거의 가장 중요한 기능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사람들은 누가 당선될지 관심을 가진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될만한 후보에게 몰아주겠다는 심리가 크다. 그럼, 이를 뻔히 알면서도 왜 소수정당들은 후보를 내는 것일까? 인지도를 높이려고? 그 부분도 분명 있다. 중요하다. 그러나 더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
선거를 민주주의의 꽃이라고도 한다. 이는 단순히 누군가를 선출하기 때문이 아니다. 그 과정 때문이다. 그 과정이 그동안 민주주의 제도 하에서 이루어졌던 모든 것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선거가 가지는 또 하나의 중요한 기능이 여기에 있다. 선거 기간은 각자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이 자신을 대변할 후보를 내세워서 그 사람을 통해 대중에게 메시지를 전하는 시간이다. 사람들은 이를 통해, 평소에는 알지 못했던 분야까지 모두 포함하여 그 사회에 존재하는 다양한 시각, 다양한 계층의 얘기를 접하게 된다. 이는 특히나 지금처럼 인구가 많아져서 다원화되고 전문화된 사회일수록 중요하고 꼭 필요한 선거의 기능이다.
당선되는 사람은 언제나 한정되어 있다. 하지만 이 과정을 통해 나머지 후보들은 설사 당선되지 못한다 할지라도 그동안 대중에게 전달되지 못했던 메시지를 전할 수 있게 된다. 또한 각 후보의 득표율을 통해 우리는 각 후보가 전하는 메시지에 공감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는지를 확인하게 된다. 그런 점에서 민주주의 제도 하에서 사표란 없다.
위 인용한 방송은 팟캐스트라서 가볍게 싸가지 없는 질문이라고만 얘기했지만, 저런 질문은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무례한 질문만이 아니다. 민주주의 제도 하에서 언론이 하면 안되는 질문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이미 멋진 사례가 우리나라에 있다. JTBC의 손석희 사장은 지난 대선에서 심상정 후보를 인터뷰하는 과정에서 실수를 한다. 다들 뭐가 문제인지 모르고 저런 질문을 하니까. 손석희 사장도 무심코 했을 것이다. 그러나 바로 자신의 질문이 가진 문제를 파악하고 손석희 사장은 사과를 한다. 그리고 이어서 손석희 사장은 아예 질문을 취소하겠다고 한다. 애초에 이러한 질문이 있으면 안된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은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이미 물뚝심송님이 정리를 하셨으니, 이를 참조)
나는 사람들이 녹색당 후보들의 메시지를 좀 더 귀기울여 들었으면 좋겠다.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이나 후보의 얘기만 듣고 보는 것은 별로 좋은 태도가 아니다. 다양한 정당, 후보의 목소리를 들을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최소한 우리 사회가(또는 자신이)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 잘 몰랐던 많은 사실들을 알게 될 것이다. 그러다가 녹색당을 지지하게 되셔도 좋고. :)
이런 글은 kr-politics 태그가 필요합니다! ㅎㅎ
아하! 그렇군요. 덕분에 계속 배워갑니다. ^^
아, 이미 지난 번에 알려주셨던 테그였네요. 다음에는 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