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사건이 일어났다. 누가 범인일까? 수사관은 피살자가 죽었을 때 누가 됐건 가장 이익을 얻는 자에게 제일 먼저 혐의를 둔다고 한다. 나는 대입과 관련해서 논란의 중심에 있는 '수능'과 '학생부종합전형'(약칭 '학종')을 이 관점에서 고찰해 보려 한다. 세부 사항에 대한 논의는 이 글의 목적이 아니다. 큰 틀을 보는 것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EBS는 사교육기관이다
본격적으로 문제를 다루기에 앞서, '시험'이라는 것에 대해 짚고 갈 대목이 있다. 의식하는 사람이 별로 없긴 하지만, 시험에는 두 종류가 있다. 그 두 종류의 시험은 판이하게 다르다. 한 유형은 '운전면허시험'과 같은 성격의 '자격시험'이고, 이 경우 일정 기준을 넘기면 수험자는 해당 자격을 부여받는다. 즉, 절대평가를 통한 합격이다. 다른 유형은 '입학시험'이나 '입사시험' 같은 '선발시험'이다. 이 경우에는 '정원'이 정해져 있으며, 선발 기준 항목에 따라 점수를 매겨 등수 순으로 줄을 세워 정원 만큼만 뽑는다. 즉, 상대평가를 통한 합격이다. 우리가 이 두 종류의 시험을 혼동하는 이상 논의는 더 이상 진척될 수 없다. 그런데 많은 이해 관계자(학생, 학부모, 교사, 대학교수, 교육부 공무원, 교육방송, 사설학원 등)들이 논의 과정에서 이 두 유형의 시험을 섞어 말하는 경우가 많다. 수사관의 눈초리로 지켜봐야 하는 첫 번째 지점이다.
대입은 어떤 유형의 시험일까? 상대평가인 선발시험이다. 누구도 다 안다. 여기에서는 줄세우기가 꼭 필요하다. 이건 이른바 '학생들의 학업부담'을 줄이고 늘리고와는 전혀 상관 없는 문제이다. 100명을 뽑는 데 100등 안에 들어야지, 무슨 다른 도리가 있겠는가? (나는 입시가 교육의 본질이라고 보지 않지만, 지금 논하는 건 교육 전반이 아니라 입시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난이도 문제도 마찬가지이다. 문제가 쉽건 어렵건, 등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모든 자원을 쏟아붇는 수밖에 달리 도리가 없다. 아니, 오히려 선발의 공정성 면에서, 적절한 변별력을 갖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문제가 쉽다고 좋은 게 아니며, 쉬울수록 비용은 증가한다. 한 문제만 틀려도 당락이 판가름나기 때문에, 절대 틀리지 않기 위한 지속적인 반복 훈련이 요구되며, 이 일이야말로 사교육이 가장 잘 해내는 일이다. 학업부담을 줄여준다는 취지로 'EBS 연계'로 시험문제를 출제하는 식의 꼼수는 최악의 수이다(누가 꼼수의 달인이었는지 생각해 보라). 현재 교사들 대부분이 반대하고 있는(기사 참조: 교사 12명 중 9명이 반대) 이 제도의 가장 큰 수혜자는 잘 알다시피 EBS(교육방송)이다. EBS 교재는 사교육비 증가의 진짜 핵심 원인 중 하나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고등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6만2000원. EBS 수능 연계율이 70%로 높아진 2010년(21만8000원)보다 오히려 4만4000원 증가했다. 전철 경기도 양서고 수학교사는 “상위권은 EBS에 나오지 않는 고난도 문제에 대비해야 하고, 하위권은 EBS 교재를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는 부담에 사교육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의 기사 중에서)
반면 문제가 적정 난이도를 유지하면, 한 문제도 틀리지 않기 위해 해야 하는 (도대체 누굴 위해 이런 짓을 해야 하는가!) 야만적 훈련은 하지 않아도 된다. 같은 시간 동안 입시 준비를 한다 해도, 최소한 수험생이 시간을 생산적으로 쓰는 방향으로 옮겨갈 수 있다(카뮈의 소설에 나오는 사례인 '전화번호부 외우기'보다 무의미해 보이더라도 '주기율표'를 외우는 게 낫다는 취지이다).
EBS는 '학종'을 비판하고 '수능' 위주로 대입 선발을 바꿔야 한다는 저 유명한 방송을 했다. (참고: 대학입시의 진실, 2017년 5월, 5부작. 링크는 언제든 깨질 수 있음) 우리는 EBS가 공적 기능을 수행한다고 여기고 있지만, 이는 부분적 진실이며, 적어도 '수능 교재'와 관련되는 한, EBS는 다른 사교육 기관과 전혀 다르지 않다. 교재비를 통한 폭리에 대한 비판은 끊이지 않고 있다. (아주 최근 자료는 아니지만, 참고: EBS 수능 교재 비용)
EBS측은 수능연계교재를 PDF파일로 무료 공개하고 있다. 하지만 시간을 아껴야 하는 수험생 입장에선 인쇄를 하느니 책을 사는 것이 훨씬 낫다고 말한다. EBS 한국교육방송공사 측의 수능연계 첫 해 교재 매출은 528억원에 달했다. 전년(2003년)보다 4배 넘는 액수였다. 지난 2013년 당시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EBS가 매년 500억원대 교재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했다. 그가 밝힌 2012년 매출액은 537억원이다. (기사 내용 중)
이와 같은 입장에서 EBS가 대입 선발을 수능 위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심한 반칙이다. 아니, 이렇게 말하고 가기에는 찜찜한 점이 많다. 따라서 저 5부작 다큐프라임 방송의 내용을 실질적으로 들여다보면서 검토하는 일이 필요하다. 우리는 지금 장난하자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시간이 없으므로 일단 패스.
한 방에 역전이 가능해? 수능은 금수저 전형이다.
강남에서 흔히 하는 얘기가 있다. 독자도 답을 맞춰 보시라. "서울대 젤 많이 보내는 데가 어딘지 아세요?" 이렇게 물으면 고민에 빠진다. 어디더라? 어디 외고? 어디 자사고? 어디 예고? 어디 영재고? 이렇게 머리를 굴리는 순간 이미 답에서는 멀어지게 된다. 다시 묻겠다. 작년 2018학년도 대입에서 '서울대 200명, 연세대 433명, 고려대 286명, 의.치.한.수의예 1087명'을 합격시킨 곳이 있다. 짐작이 가시나? 바로 강남대성학원이다. 단 한 곳에서 저 많은 합격자를 배출했다. 작년만 그런 게 아니라 매년 그런 식이다. 그 다음으로 높은 진학률을 보이는 재수종합학원은 생략하겠다.
입시가 끝나면 언론에는 이런저런 분석 기사가 통계 자료를 들먹이며 보도된다. 어느 지역, 어느 학교가 어느 대학에 몇 명을 보냈느니 하는 내용이다. 단언컨대, 이런 기사는 다 사기이다. 물론 수치를 조작했다든지 했다는 뜻은 아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고등학교를 중심으로 한 합격자 수 분포 분석은 대학입시의 상당 부분을 왜곡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요한 건 재수생 대입종합반이다. 그리고 이들은 (몇몇 전형에서) '학종' 응시 자격이 없다. 메가스터디 돈주은 손주은 회장이 노상 하는 이야기가 있다. 수능은 재수생 몫이라고. 재학생은 수능에서 재수생과 겨룰 수 없다고. 정확한 말이다. 우리가 고등학생 사교육비 분석을 많이 말하는데, 사실 이들 재수생 사교육비는 고등학생 사교육비를 다 합친 것보다 많으리라( 참고로 강남교육청 보고에 따르면 대성학원의 경우 2017년 기준 기본 교습비만 월 160만원이 조금 넘는다. 주거비나 다른 생활비는 뺀 액수이다. 기사링크) . 따라서 언론 보도에서 놓치고 있는 핵심은 대입재수종합반이며, 고등학교 별 집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우리는 명심해야 한다. 범인은 바로 ...!
나는 입시 때마다 재수종합반 소속 '입시분석가' 또는 '입시전문가'가 교육전문가로 초빙되어 말을 거드는 것에 대해 왜 언론이 아무 문제의식이 없는지 의아할 따름이다. 또한 교육 관련 토론회(공청회 포함)에 이들을 불러 패널로 참여시키는지도 의문이다. 나는 사교육을 나쁘게 생각하지 않으며, 사교육 종사자가 죄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교육은 엄연히 법적으로 허용되고 있으며, 사교육을 비즈니스모델로 삼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다. 다만 이해당사자를 초대해서, 그것도 일방적 수혜자를 공론장에 초대해서, 왜곡된 통계나 궤변을 듣는 게 옳은 일이 아니라는 말을 하는 것이다. 하물며 이해관계가 걸린 공직에 진출하려면, 주식을 백지신탁하거나 처분하는 것이 법이고 도의이다. 저들은 입시전문가일 수는 있다. 하지만 교육자이기에에 앞서 사업가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말하자면, 저들이 신문, 방송, 공청회에 나와 하는 말은 교육자로서 하는 말이 아니라 사업가로서 하는 말이다(고양이한테 생선 지키는 법 강의를 듣는 격).
수능 시험이 끝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아시는가? 전국의 (정말로 전국이다) 정보 부족했던 수험생 부모들이 (주로 좋은 대학에 진학한 언니오빠들 부모에게) 온갖 수소문을 해서 비밀을 푼다. 답은, 강남대성이다. 그리하여 입시도 끝나기 전인 수능 점수 발표 다음날부터 강남대성에 등록 전쟁이 시작된다. 여기서 밀리면 강남의 다른 재수종합반을 알아보기 시작한다. 이런 모집은 3월, 여름방학 시작 등 시기별로 이루어지는데, 관건은 반수생(자 나왔다, 반수생)의 등장이다. 수능 시험의 판도는 이제야 시작된다. 반수생이란 대학에 입학했다가 잠시 휴학하고 조금 더 '높은' 대학에 진학하려는 입시생을 가리킨다. 가령 서울대 공대를 다니다가, 서연고 의대를 가려고 한다든지. 연세대 경영대를 다니다가, 서울대 경영대를 가려고 한다든지. 반수생들도 학종으로 입학할 길은 어렵기 때문에, 수능에 모든 걸 걸어야 하는 형편이다.
재수생과 반수생은 고3 때 수행해야 하는 여러 학교생활을 전혀 하지 않아도 된다. 단지 수능 준비만 할 뿐이다. 그러니 고3 학생이 재수생과 그리고 특히 괴수 반수생과 경쟁이 될 턱이 없지 않은가. (고3 때 떡하니 좋은 학교 진학하는 학생은 참 대견하다.) 나는 어느 언론사이건 간에, 재수생 또는 N수생을 포함한 입시 결과 분석을 보도했으면 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입시의 외관을 낯낯이 벗겨지고 기저에 있는 어둠의 세계가 드러나리라.
소결론 : 입시 논의의 통계 자료를 근본에서 바꿔라
한국에서는 모든 사람이 입시와 관련되어 있는 동시에 입시에 대해 거의 모른다. 그래서 입시는 이 말 저 말 한 술 거들기에 좋은 소재이다. 그러니 배가 산으로 가는 것이다.
나는 본문에서 말했듯이 사교육을 부정하지 않는다. 학교가 못하는 일이 있다면 개인 비용을 치러가면서 도움을 얻으려는 시도는 부정되어서는 안 된다. 다만 나는 학교가 모든 교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를 바라는 입장이다. 흥미롭게도 높은 수능 점수는 학교에서 해 주지 못하는 일이다. 학교는 수능 준비를 위해 존재하는 기관이 아니라, 전반적인 교육을 담당하는 기관이다. (학교가 못마땅하면 자퇴하고 검정고시 치르면 된다.) 그래서 나는 수능이 대입에서 비중이 작아지기를 바란다. 왜냐하면 학교에서 해주는 것만으로 대입 선발을 할 다른 방법들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원하는 대학에 가지 못한 수험생을 위해 약간의 수능 선발 기회는 배려했으면 한다. ('학종'의 공정성 문제는 이 글에서는 따로 논하지 않겠다. 발견된 문제는 개선해 가면 된다.)
학자와 언론에 요청하는 바가 있다. 우선 입시와 관련된 논의의 기초 통계자료를 완전히 새로운 조건에서 마련했으면 한다. 만족시켜야 할 조건을 생각나는 대로 제안해 보면 이렇다.
- 대학별 진학자 수를 재학생 및 출신학교, 재수생(N수생 포함) 및 출신 학교 별로 구별해서 집계할 것. 가령 서울대 진학자가 A고등학교에서 n명인데, 그 중 고3은 m명이고, 졸업생은 l명이다.
- 사교육비 통계를 낼 때, 고3이 지출하는 평균 비용과 재수생이 지출하는 평균 비용을 따로 집계할 것. 여기에 연도별 집계를 할 때는 물가상승률을 고려한 비용으로 환산해서 제시할 것.
- 순수한 의미의 '학종'으로 합격한 학생을 추려서 학교유형별(일반고 vs. 특수고), 지역별, 소득별 분석을 할 것. 현재는 온갖 전형이 '학종'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기 때문에 혼동을 조장하고 있음.
요약하겠다. 이 글에서 내가 주장한 내용은 크게 세 가지이다. 첫째, 수능은 금수저 전형이다. 교육비를 많이 댈 수 있는 능력이 있는 부모를 둔 학생에게 유리한 '금수저 전형'은 세간의 견해와 달리 '수능'이며, 나아가 '수능'은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지불하도록 조장한다. 둘째, EBS와 대입재수종합학원은 수능에 명운이 걸려 있는 이익집단임에도 불구하고, 부당하게도 입시와 관련한 담론을 주도하고 있다. 끝으로, 지금까지 온 국민의 가장 큰 관심사인 대학입시와 관련해서 제대로 된 현실적 통계자료도 없이 논의가 이어졌기 때문에, 통계자료 마련이 시급하다.
이 글에서 나는 여러 입시 전형 방식 중에서 가장 문제가 많은 '수능'에 대해 검토했다. 수능이라는 전형 방식은 누구에게 유리한가? EBS, 대입재수종합학원, 금수저에게 유리하다. 그렇다면 학종은 문제가 없을까? 학종은 누구에게 유리할까? 이 물음에 대해서는 (이 글이 호응이 좋고, 항상 바쁜 내가 시간이 나면) 정리된 글을 발표하겠다.
이상은 @armdown ('아름다운') 철학자였습니다. 댓글로 다양한 의견을 밝혀주시는 건 좋지만, 일일이 답변을 달 수 없는 사정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EBS직원은 아니지만, 내부사정을 좀 아는 사람으로서 저는 이 글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학생이 EBS교재를 구매하는 경우 교재비를 지출하지만, 기본적으로 EBS에서 제공하는 모든 온라인강의를 무료로 들을 수 있습니다.
법적으로 EBS는 학교교육사업에서 수익을 낼 수 없거든요.
모든 EBS교재에 온라인 강의를 무료로 제공해야하는 EBS가(심지어 한권에 다수 강사가 강의하는 경우 전부 별도로 찍는 강의) 수능에서 유리할까요?
온라인 강의를 찍고 제공할때마다, 강사료/편집료/인코딩료/서버비 등등이 전부 EBS부담인데요?
그리고 2012년 자료를 가지고 오셨는데 EBS가 당시 출판에서 가장 수익이 많이 났던 시기였고 지금은 재무제표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12년대비 절반 가까이 교재매출이 줄어들었습니다(기본적으로 학령인구가 줄고있기 때문에 손실은 계속해서 커져갑니다).
그리고 가져오신 자료도 교재 매출액일뿐, 원고료/인쇄료/총판-서점수수료 등이 빠진 순이익이 아닙니다.
또한 이익을 위해 판매될 교재 양을 예측해서 적당량을 인쇄/판매하는 일반출판사와 다르게 EBS의 경우 공익적 목적으로 전국의 학생들에게 충분히 공급될 수 있는 양의 교재를 인쇄/판매해야 하기 때문에 도서의 반품재고량도 엄청납니다.
수능은 아니지만 예를들어 기술/가정,과 같은 비인기 교재들도 일반 출판사와 다르게 충분한 부수를 다찍어내야합니다. 찍어낼 수록 적자인 것을 알면서도요.
솔직히 까놓고 학령인구가 줄고있는 상황에서 EBS는 수능을 손떼는게 매출은 줄지만 역설적으로 이익이 납니다. 짙은 글씨로 적으신 것처럼 수능에 명운이 걸려있는 이익집단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오히려 방송발전기금으로 제작하는 방송사업과 토목달등 EBS외국어사업이 주된 수익원천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EBS가 수능교재를 출판하고, 온라인강의를 제작해서 보급하는 것은 애초에 EBS가 평생교육과 학교교육을 지원하는 것이 공사법 1조에 명시되어있는 기업이기 때문입니다.
수능에서 이익을 보기때문에 수능을 지지한다고 하면, 적자를 보는 비인기 과목들은 한국에서 가르칠 필요가 없다고 다큐프라임에서 말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이익집단과 수능의 존폐에 관한 접근은 기발한 발상이시지만, 이익집단의 선정을 좀더 확인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고견 잘 들었습니다. EBS의 이익구조와 관련해서는, 지적이 있은 후 사회적 견제로 인해 가격 인하를 유도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제가 제시했던 자료가 현 시점의 것은 아니라는 데 동의합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이야기가 조금은 있지만) 다른 자세한 말씀들도 이 글을 읽을 독자들에게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하고요.
저는 EBS 교재의 입시 연계만 끊으면 된다고 봅니다. 쓸데없는 의혹도 없애고 EBS의 이익도 증가할 테니까요.
입시 연계를 끊으면서도 EBS를 통한 양질의 강의가 전국적으로 제공될 수 있다면 대환영입니다. 하지만 이 경우라면 비용은 여전히 비용대로 발생할 테니 난감합니다.
결국 EBS는 입시와 관련된 방송을 하기보다 교육 전반과 관련된 방송으로 가닥을 잡는 게 제일 좋을 것 같습니다. 과거 EBS를 애정하던 시절 그랬던 것처럼요.
끝으로 인터넷이 이렇게 발전한 시대에,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방송'으로서의 EBS의 역할을 재고할 시점인 것 같기도 합니다. 저도 과거 EBS에 출연하기도 하고,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기도 했던 입장에서, 세간의 오해를 담아 EBS의 변화를 촉구하는 뜻에서 조금 고음으로 발언했습니다. 이 점 양해 바랍니다.
이 글을 보니 저도 얼마나 말도 안되는 이야기에 속고 있었는지 알겠네요.
잘못된 데이터를 아무리 분석해 보았자 결론은 언제나 틀릴 뿐이죠.
저는 개인적으로 수능이나 사시가 그나마 공평하고 생각합니다. 재수를 안해봐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수능이나 사시가 비슷한 포지션입니다.
로스쿨 문제만 보겠습니다. 단지 사시 존치만 문제가 아니라 변호사 수급과 법률 서비스 전체 문제와 관련됩니다. 기존 법조인/변호사 기득권과의 대결이 관건입니다. 사시를 그대로 두고 합격 정원(변호사 배출 수)을 10배로 늘리려고 했다면, 성사될 수 없었겠지요. 변호사 합격자 전체 수를 비교해 보시기 바랍니다.
네 한번 천천히 고민해 보겠습니다.
아직 초등학생을 키우는 학부모이지만...대입 얘기에 자유로울 수가 없네요.
큰아이들 친구들은 주말이면 대치동 학원에서 산다고 합니다...마냥 놀려도 되는 것인지...참 ㅠ
현직 강사인 제 생각과는 많은 부분이 다르시군요.
이와 관련한 글들을 이전에 적다가 중간에 그만뒀었는데 좀있다가 정리해서 올리겠습니다. 그리고, 수시는 재수생이나 3수생까지 지원가능합니다.
'학종' 지원 자격과 관련해서 일부 내용을 바로잡았습니다. 고맙습니다. 글 기대하겠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사실 어느 방식이라도 장단점을 가지고 있게 마련이죠. 그나마 수능의 경우에는 어쨌든 금수저들이라도 공부를 해야한다는 전제조건이 있습니다. 돈을 통해 더 좋은 환경을 만들어 줄 수는 있으나 그것이 100% 합격으로 나타나지는 않는다는 것이죠.
그러나 수능 이외의 방식의 경우 수많은 전형을 통해서 일종의 구멍 내지 특별 조건이 달립니다. 아예 시도조차 할 수 없는 경우가 훨씬 많은 것이죠. 그런 구멍 내지 특별 조건은 돈을 통해 이미 분석을 마쳐 준비해주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기에 생각보다 달성하기 아주 쉽고, 경쟁률도 높지 않습니다.
자본이 없으면 아예 시도조차 할 수 없는 것과 자본이 없더라도 시도해 볼 수 있는 것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 사이에서 이득을 취하는 집단은 언제나 존재하게 마련입니다만 시작선에 설 수 있느냐 아니냐는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금수저가 수능을 보면 유리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다른 전형보다는 덜 유리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자본 주의 사회에 살고 있고 이러한 자본을 얻기 위해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기에 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집단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집단에 비해 훨씬 유리한 위치를 점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말을 살 수 없다면 애초에 지원할 수 없는 전형이나, 1억 이상 가는 하프를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 음대에 합격할 수 있는 전형은 분명 수능보다 더 금수저에게 유리한 정도를 넘어, 그들밖에는 할 수 없는 벽이 될거라고 장담할 수 있습니다.
자본은 결국 기회를 늘려주는 역할을 합니다. 더 맛있는 음식을 먹을 기회를, 더 좋은 집에서 살 기회를, 더 좋은 환경을 누릴 기회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합니다. 그러므로 저는 자본 주의 사회에서 정당한 요금을 지불하고 서비스를 구매하는 이들이 그 서비스를 구매하지 않는 이들과 같은 선상에 서도록 만드는 시스템이 있다면 그것은 오히려 역차별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러한 서비스는 자본을 얻고자하는 이들이 노력을 통해 만들어낸 하나의 상품일테니까요. 물론 그것이 교육이라는 점에서 조심스럽게 접근해야하는 것은 맞지만 수능이 너무 평가절하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튼 이런 부분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름 수시의 가호를 받아 비교적 쉽게 대학에 들어간 제가 할말은 아니었던 것 같기도 하고....ㅎㅎㅎㅎ;;; 수능은 공부를 안하고 풀러가니까 참 여렵더군요 ㅎㅎㅎㅎ 문제만 구경하고 도시락 까먹고 온 기억밖에 안나네요 ㅋㅋㅋㅋ 수능으로 대학에 가신 모든 분들이 존경스럽습니다 ㅎㅎㅎ
다음에도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
아이고, 좋은 사례를 소개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멋곰' 님의 사례에서처럼, 현재의 입시는 어느 한 개인이 다 조망하기에는 복잡한 요소가 너무 많습니다. 모두가 자기 체험 범위에서 의견을 얘기하는 식일 수밖에 없으니까요.
현재 '학종'을 비롯한 수시 전형의 폐단은 구시대의 적폐와 관련된다고 봅니다. '강원랜드' 사례처럼, 부정이 엄벌로 응징되는 사회가 된다면, 폐단은 많이 사라질 거라고 봅니다.
그 다음으로는 학교 선생님에 대한 신뢰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가장 불신 받아왔던 부류에 '교사'와 '공무원'이 있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그랬지만, 현재 이 두 부류는 우리 사회의 최고 엘리트입니다. 저는 이 부류의 내부 흠결이 개혁되어 가는 일과 더불어, 국민적 신뢰가 따를 수 있다고 봅니다.
저의 취지는 논의의 토대를 마련하는 데 있습니다. 발제자가 짊어져야 할 '도발성' 같은 것도 있고요. 정확한 통계 자료를 바탕으로 한 논의가 시작되어, 최적의 결론이 도출되면 좋겠습니다.
EBS와 수능의 연계는 기존의 시스템을 거의 바꾸지 않으면서, 즉 기존의 교육 기득권층의 반발을 거의 사지 않으면서 그나마 좋은 효율을 뽑아내는 방법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문제는 이 시스템이 50년전까지만 가장 좋은 방법이었다는 것이지만요.
네, 기존의 '교육 산업 기득권층'과의 타협 결과죠.
말씀처럼 지금은 시스템 자체가 바뀌어야 할 때입니다.
컴퓨터 다 계산해주는 시대에 왜 수학을 모두가 똑같이 공부하는지 모르겠고 왜 한국사와 도덕을 단순 암기식으로 가르치며 왜 학교에서 물고기를 낚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물고기를 주는지 정말 이해가 안갑니다. 정확히 말해서 지금 이런 교육 시스템으로 뭘 바라는 건지 하나도 이해가 안되네요.
컴퓨터가 계산할 문제를 만들기 위해서도 수학 공부는 필요합니다
모두가 컴퓨터가 계산하는 문제를 만들진 않는다고 봅니다. 그걸 만드는 사람이 깊게 배우면 되는거고 그걸 쓰는 사람은 기초적인 수준만 알아도 상관없을텐데 현재 교육은 그렇지 않은것 같아서요 :D
글 자체도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지만 댓글 주신 분들께도 많은 것을 얻어갈 수 있는 포스팅이네요. :)
수능 문제가 어떻게 나오건, EBS가 어떻건 간에 돈을 들여 성장한 아이들이 승리할 확률이 더 높은 게임이라는 사실은 변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학교가 역할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봅니다. 선생님이 훌륭하면 되는데, 사회에서 그렇게 되도록 만들어야 하겠지요.
선발시험이 모든 문제의 근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계속 하고 있습니다. 커리큘럼/온라인 교육 등으로 인기 교육기관이 수용할 능력을 최대한 늘리기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대학에 요구하는 것은 더 나은 것을 배울 기회가 아니라 대학 이름에 따라오는 무언가니까요..
너무 어려운 내용이라 ... 한편의 포스팅과 댓글로는 ...
대학 ... 뭔가 가슴이 꽉 막히는 단어네요
이건 댓글을 안달수 없군요. 수능은 금수저 전형이 아닙니다. 학종은 지역별 편차가 꽤 크죠. 비단 강남/비강남의 문제가 아니라 도시/비도시의 차이도 큽니다. 접근성 자체가 다르지요. 이거야 말로 금수저 전형입니다. 저는 EBS로 공부한 거의 첫세대일겁니다. 그 당시 강남대성, 노량진 대성에 다니지 않고도 서울에 좋은 학교에 진학할 수 있었던 건 EBS 덕분입니다. 강남대성이 진학률이 좋은건, 성적이 좋지만 만족하지 못한 수많은 학생들이 모였기 때문입니다. 학원 입학시험 커트라인이 거의 인문계 서성한 라인으로 기억합니다. 그런 학원과 비교라니요. 대학은 공부잘하는 애가 들어가는겁니다. 공부하라고 만든 기관이고, 충분한 지적능력이 담보되어야만 하는 공간입니다. 학종은 그걸 판별하는 방식으로는 적합하지 않지요.
yann03님이 armdown님을 멘션하셨습니당. 아래 링크를 누르시면 연결되용~ ^^
yann03님의 [입시제도] 현재의 입시제도에 대한 생각
그런데 위의 앱은 뭔가요.
글에서 언급하면 자동으로 달리는 건가요?
아, 네. 저 봇은 자동으로 작동하니 전혀 엄려치 마세요.
나중에 아시겠지만, 좋은 놈입니다.
아직 모르는게 너무 많네요 ㅎㅎ
[입시제도] 현재의 입시제도에 대한 생각https://steemit.com/kr-policy/@yann03/4cyd1t
제가 적은 글의 링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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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msimi님이 armdown님을 멘션하셨습니당. 아래 링크를 누르시면 연결되용~ ^^
dailypro님의 [반말][무한댓글보팅100%] #026_금손 한 번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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