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가을, 여행 실력을 갖춘 후배와 유럽여행을 한 달간 다녀온 적이 있어요
첫 도착지가 파리였는데 그곳엔 제자가 한인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었죠
제자의 초대로 이틀째 되던 날 그 레스토랑에 가서
저녁밥을 잘 대접받고 쌓인 회포도 풀고 헤어지려는데 제자가 말했어요
''떠나시기 전 날 저녁식사는 저와 함께 하셔야 해요"
''식사 잘 했잖아? 많이 바쁜 것 같은데 무슨 식사를
또 해??''
''그땐 오페라역 근처에 있는 제일 큰 레스토랑에서 식사대접을 하고 싶어요!''
결국 우리는 영화에서 나올 법한 선남선녀들이 모여 식사하는 고급레스토랑에서 다시 만났습니다
제자는 최고급 해물요리를 시켜 우리를 대접했습니다
식사 후 새롭기만한 디저트를 호기심 가득 차서 먹고 있을 때 제자가 말했습니다
''제가 왜 이러는지 선생님 아세요?''
''???''
''저 고등학교 1학년 때 선생님이 담임이셨잖아요!
어느 날 종례시간 들어오셔서 고민이나 궁금한 거나 선생님에게 말하고 싶은 거 다 적아보라 하셨어요 전 그때 키도 작고 내성적인 성격으로 존재감 없이 지내던 터라 '자신감'이 뭐냐 묻고 어떻게 하면 자신감 있게 지낼 수 있는가 물었던 것 같아요
근데 선생님은 긴 장문의 답장을 주셨고 덕분에 그 이후 제 생활은 달라지기 시작했어요
저에게 관심을 갖고 그렇게 가슴에 새길 만한 말을 해주신 분은 선생님이 처음이셨어요
난 선생님을 잊을 수 없습니다''
내 앞에 앉아있는 생기와 활기와 자신감이 넘치는 제자의 얼굴을 보며 순간 전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어요
난 기억도 안 나는 그때의 일이 제자에게 그렇게 영향을 주었으리라고는 생각조차 못했거든요
''아이구! 다행이다
내가 그때그때 해야할 일들을 놓치지 않고 했나보네 ''
돌아오는 길에 내 머릿속에 '잘 산다는 게 뭐지?'하는 생각이 맴돌았어요
사물함에서 물건을 있는대로 꺼내는 친구가 바닥에 떨어뜨린 물건을 보고 지나가다 우연히 주워주고 힘들 것 같아 나눠들고 가다 이야기를 나누며 친한 친구 사이가 된 두 사람이 삼십 년 지난 뒤 성공한 CEO들이 되어 마주 앉았습니다
''이제 너에게 고백할게. 30년 전 사물함에서 내가 물건을 꺼내던 날, 난 자살하려고 했었어. 죽기 전 물건을 정리하러 갔다 너를 만난거야 그리고 지금 나는 이렇게 살아서 너를 마주 보고 있는거구. 정말 고맙다 나에게 손을 내밀고 내 말을 들어준 건 네가 처음이었어 덕분에 내가 살아있는거구 넌 내 생명의 은인이야! 친구야!!''
잘 사는거 참 쉽지요잉~~!^^
자기직분을 성실히 이행하다보면
어느 누군가에겐 꼭 필요한 사람이
되어있더라구요..!!
나에겐 당연한것이 상대방에겐 큰힘이 되었다고
했을때 그땐 제가 더 고맙드라구요.^^
그래요 그때그때 할 일을 하며 사는 게 참 아름다운 삶인 것 같아요^^
잘 살아오신거죠. 지금도 자신을 확장해가고 계시고요.
이곳-스팀잇마을에 아름다운 삶을 한송이 보여주세요.
그 꽃씨는 퍼져갈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