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의건 타의건, 능동적이건 불가항력적이건, 누구나 관계를 맺고 살아갑니다.
관계는 단순하거나 복잡함을 막론하고, 그 안에 희노애락이 있고 '노'와 '애'가 커질 때 상처를 받습니다.
상처라는 것은 시간, 화해, 용서 등을 통해 회복이 되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때때로 어떠한 상처들은 회복 여부를 떠나 마음 자체가 잘려나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우리의 몸도 긁히거나 찢어지는 상처는 회복이 가능하지만,
잘려나간 부위는 봉합이 아니고서야 회복을 장담할 수 없듯이,
마음도 그 실체가 눈에 보이지 않을 뿐 엄연히 실재하기에 잘려나간 부위는 더 이상 내 것이 아니게 됩니다.
관계의 끝이란 시간의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각자의 다른 일상으로 소원해지는 경우도 있지만,
감당 못할 커다란 상처로 스스로 관계를 단절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게 스스로 관계 앞에 마음의 벽을 쌓게 되는 것이지요.
나이가 들수록 좀처럼 친구를 만들기 어려운 이유도 바로 이 마음의 벽이라는 것 때문인데요.
상대의 마음의 벽을 확인하고 적절히 이해타산적인 관계를 만들 때 우리는 그를 친구가 아닌 '지인'이라고 칭합니다.
물론 본인도 알게 모르게 상대에 대한 마음의 벽이 작용했겠지요.
다만 여기서 중요한 건, 관계 앞에 지나치게 높은 벽을 쌓지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관계의 시작은 상대에 대한 관심이고, 첫 관심은 선의일 확률이 꽤 높기 때문입니다.
다른 관계로 인한 상처를 새로운 관계 혹은 기존에 유지하고 있던 좋은 관계에까지 번지는 것은 스스로를 관계 안에 고립시키는 꼴입니다.
그리고 관계라는 영원한 문제 안에서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은,
사람의 문제는 역시 사람으로 해법을 찾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새롭고 낯선 관계에 상처를 받았다면, 오래되고 소중한 관계에서 위로를 받으세요.
나에게 관심이 있고 충분한 선의로 다가올 수 있는 이들에게 지나치게 높은 마음의 벽으로 멀어지게 하지 마세요.
결국 우리는 관계 안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고, 그렇다면 니 편 내 편 편 가르기가 아닌, '진짜 내 사람'들에게 집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나 역시도 그들이 관계에 상처를 받고 마음의 벽이 쌓였을 때,
그 벽을 스스럼 없이 넘어 나에게도 드리워진 관계의 벽돌을 하나씩 덜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서로에게 선의가 계속되는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이야 말로, 서로의 '진짜 사람', '진짜 관계'로 지속될 수 있습니다.
"더는 궁금하지 않을 때 비로서 관계는 끝이 난다" 그렇군요.
관심이 멀어지면 관계는 끝이 난다는 말에 공감이 되는군요.
친구와 지인의 구분도 배우고....좋은 글이네요. 감사합니다. ^^
누군가에게 먼저 관심을 갖고, 그 사람의 일상을 궁금해하는 게 관계 유지에 가장 중요한 부분인 것 같아요.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