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못쓴] 장애인이 됐다

in #kr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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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 프로필 사진 속 A는 새하얀 제복을 입고 있었다. A는 이른바 명문대를 졸업한 엘리트였다. 그의 앞날은 창창했다. 대형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되기 전까지는.

휠체어에 탄 A가 말했다. “내가 이렇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사람은 1초 앞도 볼 수 없다. 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 있다. 당신도, 당신의 가족도 장애인이 될 수도 있다.

후천적 장애인에게 가장 어려운 것은, 내가 장애인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과연 어느 누가 자신이 장애인이 됐다는 사실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A도 그랬다. 그는 “수술을 집도한 의사가 ‘당신은 평생 누워서 살게 될 거다. 휠체어도 못 탈 거다’라고 했다. 하루아침에 장애인이 됐다. 미칠 거 같았다”면서 “몸이 너무 아팠지만, 그보다 마음이 더 아팠다”고 말했다.

A의 아버지는 엄격한 분이셨다. 아버지는 들것에 실려 집에 들어오는 아들을 보고 엉엉 울었다. A도 울었다. 늘 걸어서 들어갔던 집이었는데. A는 “방에 혼자 누웠는데 내가 너무 비참했다”고 했다.

재활을 시작했다. 재활 전문의는 “두 팔이 있으니까, 다 할 수 있다”고 A에게 말했다. 두려워하는 A에게 “빨리 사회에 나가 직접 부딪치라”고도 했다.

휠체어가 익숙해진 그는 대학원에 진학했다. 막상 부딪친 사회의 벽은 그의 생각보다 높지 않았다. A는 “학교에서 사람들이랑 부대끼니까 해볼 만하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A는 한 기업 공채에 응시해 합격했다.

그는 “장애인이 집안에만 있지 말고 밖으로 나왔으면 좋겠다. 누구도 원해서 장애인이 된 것이 아니다. 장애 때문에 숨지 말고, 시스템을 바꾸라고 사회에 요구해야 한다”고도 했다.

장애를 극복하고 사회의 일원이 됐다는 점에서 나는 A가 존경스러웠다. 그러나 모두가 그와 같은 기회를 얻을 수 있을지 나는 확신할 수 없다. 그의 가정은 유복했다. 덕분에 그는 내로라하는 재활 전문의에게 치료받았다. 대학원이라는 적응기를 거칠 기회 또한 받았다.

A가 대단하지 않다는 얘기가 아니다. 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 있으니까, 경제적 여유가 없는 장애인에게도 충분한 기회를 줬으면 좋겠다는 얘기다. 그러려면 국가나 나서야 할 것이다. 늘 그러하듯 나랏돈은 한정돼 있고, 우선순위는 정해져 있다. 장애인 예산은 그중에 몇 위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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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장애인일 될 수 있고, 원치 않게 그렇게 태어날 수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저는 '병신' 이라는 단어가 왠지 싫어요. 별 생각없이 친구들 사이에서 오가는 '병신'이라는 어휘가 마치 아무렇지도 않게 장애인을 조롱하는 것 같거든요. 게다가, 그들 역시 어느 때고 불의의 사고로 그렇게 될지 한 치 앞도 모르는 일인데 말입니다.

아... 말씀 듣고보니 반성하게 됩니다. 별 생각 없이 친구들끼리 사용했던 단어네요. 앞으로는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게 단어 사용에 주의하겠습니다.

아아, 너무 공감하고 반가운 댓글. 저도 '병신' 이란 단어를 욕할 때 사용하는게 싫어요. (지금이야 싫다고는 하지만 저부터도 아무렇지 않게 사용해왔죠) 이제는 '장애인' 이란 단어도 비하와 조롱할 때 쓰이는 것이 가끔 보여서 마음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어린 친구들이 '애자' 라고들 했지요. 그러나, 정말이지 아무 생각없이 쓴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는 것이 요즘은 그 말을 입에 담지 않는다는 겁니다. 타인을 조롱하고 멸시하는 방법도 유행을 타나 봅니다.

꼭 필요한 곳에 여유있는 예산... 저만의 희망사항이겠죠..

예 재화는 한정돼 있으니... 아무쪼록 지혜롭게 사용해 주기를 바라고, 또 감시해야겠지요.

취업의 문이 예상 외로 굳게 닫혀있지 않다는걸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아요.

그래도 요즘 젊은 친구들 취업 준비하는 거 보면... 어휴... 조금 일찍 태어나길 잘했다 싶기도 하고요. 점점 더 살기 팍팍해지는 게 아닌가 싶어요. 계신 곳은 젊은이들 취업 걱정은 없지 않나요?

두바이 특파원 그곳은 어떻습니꽈!?

특.. 파원은 맨날 고양이만 보고 살아서 젊은이들 취업은 모르겠습니다 ㅜ

리특파원 리동무 실망입니다 ㅋㅋ

ㅋㅋ 알아도 모르는척. 몰라도 모르는척.

대단하신분이네요
엄청 힘들거같은데 그걸 떨치고 ~
팔로 꾸욱~💕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예 정말 대단하시죠. 저는 감히 상상도 못 하겠습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오늘 특수교육 관련 연수를 받고 왔는데 아직도 우리 나라에서 장애인으로 살아간다는 것, 또는 장애인 자녀를 키운다는 것은 쉽지 않아보이더군요.. 순위에서 상위권에 있지는 않은 것 같아요.

그렇죠. 당장 대중교통만해도 여전히 장애인들에게는 문턱이 높다고 하더라고요. 막상 돈 들어갈 데가 한두 군데가 아닐테니 이해는 가지만... 모르겠어요. 사회 전반적 인식도 좀 더 개선돼야 할 거 같고.

장애인 인권이 보장되려면 예산확대가 필수겠지만
다양하 사회지원이 아쉬운 대한민국입니다

장애인 인권이 보장되려면 예산확대가 필수겠지만
다양한 사회지원이 아쉬운 대한민국입니다

그래도 차차 나아지고 있다고, 앞으로 더 좋아질 거라고 믿어 봅니다!

장애를 딛고 성공한 분들을 정말 존경합니다. 아직도 사회에 많은 부분이 고쳐져야할게 많은 것 같습니다.

예 정말 대단합니다. 정말로요. 존경스러워요. 그래도 조금씩이나마 나아지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서방 쪽은 확실히 사회적 인식, 인프라 등등 우리나라보다 낫다고 하더군요. 그런 것 보면 좀 부럽습니다.

장애를 딛고 일어선 A분 참 대단하시네요.
그러나 이렇게 장애를 극복하고 꿈을 이루어가는 사람보다, 장애를 딛고 일어설 여건조차 되지 않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정말 국가에서 제도적으로 지원을 많이 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대단하시죠. 좀 더 여건이 어려운 장애인들도 자립할 기회가 주어지기를 바랍니다. 앞으로 나라에서 할 일이 많겠어요. 차차 나아지기를 기대해 봅니다.

누구 이야긴 모르겠지만 훌륭합니다.

글 잘 봤고 팔로우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스팀잇 여기저기 구경다니며 제 소개를 짧게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살아야할까'를 생각해보는 인성칼럼과
'터보힘준' 유머(인'터'넷에서 찾아'보'기 '힘'든 수'준'있는 유머)를
포스팅하고있습니다.
인터넷3대 구경거리는 미인, 동물, 유머라고 합니다.
제 창작 품위유머도 한 번 구경 오십시요 @isson99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팔로우 감사합니다.

네 반갑습니다

A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면서
환경의 영향도 무시를 못하겠네요~
우리나라도 적절한 예산분배가 되는 날이 오기를요...

경제적 상황이 여의치 않은 분들께도 기회가 닿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썼습니다.
A가 정말 대단하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고요.
그리도 조금씩 좋아질 거라고 믿습니다^^

누구나 장애인이 될수 있다는 말씀 공감합니다. 그런 경우도 주변에서 보았구요. 그렇기에 더욱사회적으로 보장받을수 있는 지원 정책과 예산, 그리고 무엇보다 장애인에 대한 시각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맞습니다. 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 있다는 말, 참으로 옳으면서도 무서운 이야기입니다. 이 공포를 우리 사회가 나눈다면 조금 그 무게가 조금 덜 할 수 있겠지요? 앞으로 나아질 우리나라를 기대해 봅니다.

장애아를 기르는 부모의 고초는 상상초월이죠 ㅠㅠ수화퉁역을 가끔하는데 장애연금이나 서비스가 김대중정부이후 많이좋아지긴했습니다
유럽에 비하면 멀었지만요
오늘도 장애인이 될수 있다는 각오(?)를 다져봅니닷

아 수화 통역이라니 대단하십니다!
역시 국가적인 지원이 많이 좋아지고 있군요. 앞으로 더 더 나아지기를, 유럽 수준까지 발전하기를 바랍니다.

거리에 장애인이 많이 보이는 것으로 나라의 복지 수준과 시민의식을 점치기도 하더라고요. 남의 일 같지 않은 글이라 리스팀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장애인 전용 주차 구역 단속 및 범칙금 부과 좀 어떻게 강력하게 안되나 싶습니다.

맞아요. 그런데 잘 걷지 못하는 장애인도 어처구니없게 등급이 깎여 주차하지 못하는 일도 있답니다. 속터지는 일이 참 많지요.

아 그렇군요. 그러고보니 도심에서 장애인을 만나기는 참으로 쉽지 않습니다. 그만큼 행동 반경에 제약이 있다는 뜻이겠지요. 전철에 휠체어 리프트는 위태롭기 그지없고... 안타깝습니다.

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 있다는 건 정말 외면할 수 없는 사실인데, 장애인이어도 삶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사회가 되기를 바래봅니다.

맞습니다. 장애인이라는 이유 만으로도 고초를 겪을텐데 사회적으로 일종의 2차 가해를 하는 것은 아닌지. 말씀대로 장애인이라도 삶의 질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좀 거리가 있는 얘기지만 전 어떤 곳에 갔을 때 장애인 접근성, 엄밀히 말하면 universial design이 잘 되어있나 살펴보고 그곳을 평가하는 기준 중 하나로 잡습니다. 휠체어를 타고, 눈이 보이지 않아도, 귀가 들이지 않아도 전혀 부담없이 활동할 수 있는 사회로 더 빨리 바뀌었으면 좋겠습니다.

인터뷰중에 A가 그러더라고요. 영국, 미국은 건물의 사소한 만듦새에서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있다고요. 말씀하신 유니버셜 디자인이 그런 것인가봅니다. 우리 사회에도 저런 배려가 속히 정착하기를 바랍니다.

간혹 저도 그런 생각을 하며 삽니다.
다행히도 사지멀쩡한 것에 감사하죠. 더 열심히 살아야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예 매사에 감사해야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편안한 저녁 되세요~

뜻하지 않게 사고를 당하거나 그렇게 태어나신 분들에게도 균등한 기회가 돌아가길 바래봅니다

우리나라가 통일도 되고 얼른 복지 국가로도 빠르게 성장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