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안, 젊은 남성과 할머니의 대화. “총각은 뭐 해?” “학교 댕깁니다” “어디 댕기는데?” “카이스트요.” “어디?” “과학기술원이요.” “그래, 공부 못하면 기술 배워야지.”
텔레비전 드라마 <카이스트>(1999~ 2000)의 첫 장면이다. ‘이공계 천대’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던 시대상이 자조적으로 반영되어 있다. 실제로 당시 신문을 살펴보면 ‘이공계가 살아야 한국이 산다’와 같은 이공계 육성론이 심심찮게 발견된다.
극중에서 전자과 이희정 교수(이휘향)는 ‘과학자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재능보다도 포기할 줄 모르는 마음가짐’이라는 말을 신조로 삼고 있다. ‘포기를 모르는 성격’만을 보고 실수투성이에다 성적까지 형편없는 정만수(정성화)를 자신의 연구실에 받아들이기도 한다. 이 ‘포기하지 않는 청년’은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의식이다. 극중 대부분의 에피소드가 ‘도전→시련→좌절→극복’이라는 서사 구조를 따르고 있으며, 주제곡인 ‘마음으로 그리는 세상’에서도 “소중한 건 바로 (마음속에) 쓰러지지 않는 용기죠. 나를 향한 믿음 (그것만이) 멋진 미래를 열 수 있는 작은 열쇠죠”라는 가사가 반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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