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공간

in #kr-writing6 years ago (edited)

“넌 음악을 녹음할 순 없어. 단지 음악의 요약본을 저장할 뿐이야. 음악과 함께 공간 속에 있어야 하거나 아니면 음악을 이용해 두 귀 사이의 빈 공간을 채워야 해.”

  • ‘청각은 어떻게 마음을 만드는가?’, 192쪽.

음악가, 음향학자, 신경과학자인 저자에게 그의 동료가 한 말이다. 저자는 음악뿐만 아니라 다양한 환경(공간)의 음향을 녹음하는 전문가다.

음악은 실제 라이브를 보는 것이 훨씬 낫다. 가장 큰 이유(차이)는 ‘공간’이다. 뛰어난 뮤지션은 특정한 공간환경에 맞춰 자신의 음악을 더 효율적으로 그 시공간에 번지게 만든다.

타악기 연주자 에블린 글레니 Evelyn Glennie는 공간 그 자체를 연주하는 뛰어난 음악가다. 글레니의 귀는 잘 들리지 않는다고 한다.

그녀는 음악은 우리가 단지 귀를 통해서가 아니라 온몸으로 창조하고 듣는 어떤 것이라고 말한다. 그녀는 연주할 때 맨발로 바닥에 접촉하고 온몸으로 소리와 공간의 진동을 느끼며 그것을 외부로 표현한다.

링크한 영상을 보면 그녀의 연주 영상뿐만 아니라 주변 공간을 카메라가 담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 ‘공간을 연주’하는 것으로 유명한 그녀의 연주를 영상에 기록하고 싶은 영상 디자이너의 의도가 보인다.

하지만 이 글 맨 앞의 말처럼 그 연주를 그대로 담는 것은 불가능하다. 단지 ‘요약본’을 저장할 수 있을 뿐이다. 음악을 ‘들으려면’ 직접 공연장에 가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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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을 연주한다는 말이 굉장히 멋있네요.
그래서 큰 연주홀 같은경우 홀 내부 디자인부터 소리를 위해 설계되는 것 같습니다.
좋은 글 잘보고 갑니다. :)

네. 저도 이 책과 자료를 보면서 그 말이 멋지다고 생각해서 글을 옮겨 보았습니다. 댓글 고맙습니다.^^

잘 읽고 갑니다.

댓글 고맙습니다. ^^

이래서 음악은 라이브군요~ 좋은 내용입니다. 보클이요~

아. 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