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 (Virtual Reality, 가상현실)의 개념은 다양하게 해석이 될 수 있다. 2003년 린든 랩에서 개발한 '세컨드 라이프'라는 가상 세계를 다룬 게임은 현실과 유사하게 자신의 아바타를 이용하여, 다른 아바타와 교류하고, 그룹활동을 하며 가상 자산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구성이 되어 있다. 다른 온라인 게임과 다르게 퀘스트나 특정 목표가 없고 승자, 패자, 레벨 등의 개념도 없다. 사용자는 자신의 아바타를 이용하여 무엇이든지 할 수 있었다. 직접 디자인한 아이템을 만들거나 콘서트 등을 열수도 있었으며 아이디어 상품을 판매할 수도 있었다.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을 법한 일이 가상의 세계에서도 가능하게 해주었다. 1990년대 매트릭스 시리즈나 토탈 리콜 같은 SF 영화가 출현하면서 VR이라는 개념은 컴퓨터나 전자기기를 사용하여, 인공적인 기술로 만들어낸 실제와 유사한 특정환경이나 상황, 혹은 그 기술 자체를 의미한다는 개념으로 정립이 되었다(위키피디아). 사용자는 시각이나 촉각, 음성 등 인간의 다양한 오감과 3차원 가상현실과 상호작용을 통해 현실감과 함께 몰입감을 느낄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현대적 의미의 VR은 헤드셋(HMD, Head Mounted Display)을 착용하고 3D로 구현된 가상 현실을 시뮬레이션하거나 게임과 같이 상호작용을 하는 것을 볼면 된다. VR은 2014년 페이스북이 VR HMD 기업인 오큘러스(Oculus)를 20억달러에 인수하면서, 2~3년 내에 VR이 일반 가정이나 기업에 대중화될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VR 시장은 예상보다 더딘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2016년 페이스북 CEO 마크 저크버그는 오큘러스 커넥트에서 VR을 이용한 소셜 기능에 대한 데모를 선보인다. 오큘러스 VR을 이용하여 원격에 있는 사람들과 대화를 하고, 게임 등을 진행한다. 증강현실 기능을 사용하여 컨퍼런스에 참석한 사람들의 카메라 화면을 통해 인사를 나누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오큘러스는 초기 출시에 컨트롤러를 포함하여 약 800달러 정도의 비용이 들었다. 2018년 오큘러스 고를 출시하면서 가격을 199달러로 책정했으며, 이전 버전이 PC와 연결해서 사용할 수 있었다면 별도로 PC나 스마트폰과 연결이 필요없이 기기 자체로 VR 컨턴트와 게임을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삼성전자의 기어VR과 같은 제품은 스마트폰을 VR기기에 거치하고, 스마트폰의 성능을 이용하여 VR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구성이 되어 있다. 많은 VR 기기 제조사들이 유사한 형식으로 제품을 구성하여 판매를 하고 있으며, 최신 휴대폰을 가진 사용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주었다.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과 연동되는 소니 VR과 같은 기기도 등장을 했으며, 가격은 점차로 내려가고 있다. VR 기기를 이용하면 3D로 구현된 가상의 체험을 경험할 수도 있고, 360도 전환이 가능한 동영상 (유튜브에서도 별도의 카테고리로 제공중이다)을 감상할 수도 있다. 가장 활발하게 활용되는 분야는 VR 게임으로, 이미 많은 게임들이 출시되어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체험해 볼 수 있게 되었다. 이처럼, VR은 AR 안경처럼 새로운 종류의 시각 인터페이스로 기존과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해주고 있지만 실제로는 아직 대중화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VR이 대중화되지 못한 이유로 다양하지 않은 컨텐트로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VR의 비싼 가격도 어느 정도 장벽으로 작용했지만 스마트폰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충분한 만족감과 경험을 제공해준다면 100만원 정도하는 고급 기종이 많이 팔린 것은 설명하기 힘들 것이다.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VR을 경험하기 위해서 착용해야 하는 HMD에서 찾을 수 있다. HMD를 착용하게 되면, 현실과 별개로 독립된 공간에서 몰입감을 가지고 VR 컨텐트에 몰입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게 된다. 그러나 HMD 헤드셋을 착용하는 자체가 아직까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불편하다는 인식을 없애지못하고 있다. 휴대폰 거치형 VR 기기를 머리에 착용하고(그것도 초점의 문제로 흔들리지 않게 잘 고정해야만 한다) 활동을 하면서 가상에서 일어나는 행동을 따라하기에는 무게나 피로감 등 장애요인이 많이 발생한다. 결국에는 소파나 의자에 앉아서 VR을 경험하는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장애요인은 3D 영화를 감상하기 위해서 3D 안경을 착용하는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를 수 밖에 없다. 기술이 발전되면 보다 경량화되고, 스냅의 스텍타클과 같은 형태를 취할 수는 있겠지만 아직까지 그런 제품이 출시되고 있지는 않다.
두번째로는 예상했던 것보다 선명하지 않은 해상도와 화질의 문제이다. TV나 모니터와 같은 2차원 시각 인터페이스 기기들은 그 크기와 해상도, 선명도가 빠르게 발전했지만 아직까지 VR 기기는 상대적으로 낮은 해상도와 초점의 문제 등을 가지고 있다. VR을 처음 경험하는 사람은 새롭고 신기한 3차원의 경험을 하게 되지만, 이를 지속적으로 이용하는 사람은 예상보다 많지 않다. 아직까지는 그저 새롭고 신기한 3차원 시각 인터페이스 정도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는 시간이 지나고 기술적으로 성숙해지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문제이다.
다음으로는 VR 자체가 너무 시각적인 경험에 의지한다는 점이다. 최근 흥행한 영화 '레디플레이어 원'을 잠깐 살펴보자. 미래를 배경으로 하고 있기는 하지만, 시간뿐만 아니라 슈트와 같은 웨어러블 악세사리를 착용하고 실제의 활동이 가상공간과 반응하며, 음성, 촉각 인터페이스 등 다감각 인터페이스를 통해서 VR 세계를 경험할 수 있게 해주는 장면이 나온다. 현재의 VR기기들은 시각적인 효과에만 너무 몰입하게 하는 경향이 있다. 향후에는 다양한 악세사리가 출현하여 이러한 단점을 보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교육이나 의료 분야 등에서는 새로운 차원의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그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VR가 같은 분야가 직접 경험하기 힘든 부분을 가상의 현실을 제공해줌으로써 가능하게 해주는 본연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음을 증명한 것이다. 예를 들면, 일반인들이 직접 우주를 여행하기에는 아직 불가능하다. 이를 VR을 통해서 체험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 태양계를 학습하기 위해서, 책이나 동영상 등을 통해서도 가능하겠지만, VR을 통해서 직접 태양계를 여행하듯이 살펴보는 것과 같은 효과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다. 또한 NASA나 군사 분야에서도 VR을 통해서 다양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의료 분야에서는 가상의 수술 실습처럼 인간의 생명과 직결된 수술을 VR을 통해서 훈련함으로써 숙련도를 높이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VR이 현실과 독립된 가상의 공간에서의 경험을 제공하면서 높은 몰입감을 주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현실과의 반응을 접목한 MR(Mixed Reality, 혼합 현실)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15년 홀로렌즈라는 MR 기기를 발표하면서 MR이 주목을 받게 된다. 구글 글라스가 AR 기기로 단순히 정보나 컨텐트를 시각의 새로운 레이어에 노출하는 수준이라면, 홀로렌즈와 같은 MR기기는 현실의 사물을 인식하고 서로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줌으로써 보다 현실감있는 경험을 창조해냈다. 예를 들면, 특정 3차원으로 모델링된 객체가 의자 뒤에 있다면, 이 객체는 의자의 모습 뒤에 일부 가려진 모습은 보이지 않게 표시가 된다. AR에서는 현재는 무조건 모든 객체가 표시가 된다고 보면 될 것이다.
2010년에 설립된 매직 리프(Magic Leap)는 센서리웨어(Sensory Wear)라는 이름의 특허를 획득했다. 이 특허는 기존의 AR 기기들이 현실에 덧씌워진 입체영상이 표현하는 거리감과 실제 디스플레이와 눈사이의 거리차이 때문에 발생하는 괴리감이 현실감을 떨어뜨렸다면 자체 개발한 기술은 이를 극복하여 놀랍도록 사실감을 제공해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명한 체육관 고래 동영상은 MR 기술의 사실감을 잘 보여주었으며, 구글, 알리바바, 퀄컴으로 부터 14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2017년 12월 매직 리프 원 개발자 버전을 출시하였으며, 2018년 일반 소비자용 제품을 출시할 것이라 발표하였다.
MR 기술이 현실과 인터렉션하면서 AR이나 VR이 주지 못하는 보다 생생한 현실감을 제공해 줌으로써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이 기대가 되고 있다. 원격 교육 및 원격 진료 분야에 활용하여 보다 현실감 있는 교육과 진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VR에서 가상의 교사가 교육을 해준다면, MR을 이용하면 실제로 눈 앞에 교사가 설명을 하고 바로 바로 인터렉션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원격 교육등에 활용이 가능하고, AI 등과 결합하면 새로운 형식의 교육 컨텐트 개발이 가능할 것이다. 원격 의료 분야도 마찬가지로, 실제로 의사가 동일한 물리적인 공간에서 진료를 하는 것이 아니라, MR 기술을 이용하여 서로 대화하듯이 원격으로 진료가 가능하며, 다양 정보를 MR 기기를 이용하여 확인하고 조치할 수 있게 될 것이다. AR의 기술을 보다 현실감있고 정교하게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며, AR을 포함하는 차세대 기술로 각광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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