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만난 기적] 제3의 송현철과 두 아내의 전시와 위계 (14화)

in #kr-write7 years ago

제3의 송현철과 두 아내의 전시와 위계

새로운 육체를 얻게 된 송현철은 새로운 욕구를 가지게 된다.그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두 가정의 가장이 되면서 갈등을 겪게 된다. 갑의 아내였던 혜진은 아주 예쁘고 착한 여성으로 이미지화 된다. 그녀는 이혼을 생각했을 때도 위자료를 받을 생각보다는 직업을 구하는 여자로 속물근성이 없다. 그리고 모든 것을 참고 인내해주는 수용적인 여성이다. 이는 남성들이 바라는 전형적인 여성상이다. 남성들이 좋아하는 특성을 가진 이 여성의 주변에는 항상 권력을 가진 남성들이 함께 있고 도움을 쉽게 준다. 따라서 능력발휘를 위한 노력을 하였을 때 도움을 받기가 쉽다. 이보다 더 근본적으로 이러한 여성은 교육수준도 높은 것으로 나타나며 지적이라는 이미지를 풍긴다.

이에 반해 을의 아내인 연화는 송현철의 친구에 의해 ‘컨츄리 섹시’라고 불린다. 그녀는 촌시러우며 억척스러운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그녀의 직업은 생계형의 느낌이 강하고 전문성보다는 성실함으로 피력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를 돕는 남성은 남편 외에 따로 없으며 부양할 시아버지만 존재할 뿐이다. 그녀의 삶은 다소 비루해 보이기까지 하다.

이러한 완전한 대립각을 이루고 있는 여성 둘을 드라마에서는 제시하고있다. 이 상황에서 새로운 신체를 획득한 송현철은 새로운 욕망에 사로잡힌다. 자신의 직업에 맞춘 신체와 물질적인 것에 대한 적응으로 새로운 몸을 획득하고 있다. 이는 을의 신체 비장소화와 더불에 자본주의 사회체제에 전적으로 편입하게 되는 것을 보여준다. 더 이상 아무도 을의 신체의 비장소화에는 비중을 두지 않으며 갑의 인성 미화나 갑의 상황을 해결해나가야 한다는 취지로 변모한다. 몸과 마음이 갑화되면 새로운 정체정을 체득한 송현철은 갑의 아내에게 욕망을 가지기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두 아내는 송현철의 선택에 종속된 존재로 보여진다. 그들은 계속해서 송현철의 연락에 집착하고 기다리며 송현철을 맞을 공간을 구성한다. 이는 가시적인 송현철과 비가시적인 두 여성 사이에서 권력관계가 구성된다. 두 여성은 남편이라는 존재를 위해 시간과 공간을 희생하는 존재로 전락해버리는 것이다. 그리고 두 아내가 만나서 하는 대화는 더 가관이다. 송현철의 사회생활을 위하여 집안의 혼란은 좋지 않다며 송현철을 놓아 달라고 하는 혜진의 말은 두 여성의 비가시성을 더욱 강화한다. 그리고 두 여성 간에도 권력관계가 구축된다. 육체의 아내인 혜진이 더 우위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남성들이 선망하는 여성상이 우위를 차지하고 바른 이미지를 표상하는 것은 기존의 여성들에 대한 역할 요구와 기대를 더욱 확고히 하는 경향을 보이는 지점이다. 이런 경향을 가진 여성은 보호받고 사랑받을 수 있으며 삶이 윤택할 수 있다고 보여주는 것이며 그런 남성들의 판타지를 충족시켜주는 것이다. 욕망의 체화와 사회적 전복은 남성이 다하고 여성들은 집에서 가정을 돌보며 그런 남성의 선택에 종속된다는 설정은 초반의 드라마 취지에 비하여 매우 전근대적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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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여성의 이미지를 글로 잘 표현한거같아ㅎ 남성들이 좋아하는 여성상도 잘 나타내고 있고^^
두 아내 모두 남편을 한 번 잃었었고 그로 인해 남편을 되찾으려는 욕망으로 보이는데 이것이 남성의 선택에 종속되는 것일까? 반대로 '남편이 아닌 아내의 영혼이 다른 사람의 몸에 들어갔어도 남자들은 지금 여자들이 선택을 기다리는 것 처럼 기다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 ㅎ 그런데 또 생각을 해보니, 실제 드라마에서 그런 설정을 했다면, 나도 모르게 남자가 참 불쌍하다는 생각이 드네.. 드라마에서 남성위주의 전근대적인 설정을 보이는게 여자입장에서 보면 분명 문제삼을 만한 부분이라고 느껴져. 반대 입장이 되어보면, 상대방의 마음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거 같아

아 글 자세하게 읽어봐줘서 고마워요ㅎ
여러방면으로 생각해보려고 노력중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