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 무주에 위치한 덕유산이
겨울에 아름답다는 얘길 들었어서
꼭 가보고 싶었었다.
새벽 4시반에 일어나
식구들이 모두 자고 있는데 집을 나섰다.
날씨가 춥다고 해서 생각하고 또 생각해서
옷을 껴입고 행장을 차렸다.
교대역에 가서 대절 버스를 타고 출발했다.
김밥과 삶은 달걀을 준비해 온 친구 덕에
허기를 면하고
휴게소에 들러 커피를 마실때까진
오늘 그렇게 매서운 추위가 나를 기다릴지 몰랐다.
이때까지만 해도 춥긴해도 뭐~~했으니까..
3시간여 만에 덕유산에 도착했다.
가는 내내 눈이 내렸었는데
버스에서 내릴때는 아예 함박눈이 펑펑 내렸다.
스키와 등산을 즐기로 온 사람들로 인해 인산인해였고
우리 일행은 미리 잽싸게 접속을 시도해 거머쥘수 있었던
곤돌라 예약권을 가지고
매표소로 갔다.
곤돌라는 매표소와 타는 줄까지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탈수있었다.
몇 년 동안 스키를 못 탔는데 갑자기 넘 타고 싶어졌다.
눈은 끊임없이 내리다가
그래도 다행히 곤돌라를 탈 즈음에 멈춰 주었다.
곤돌라를 타기 위해 한 시간 가량을 기다리면서도
윗동네 추위를 체감하지 못하고
춥지만 견딜만 하다고 수다를 떨며 재밌는 시간을 가졌지만
손과 발은 얼어가기 시작했다.
친구가 준 핫팩이 제 역할을 해 줘서 그래도 한결 나았다.
15분간이나 타는 곤돌라에서 친구들과 재밌는 대화가 오가며 도착한 정상은
어찌나 춥던지 추워도 너무 추웠다.
손끝 발끝이 시려
추위에 취약한 나는
오늘 이러다 동상걸리는게 아닐까 겁이났다.
영하17도.
혹한의추위.
향적봉까지 올라가는 길은 잘 정돈되어 있어 어렵지 않았는데
머리카락에 하얀 서리가 쌓여 상고대의 맛을 느끼게 해주었다.
나뭇가지에 하얗게 얼어붙은 서리
상고대의 아름다움.
그것때문인지 이 추위에도 정상에 올라온 사람은 많았다.
해도없어 더욱 추웠는데 식사를 위해 대피소로 이동하면서도
이 추운데 뭘 어떻게 먹나 싶었다.
대피소에는 사람들이 많아 들어가지도 못하고
비닐 쉘터를 치고 그 안에서 식사를 하는데
생각보다 따뜻하고 뜨거운 컵라면으로 속을 풀어가며 먹어서인지
제법 만족도 높은 식사를 했다.
물론 밖에서 요리하는 사람들은 손시리고 발시리고 고생스러웠고
제육볶음과 쭈구미볶음을 감사한 마음으로 먹었다.
식사 후 출발을 서둘러야 했다.
겨울산에선 해가 짧기때문이다.
출발하고 바로
산 아래에서 터 산 등성이를 타고 올라오는 세찬 바람을 맞닥뜨렸다.
냉동실 안을 걷는듯한 낮은 온도.싸늘한 냉기가 온 몸으로 부딪쳐와서
얼굴은 칼로 긋는듯 따갑고 시렸다.
그렇지만 사막에서 모래바람 일듯이
눈가루가 쓸려 날라가는 것을 보니 신기하고 생경스러웠다.
해가 떳을때에는 빤짝거리는 별이 눈앞에 뿌려진 것 같이
금빛가루가 날라가는것처럼
놀라운 진풍경이 시야 가득 펼쳐졌다.
멋진 광경을 드론까지 가지고 올라와서찍는 사람도 있고
너무 멋졌다.
아, 이맛에 여길 오는구나.
무척 아름다왔다
내기억에 가득 담아 남겨 놓으려고 그 장관을 한참동안
눈에 집어 넣었다.
이런모양...
1미터는 쌓였을 것 같은 눈길을 오르내리며 세찬 바람과
그 때문에 머리칼이 날려 시야가 가려 앞이 잘 안보이고
무릎도 아프긴 했어도
오래도록 머무르고 싶은 경관이라 발걸음을 다시 떼어 가기가 아쉬웠다.
겨울이 아닐때 다시 와 보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
중간에 탐방로로 내려가는 길이 나와
계곡으로 하산하는 4킬로 미터 넘는 길로 내려왔다.
해가 질까 조마조마 했다.
옆으로 보이는 계곡은 아직 두터운 얼음으로 덮여 있었지만
얼음 아래로 간혹 흐르는 물이 보였다.
그러고 보니 세찬 바람과 눈밭을 걸었어도 입춘이었다.
희미하지만 봄이 오고 있는 것 이었음을 본것이다.
그리고 꿀맛 같은 저녁식사
난생 처음 먹어 본 도리뱅뱅,빙어튀김등
맛 있었고, 어죽은 언속을 풀어주기에 충분했다.
그 바람과 추위속에서 나는 생각했다.
나는 왜 이곳에 와서 사서 돈까지 들여가며
이 고생을 하고 있는가..
따뜻한 집에 있었다면 어땠을까.
손도 시리고
발가락도 얼어 집이나 따뜻한 곳이 너무나도 그리운.
추워도 너무 춥던 날이었지만
그것도 아랑곳 하지않고 사람도 너무많았는데
그사람들은 왜 이추위에 여기로 모여든걸까
사실 이것은 등산을 할때마다 조금씩은 드는 생각이긴 하다.
무릎이 아파 못 걷겠는 순간에도
나는 어덯게든 버티고 버티어서 하산을 해야만 한다는
한 가지 생각에만 집중하고
최대한 일행들에게 민폐를 끼치면 안 된다는
마음 하나로 이겨 내려 애썼다.
그 단순한 생각 때문에 오감은 날카로와 지고 정신은 맑아진다.
그리고 몸과 마음이 건강해진다.
집에 오니 밤 11시가 되었다.
함께 한 다른 이들은 교대곱창에서 뒤푸리를 했지만
나는 식구들이 기다리는 집으로 고고씽~~.
고생도 많았지만 좋은 추억이 될 것같다.
와.........! 풍경 대박이네요!
제주도 여행 때 겨울 산 풍경을 보기 위해 한라산에 가고싶었는데
못갔었어요 ㅠ ㅠ
여기 저도 가고싶네요 ㅠㅠㅠ
와 풍경에 취하고 갑니다 :)
추억 사가고 싶네요 ㅎㅎ
사진으로 여행다녀 온것 같은 기분이네요.ㅎ
잘보고 갑니다^^
어렸을 때 무주리조트 많이 놀러갓는데 추억 돋네요ㅋㅋ 곤도라 타고 올라가서 눈꽃구경 정말 많이했었는데ㅋㅋ
와..! 풍경아름답고 거기서 먹는 제육볶음과 쭈꾸미라니.. 말도안되는 조합이에요. 정말 너무너무너무 좋습니다. 저도 이번에 스티밋을 시작하게됐는데요? 소통해요 팔로하고 갑니다~!
아이가 어려서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데, 덕분에 다녀온 것 같은 기분을 느꼈습니다. 감사합니다.ㅎㅎ
잘 다녀오셨네요. 저도 꼭 겨울 덕유산에 가 보고 싶은데, 다녀온 친구한테 곤돌라 줄이 정말 길어서 포기하고 왔단 이야기를 듣고 망설이고 있었어요. 사진 보니 저 장관을 꼭 눈으로 보고싶네요. 2월이 끝나기 전에 시간을 내 봐야겠어요. ^^
강추위에 고생하시면서 찍은 사진 집에 앉아 구경하게 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와!!! 정말 예술이네요... 덕유산 잘 다녀오셨어요?^^* 풍경이 정말 시린 듯 하지만 가슴이 확 트이네요~ 겨울산행 욕구가 막 솟는 사진과 이야기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