쳇바퀴 속의 일기

in #kr-pen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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쳇바퀴 속의 일기


#1. Intro


PEN 클럽 공모전 주제가 일기라는 사실을 보고 나서야 나는 고작 일기조차도 써본 지 한참 되었다는 사실을 실감한다. 군대에선 하루를 마다하고 썼던 일기를 정작 사회에 나와서는 왜 이리도 뜸하게 쓰게 되었을까. 아마 가장 큰 이유는, 나에게 글쓰기란 ‘힘이 많이 드는 일’이라 학교 수업과 과제에 지쳐버린 나로서는 좋은 글을 뽑아낼 여력이 한참 동안 없었기 때문이다. 잘 쓰려고 하는 생각도 부담으로 다가왔지만 사실, 휴식시간에도 글을 쓰기 위해 더 머리를 쓰기가 참으로 귀찮았던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쳇바퀴 돌듯이 하루하루를 보내다 보니 딱히 일기에 담을만한 이야기가 없었다는 이유인데 이번 일기는 이 쳇바퀴 삶을 살면서 든 생각들을 쭉 써보고자 한다. (그러니까 두 번째 이유는 이유가 아닌 셈인가)

#2. 진로


내 주 전공은 경제학이다. 그리고 나는 지금 컴퓨터공학을 부전공으로 공부하고 있다. 요즘 열심히 공부하면서도 계속 드는 생각이 있는데 바로 이 배움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경제학 외에 다른 전공을 배워야겠다는 생각은 했으나 대부분의 학생이 선택하는 어문학계열이나 경영학을 이중전공 하는 것이 썩 내키지 않았던 나는, 마침 좋은 기회가 생겨 컴퓨터공학을 배우기로 했다. 선택 배경이라 함은.. 이 분야가 유망하다는 것이 저명한 사실이기도 하고 좋은 경쟁력이 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재미도 있을 것 같았고. 그런데 막상 배워보니 본 전공보다 훨씬 어렵고 에너지가 많이 쓰인다. 그러니까 노는 시간을 많이 줄이고 주말도 거의 반납하면서까지 공부를 하는데 막상 배워보니 이걸 어떻게 활용해야할지 도통 감이 오질 않는다. 본과생들에 비해 내 코딩 실력은 터무니없이 모자라니 일단 개발 직군은 가망이 없어 보이고.... 다른 쪽으로 눈을 돌려봐도 취업 시 자기소개서에 도전 사례로 몇 줄 끄적거리는 것 외에는 어떤 쓰임이 있을지 아직 잘 모르겠다. 두 전공의 괴리가 참 큰 탓이며 이런 융합형(?) 진로에 대한 내 지식이 부족한 탓이다. 경제학 공부도 컴퓨터 공학 공부도 포기할 생각은 전혀 없지만, 공부를 하면서도 내 진로의 방향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 잘 모르겠다는 것이 가장 큰 고통이다. 이러다 이도 저도 아니게 되어 버릴까 봐.

세상이 이렇게 빠르게 변하니 거기에 발맞추는 임기응변 능력과 흔들리지 않는 나만의 신념이 필요하다. 그런데 나는 정말 어떤 일을 하고 싶으며 또 어떻게 배운 것들을 써먹을 수 있을까... 고민이다.

#3. 좋아하는 것과 포기.


나는 해보고 싶은 게 많다. 좋아하는 것도 많고 욕심도 많다. 이게 또 참 문제다. 일단 포스팅 비중만으로도 알 수 있듯이 나는 여행 다니는 것이 좋다. (누가 싫어하겠느냐마는) 그리고 글도 잘 쓰고 싶고 사진도 잘 찍고 싶다. 운동은 삶에 당연히 필요한 것이고 독서는 생활의 일부여야 한다. 주식에도 관심이 있어서 동아리도 들고 투자해보면서 공부 중이고, 영상 편집도 시간이 나면 제대로 배워보고 싶다. 세상에 해보고 싶은 게 이리도 많고 잘하고 싶은 것도 참 많은데 주어진 돈도 시간도 충분하지 않으니 미뤄두고 포기하는 것들이 생겨 분하다. 나는 스스로 잠을 많이 자는 편은 아닌 것 같지만, 잠을 줄여도 피곤함을 안 느꼈으면, 더 나아가 잠을 아예 안 자도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종종 하곤 한다.

다 가질 순 없을까?

#4.Outro


일기라고 썼지만 요즘 내 머릿속을 지배하고 있는 생각을 적다 보니 진지하기만 한 글이 되어버린 것 같다. 철학자 파스칼의 저서 <팡세>의 표현을 빌리자면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라고 한다. 이 말에는 인간은 나약한 존재이지만 사유할 수 있기에 가장 강인한 존재라는 뜻이 담겨있는데, 최근의 나는 머릿속에 떠오르는 어떤 생각들을 대부분 흘려버린 채 보내고 있었다. 그러니까 그냥 나약한 존재였다랄까. 그러다 이번 일기를 통해서 방치된 생각들을 조금은 주워 담은 것 같다. 문제가 해결 되진 않았지만.

오랜만에 이렇게 나를 한번 돌아볼 기회를 준 @kimthewriter 작가님과 공모전 개최에 도움을 주신 분들께 감사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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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가지실 수 있습니다! 내가 5년만 젊었어도...의 종착지가 20대 아닙니까 ㅋㅋ

이벤트 감사합니다, 작가님 ㅎㅎ 덕분에 @choim 님의 조언도 들을 수 있었고 무엇보다 일단 제 생각 정리도 되었구요.ㅎㅎ 하나하나씩 해보려고합니다. 욕심이많아서 큰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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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보고 싶은게 많으셔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이것 저것 충분히 다 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잘 읽고가요 민후님

@actapeta 님 일기 쓰신 것 슥 읽고 수업들으러가느라 댓글을 안달았었네요!!
쓰신 글 읽으면서 굉장히 정적이고 편안한 느낌이 들어서 제 글은 너무 딱딱한 느낌이 든단 생각을 했었습니다. ㅎㅎ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써주세요. (팔로우했습니당!)

모든걸정해버린 지금이 후회되는 1인도 있습니다. 바로여기,!. 그대의 미래를 응원합니다.

항상 아쉬움이 남고 늘 후회는 하지만 (예를들면 비트코인 좀 사둘껄 이라던가..)
선택의 기로에 서있을 때는 또 이것대로 참 문제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일을 하고 계신 분들이 취업 늦게해도 된다. 많이 놀아라.. 말하는 것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도 비슷한 이유겠지요.. ㅠㅠ
응원감사합니다..!!!

맞아요 결국 내 인생의 주인공은 본인이니까요.
조언은 조언일뿐 결정은 본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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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과 컴퓨터 부전공라... 스팀잇이 적격 이시군요 ㅋㅋ

저는 후회하는 인생을 살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인생의 크고 작은 문제들이 늘 어떻게든 해결 됐던것 같네요. 민후님도 지금 잘 하고 계실겁니다. 즐거운 불금 보내세요.

ㅋㅋㅋ적격이라니요.. 전혀 그런것 아닙니다 ㅠㅠ 즐거운 불금 보내세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철학자 파스칼의 저서 <팡세>의 표현을 빌리자면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라고 한다. 이 말에는 인간은 나약한 존재이지만 사유할 수 있기에 가장 강인한 존재라는 뜻이 담겨있는데,

넘 멋진말...

그나저나 나도 공부할 수록 느끼는데... 우리는 '융합형'인재가 아니라 이도저도 아닌 인재인듯 ㅋㅋㅋ ㅜㅠ 하나를 잘하는게 아니라 여러개를 골고루 못함...ㅎ

딱 그거.. 정말.. 이도저도아닌... ㅜㅜ

저도 이것저것 모두 해보고 싶은데 시간도 그렇고 경제적인 여건도 문제네요.. 저도 얼른 일기를 써내야겠습니다 ㅎㅎ

경제적인 여건이 제일 큰 문제인 것 같습니다.. ㅋㅋ 사실.. 시간은 돈으로 어느정도 살 수 있다는 것이 제 생각이라 ㅠㅠ 일기 기대하겠습니당 ㅎㅎ

흠 이제 블럭체인의 전사가 되시겠군요 ㅋㅋㅋㅋㅋ

!? 아니에요 ㅋㅋ 택도없죠..

이 세상에는 할 것들이 참 많고 다 못할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죠. 하고 싶은게 많아서 저질러 놓은 것들도 밀려있는데, 또 새로운 것을 한다는 것도 참 못할 짓 같고... 이 세상을 어떻게 다 담으며 살 수 있을까요 ^^

"하고 싶은게 많아서 저질러 놓은 것들도 밀려있는데, " 이부분 정말 공감하네요 ㅋㅋㅋ아휴~_~

결국 인생은 선택의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정확히 이야기하면 어떤것을 취하느냐 보다는 어떤 것을 버리느냐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가능성을 알고도 하나씩 버리는 연습은 쉽지 않는 것 같습니다. 우리의 자원은 언제나 유한하고 삶도 유한하기에, 그 유한성을 상상하지 못하며 살지만, 아주 가끔 명징하게 다가올 때가 있더랍니다.

@qrwerq 님 반갑습니다. 항상 울림있는 댓글 달아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어떤 것을 포기해야하느냐, 버리느냐의 문제는 살면서 자주 마주하지만 그 때마다 정말 난제인 것 같습니다. 어느 것 하나 버리기가 싫어 다 안고 가고싶은 것이 .. 욕심인 것을 머리로는 알지만 버리는 것이 쉽지만은 않네요.

아직 대학생이신가 보지요? 대학 졸업한지 24년된 선배가 본 견지에서 말씀드린다면요. 일단 현재 대학생활을 즐기세요. 제가 볼때 대학에서는 수동적이아닌 능동적인 공부를 하는 시기인것 같습니다. 학점은 사실 그렇게 중요하지 않지요. 어떤 종류의 공부라도 스스로 공부할수 있는 능력 길들이기 기간쯤으로 대학생활을하시면 어떨까?싶습니다. 물론 공학의 경우는 시스템내에서 움직여야 하는 면이 있긴하지요. 하지만 실험이 필요한 이공계가 아니라면 자기 관심분야를 찾는 것은 많은 경험을 하다보면 알게될것 같습니다. 그리고 스스로 공부할수 있는 능력만 있으면 꼭 자격증이 필요한 것도 아니지요. 그리고 실재로 전공을 살리는 사람은 40%도 되지 않는것 같습니다. 20여년이 지나서 주위를 돌아보면 말이지요. 단지 머슴살이, 머슴살이 안하는 사람 이렇게 두 부류로 나뉘지요. 이렇게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다는 정도로 이해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능력 길들이기 기간. 이 기간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지만.. 그래도 남은 기간동안 말씀하신대로 많은 경험을 해보려 합니다. 저는 아직 제가 어떤 분야의 일에서 즐거움을 느끼고 어떤 것에 재능이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ㅎㅎ 여태 너무 학교 공부에만 에너지를 쏟았던 것 같아서 조금 후회가 되기도 하구요.

끝으로 정말이지 이런 조언을 받을 때마다 스팀잇에 글을 써보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peterchung님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공모전을 열어주신 @kimthewriter 작가님께도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시리즈 글은 차근차근 읽어 보도록 할께요 ^^

안면을 좀 텄으니(ㅎㅎ) 다시 와서 인사먼저 드리고 갑니다.
뭐든지 꿈꿔볼 수 있는 시기에 계시군요. 하지만 저는 20대에 이런 말을 들으면 좀 짜증이 났었습니다 사실은. 왜냐하면 그때 굉장히 힘든 상황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고, 저에게 선택의 기회가 별로 없다고 생각했었거든요.
지금 와서 돌아보면, 나이라는게 문제라기 보다는 제가 가진 마음의 문제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최근에 80세에 앱을 만들기 시작한 일본의 어느 할머니 이야기를 보면서 더 그런 생각 했어요. 20대라서가 아니라, 민후님이 갖고 계신 능력과 희망을 잘 모아모아 용기를 가지고 나아가시길 응원 드려요. 성공하면 성공하는대로, 실패하면 실패하는대로, 다 나름의 이유가 있고 또 좋은 거름이 된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잘 읽고 갑니다 ^^

thinky님 반갑습니다. 댓글 달아주신 것 봤어요. 평소에 교류가 적어 쑥스러워 댓글을 못달았다니요, 저는 별로 그런 것에 개의치 않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정성스럽게 댓글 달아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선택의 기회가 별로 없다고는 생각지 않으나 무엇을 선택해야할 지 감을 못잡고 있는 상태입니다. 세상은 정말 빨리 변하는데 그에 비해서 제 변화는 많이 더딘 것 같다 생각되고요. 그렇다고 어떤 분야가 유망하다 하여 제 인생을 걸고 도전할만한 용기가 있었던 것도 아닙니다. thinky님 말씀을 듣고보니 제가 무엇을 잘하고 못하는지 잘 모르는 데는 이런 용기가 부족했던 것도 큰 원인인 듯 하네요. 말씀처럼 관심있는 것들은 일단 도전해보자는 자세로 저라는 사람을 찾아보려고 합니다. 감사합니다 ^^

ㅎㅎ 늘 그런것은 아닌데 간혹 괜히 수줍음을 타네요. 아무튼 주절주절 쓴 이야기 잘 읽어주셔 감사합니다.
용기있는 자 만이 미녀를 얻는다??? 라기 보다는.. 실패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용기가 큰 것이건 작은 것이건 간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보다는 무엇이든 해 보는 것이 나중에 후회가 덜 하다는 생각도 들고요. 저는 그렇더라고요 ^^ 사람에 따라 다를 수는 있을것 같습니다.
편한 밤 되시길 바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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