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오마주프로젝트 로 발굴한 @applepost 님의 글입니다.
오마주프로젝트를 널리 알리기 위해,
제가 참 좋아했던 글 하나를 더 추천드립니다.
글 '맛' 좀 내고 싶다면 알아야 할 글이기에 추천합니다.
지금껏 몰랐던,
동 사 의 맛
글을 잘 써보겠다고 발버둥 칠 때마다
내 발목을 잡는 것은 어휘력이다.
내 발목을 잡는 것은 어휘력이다.
쓰면 쓸수록 어휘력의 한계를 느낀다. 내가 지닌 낱말 그릇이 그리 크지 않다는 걸 어렴풋이 처음 느꼈을 때는, 읽기 쉬운 글이 좋은 글이라고 자위했다. 그러다 점점, 적절하면서도 풍부한 어휘로 쓴 글이 마음 깊숙한 곳에 울림을 남긴다는 걸 알게 됐다. 글을 읽을 때 뜻을 모르는 단어가 있어도 앞뒤 문맥으로 적당히 파악하고 지나치는 습관도 조금씩 고쳤다.
자연스레 사전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늘었다.
사전으로 하나씩 단어의 의미를 파악하다 보니, 그동안 내가 뜻을 명확히 알지도 못하는 단어를 자주 사용했다는 걸 알았다. 또 한 단어인 줄 알았는데 아닌 것도 많았다. 최근 나는 글을 읽다가 이러한 단어들을 검색했다. 속절없다, 지켜보다, 흘러가다, 건네주다, 쫓다, 좇다, 아짐찮다, 아퀴. 이들 단어 중 ‘아짐찮다’
와 ‘아퀴’
는 처음 보는 것이었다.
- 아짐찮다 (형용사)
- 남에게 신세를 지게 되어 마음이 편하지 않다.
-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다.
- 아퀴 (명사)
- 일을 마무르는 끝매듭.
- 일이나 정황 따위가 빈틈없이 들어맞음을 이르는 말.
- 안심찮다 (형용사)
- 남에게 폐를 끼쳐서 미안하다.
- 안심이 되지 아니하고 걱정스럽다.
네이버 사전 앱에서 다시 ‘아짐찮다’를 찾아보니, 오픈사전에 한 이용자가 작성한 뜻풀이였다. 어찌됐든 ‘아짐찮다’가 ‘안심찮다’의 방언인데, 내가 파악한 바대로라면 둘의 뜻이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는다.
이쯤 되니 마음이 복잡하다. 모국어로 글을 좀 써보겠다는데, 복잡한 게 왜 이리 많은지. 어쨌든 즐겁게 글을 쓰기로 한 마당에 더는 주춤하기도 싫어 좀 더 적극적으로 공부 아닌 공부를 해 보기로 했고 그 와중에 전문 교정자 김정선이 쓴 책 <동사의 맛>(도서출판 유유)을 만났다. 우리말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동사를 익힐 수 있는 책이다.
우리말에서 형용사와 함께 이른바 용언에 해당하는 동사는 음식으로 치면 육수나 양념에 해당한다.
제 몸을 풀어 헤쳐 문장 전체에 스며들어서 글맛을 내기 때문이다. 육수나 양념과 마찬가지로 잘 쓰면 감칠맛까지 낼 수 있지만 잘못 쓰면 맛은커녕 허기를 채우기도 어려워진다.
<중간생략>
어디 그뿐인가. 우리말 관련 책에서도, 음식으로 치면 주재료에 해당하는 명사에 밀려 동사는 늘 찬밥 신세다. 그러다보니 제 몸을 풀어 헤친다는 표현이 과장이 아닐 만큼 동사는 활용형이 다양한데도 마땅히 찾아 확인할 곳도 없다. 어떤 건 도대체 기본형이 무엇인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인데 사전에마저 한두 가지 활용형 말고는 달리 밝혀 둔 게 없다. 문제는 이런 건 누구한테 묻기도 뭣하다는 것이다. ‘밥이 눌기 전에 불을 꺼라’라거나 ‘언젠가 크게 데일 날이 올 거야’, ‘목메여 울다’, ‘체중이 분 뒤로 울해졌다’, ‘바쁘면 얼굴만 비추고 가’, ‘설레이는 마음’, ‘에둘러 가다’, ‘우울할 땐 볕을 쬐여라’, ‘일에 치어 산다’라고 쓰는 게 맞는지 틀리는지 누구한테 묻고 어디에서 확인한단 말인가(모두 잘못된 표현이다).(10p)
머리말을 짧게 인용하고 싶었는데 너무나 주옥같은 말이라 좀 더 길게 인용했다. 김정선 교정자는 “오랜 시간 교정지와 씨름하면서 우리말 동사만 다루고도 제법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 한 권쯤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동사의 맛>을 썼다.
책은 1, 2부로 나뉘어 있다. 1부는 가려 쓰면 글맛 나는 동사
, 2부는 톺아보면 감칠맛 나는 동사
다. 말 그대로 1부에서는 가려 쓰면 글맛 나는 동사를, 2부에서는 톺아보면 감칠맛 나는 동사를 다양한 예와 한 남자와 여자의 사연으로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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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나 글이 한 사람을 이루는 큰 부분인지, 이제 내 옆에 없는 사람들의 다시 들을 수 없는 목소리가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속에 더 깊이 새겨진다. 앞서 ‘나누다/노느다’ 부분을 인용했다. ‘노느다’란 말을 처음 들은 줄 알았는데, 활용형을 보고 그게 아님을 알았다. ‘노느다’는 어렸을 적부터 익숙하게 들었던 말이었다. 돌아가신 할머니는 “노나 먹어.”란 말을 자주 하셨다.
용돈을 쥐여 주시며 과자 사서 친구들이랑 노나 먹으라고, 장떡이나 전 같은 걸 내주시며 동생들이랑 노나 먹으라고 하셨다.
하나콤 노나 먹어.
하는 할머니의 얇고 작은 목소리가 머릿속을 자꾸 맴돈다.
*이 글은 오마주 프로젝트 로 재 발굴한 글입니다.
*오마주 프로젝트는 @armdown 님과 @stylegold 님 아이디어로 시작되었습니다.
*이 글의 저작권은 @applepost 님에게 있습니다.
*이 글의 SBD 수익은 원저작자에게 전달됩니다.
*원글링크 : 지금껏 몰랐던, 동사의 맛
오마주 프로젝트 참여 후기
오마주 프로젝트의 룰은 발굴하는 글의 핵심내용, 요약, 발췌내용을 담아야 합니다.
그러나 직접 참여해보니, 내용을 축약하여 전달하기보다는글 전체를 재전달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커져 룰을 다 지키지는 못했습니다. 룰보다는 지나쳤던 좋은 글들을 다시 돌아보게하는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ㅎ
이 프로젝트를 통해 자신의 지난 글을 업그레이드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고, 생각나는 분들의 글을 다시 둘러볼 수 기회가 된다면 좋겠습니다. 다소 느리더라고, 멀리 퍼져나가기를 간절히 바래봅니다..!!
계속 응원하면서 발굴된 글 감상하겠습니다.
다른분들도 많이 올려주시면 좋겠네요ㅎ
저도 묻혀있는 보석같은 글들 가끔 꺼내서 추천드릴까 합니다. :-)
좋은 글 감사합니다. 리스팀 할께요~! 그리고 추천글 수익을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ㅜㅜ 전혀 생각지도 못하고 있었는데... 언젠가 은혜를 갚을 날이 올거라 믿습니다.
제롬님이 돕고 싶은분 생기시면 그 분을 도와주신다면 됩니다!
저도 가입했을때부터 많은분들께 도움을 받았거든요ㅎㅎ
아직도 스팀잇을 잘 모르고 그냥 블로깅을 하는 일인으로서 다시 한번 이곳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되네요. :) 감사합니다.. 저도 얼른 성장하여 많이 돕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발굴의 대가, 경아님 응원합니다^^
동사의 맛은 방금 책구입 리스트에 넣었어요.
'와 좋다' 라고 생각했을때 읽었어야 했는데ㅋㅋ
좋은 글을 쓰려면 꼭 읽어봐야할 책인거 같아요!
좋은 글이 발굴되었네요...^^ 노나먹어요~~
라님! 하나콤 노나먹어요!ㅋㅋ
저도 이 글 참 재밌게 읽었던 기억이 있네요^^
하나콤 나눠먹어. 참 정감있는 단어였어요ㅎㅎㅎ
@torax 님 반가워요! 역시 좋은 글은 기억하는분이 있군요ㅎ
와아 유유 출판사, 좋아하는 출판사 중 한 곳인데 스팀잇에서 만나니 반가워요 :-) #오마주프로젝트 도 정말 멋진 기획입니다. :-)
동사를 잘 활용하는 글을 쓰고 싶은데, 역시나 공부와 연구가 필요한 분야인가봐요 ㅎㅎㅎ '동사의 맛'도 꼭 읽어봐야겠습니다! 좋은 소개와 발굴 감사드려요 :-))
유유 출판사가 유명한 곳이었군요?ㅎ 저도 글에 점점 욕심이 생겨서 공부가 필요한 타이밍이네요ㅋㅋ
저도 이번 책 구매시 꼭 구매하려구요! 채린님 감사해요 :-)
동사맛 잘봤네요~ 경아님^^ 참 저런 단어가 있었나 싶을만큼 생소한 단어들이네요... 어렸을땐 노나 먹어란 말을 많이 들었는데... 요즘은 듣기 힘든 말이네요!
독거님 감사합니다ㅋ
저 책에 왠지 정감넘치는 단어들이 많을 것 같아 꼭 보려구요!ㅎㅎ
멋진 글이네요. 전 노나먹으란 말, 그냥 사투리겠거니 하고 지나쳤었는데. 그랬군요...
제이미님 안녕하세요!ㅎ 제 영어이름도 제이미라 더 반갑네여ㅋㅋ
팔로했습니다 :-)
아 그러세요?! ㅎㅎ 저는 외국에서 자라긴 했지만 온라인용으로 셀프로 붙인 이름이에요. 반갑습니다 ㅎㅎ
여기서 글 읽어 주신 분들께 모두 감사드립니다~~!!!! ^_____^
오마주 프로젝트는 내용도 내용이지만 편집의 묘미가 있군요. ㅎㅎㅎㅎ 즐겁게 보았습니다. 경아님! 글 편집 여러가지로 시도하는것도 흥미롭고 아무튼 지칠줄 모르는 경아님 대단하십니다.
감사합니다!ㅎ 있었던 글을 올리는거라 편집에도 신경써서 읽는 맛 살려보고 싶었어요ㅎㅎ 나중에 팁 갑니돠! 근데 저 현재 보팅파워 34%...ㅋㅋ 좀 쉬다 돌아올께요ㅋㅋ
정말 좋은 프로젝트죠!! 응원합니다^^
좋은 글 많이 오마쥬해주시네요~~ 앞으로도 기대해봅니다!!
감사합니다ㅎ 이제 좀 숨 좀 고르고 찬찬히 가볼께요!!
또 보석같은 글들 발견하면 오마주로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이 글... 제가 @applepost 님 블로그를 탐색하다가 다 읽고나서, 이미 7일 페이아웃이 끝났다는 사실도 잊고 저절로 보팅했던 그 글입니다ㅎㅎㅎ
역시 이미 읽었던 분들이 있을것 같았어요!!ㅎㅎ
다시봐도 참 예쁜글입니다! 그리고 @sleeprince 님 반가워요!
@kyunga 님 반갑습니다!
말이 생각이나 사고보다 아름다울 수 있다니.
그러니깐요. 말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다니..!!ㅎㅎ
저도 멋지고 맛깔 나게 여행기를 써보고 싶은데 항상 어휘력과 묘사력이 크나큰 문제였어요.
워낙 책을 잘 안 읽어서 그런 것인가봐요...ㅠㅠ 책만 읽으면 잠이 스르륵/...
저는 잘 읽고 있는 편입니다. 힘내십시오!
이렇게 힘든걸 한국패치된 외국인들은 어찌 할까...
프로젝트 응원합니다:)
ㅎㅎ 이렇게 올라왔군요! 경아님 손이 닿으니 예쁜 포스팅이 됐네요. 저도 앞으로 편집(?) 공부 좀 해 봐야겠는데요.
관심 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
원글이 너무 좋아서 저는 약간의 리터치를 했을뿐입니다!ㅎ
조만간 편집 팁 공유하도록 할께요!ㅎㅎ
좋은 글 감사해요 애플님!
오오! 김정선 작가 제가 좋아하는 작가예요!! 저는 이 책 말고 다른 두 권 읽었는데 글을 너무 깔끔하게 잘 쓰셔서 반했거든요. :)
뒤늦게라도 독후감을 읽을 수 있어서 너무 좋네요. :) 그런 점에서 오마주 프로젝트 진짜 좋은 프로젝트인 거 같아요. :D
애플님도 바로 팔로우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경아님!! :)
초코님 좋은 책 많이 읽으시는군요?ㅎ 저는 처음 알게된 작가님이에요.
근데 리포스팅하면서 글을 읽어보니 꼭 읽어야 겠더라구요!ㅎㅎ
제가 더 감사합니다 :-)
동사의 맛을 더 보고 싶은 기분이 드네요ㅎㅎ 예전에 팟캐스트를 통해 접했던 책인데 여기서 또 보니 꼭 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마주 프로젝트도 좋은 아이디어입니다^^
역시 훌륭한 책은 추천하시는분들도 많군요. 저도 바쁜거 끝나면 꼭 봐야겠어요!
기회가 된다면 소울메이트님 글도 재편집해서 올려보고 싶어요ㅎ
어이쿠 감사합니다. 기회가 되시길 기다려 보아야겠군요.^^
소울메이트님, 허락해주신다면 전 이 글로 재포스팅해보고 싶어요 :-)
[문학적 글쓰기 –번외편] 극한 글쓰기
헤헤. 좋습니다^^ 글이 다시 읽혀지는 즐거움을 누리겠네요.
와.. 역시 전문가의 손길이 닿으니 글이 더 맛있어 지고 읽기도 좋아지네요. 경아님 덕분에 좋은 포스팅을 이렇게
노나 보니
또 좋네요.잘 읽고 갑니다 ^^
난 이런걸 보면 늘 부끄럽습니다.
이것도 내게는 운명인듯 합니다.
저는 포스팅을 하면서 글을 찬찬히 읽어보았더니 제 국어실력이 참 부끄러워지더라구요ㅎㅎ
제 낱말의 스펙트럼을 넓히고 싶어지더라구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ㅎㅎ
글도 글이고, 편집의 힘도 역시 대단하네요. ^^
와 좋은 글 감사합니다 .
모국어도 잘 몰라서 고민중인데 관련 도서도 있고 좋으네요.
저도 글을 읽으면서 제 어휘력의 한계를 느낄 때마다 그런 생각 했었는데.. 잘 정리된 글을 보니 더 이해가 쏙쏙 되는 느낌입니다! ㅎㅎ
발굴하고 빛나게 만드는 재주가 멋집니다.
경아님 덕분에 더 좋은 스팀잇이 되어 가는 것 같아요.^^
호오..... 역시 한국어도 알면 알수록 모르는 거 많고 재밌는 언어인 것 같아요.
경아님, 제가 지갑을 자세히 확인해 보지 않아서 보상 주신 걸 이제야 알았네요. 감사합니다^^
경아님이 새롭게 만들어 주신 게시물을 많은 분이 봐 주셔서 기뻐요. 덕분에 감사해요. 오마주 프로젝트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