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생과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코딩 학원들이 여기저기에 생기고 있습니다. 벌써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코딩 교육을 전문으로 하는 온라인 사이트들과 대형 학원들의 광고가 내걸리고 있습니다. 동네에도 OO대학, OO기업 출신이라면서 코딩을 가르쳐주겠다는 찌라시가 여기저기에 나돕니다.
맹모삼천지교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우리나라 부모님들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제 유치원생 밖에 안된 아이들은 유치원을 마치면 한글, 영어 수업 말고도 이제는 코딩 수업까지 받으러 다닙니다. 한편의 희극처럼도 보이는 현실의 비극입니다.
부모님들은 왜 코딩 교육에 열을 올릴까요?
첫째, 의무교육에 편입되기 때문입니다. 아이의 성적이 떨어질까봐 우려함으로 인해서 코딩 교육에 열을 올리는 부모님들이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여느 국영수 과목과 비슷한 시각을 가지고 코딩 과목을 바라보는 것 같습니다. 시대가 변해도 남의 아이보다 내 아이가 잘하길 바라는 부모님들의 마음은 여전한거죠.
둘째, 부모님들의 시각 변화 때문입니다. 우선은 세대가 변했습니다. 저도 아이를 키우는 입장입니다만, 제 또래들은 어릴적부터 컴퓨터와 PC통신 그리고 www를 이용하면서 자란 net세대입니다. 그래서 컴퓨터, 코딩, 인터넷과 같은 것들에 대한 거부감이 적습니다. 저희 어릴때만해도 부모님들은 컴퓨터를 만지지 못하게 하셨습니다.
서울대 의대에 진학한 한 동생은 프로그래밍을 좋아했습니다. 그쪽으로 적성도 맞아했고, 부모님 몰래 여러가지 서비스도 만들었습니다. 어디까지나 '부모님 몰래'였습니다. 그 친구의 부모님들 역시 의대를 나오셨고 이 친구에게 늘 의사가 되라고 하셨나 봅니다. '컴퓨터는 상놈들이나 하는 것이니 손도 대지마라'는 엄청나게 모욕적인 이야기도 자주 하셨다고 합니다. 저희 부모님 세대의 정확한 인식은 저랬던 것 같습니다. 한 세대가 바뀌니 컴퓨터와 sw에 대한 뷰도 바뀐 것 같습니다.
셋째, 부모님들의 시각변화는 억만장자들 때문인 것으로도 생각됩니다. 현재 미국 경제를 이끌어가는 최상위 억만장자 대부분은 자수성가 한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대부분이 컴퓨터와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사람들입니다. 아마존의 제프베조스, MS의 빌게이츠, 페이스북의 마크주커버그.. 주커버그는 무려 30대 초반인데 세계 5위 부자입니다. 그 외에도 래리엘리슨 등등 많은 자수성가형 IT재벌들이 미국 경제를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라고 다르지 않습니다. 전통적인 재벌들을 제치고 신흥재벌로 올라온 사람들 거의 전부가 게임 개발로 돈을 번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네이버, 카카오를 창업한 이해진, 김범수 의장님도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시대가 이렇게 변하다보니 부모님들의 시각도 '상놈들이나 하는 것'에서 '우리아이도 재벌이 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변한 것 같습니다.
그럼 국가에서는 왜 아이들을 상대로 코딩 교육을 의무 교육화할까요.
답은 단순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제 체질이 HW->SW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경공업과 중공업으로 고도성장을 할때는 소위 말해 '공돌이', '공순이'가 많이 필요했습니다. 이제 앞으로는 인간 코딩 로봇들이 많이 필요할 것으로 수요 예측이 되고 있습니다.
1970년대 사무실 풍경에서는 컴퓨터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컴퓨터가 없으면 업무가 안됩니다. 기본적으로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컴퓨터를 조금씩은 다룹니다. 지금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이 성장해서 성인이 되면 업무에 기본적으로 코딩을 쓰게 되리라는 예측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습니다. 멋진 서비스나 sw를 개발해서 재벌이 되라는 부모님들의 바람과는 달리 아이들은 업무에서 필요한 부분적인 코딩을 조각조각으로 진행하면서 실제 다른 업무들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를테면 지금은 텐서플로우나 파이썬으로 조금만 간단한 툴을 만들어도 사람들에게 박수를 받지만, 앞으로는 모든 사람들이 그 정도는 기본적으로 하게 되리라는 예측을 할 수 있습니다. 누구나 간단한 블록체인이나 머신러닝을 구현할 수 있고, 누구나 원하는 통계를 뽑아서 자유자재로 컨트롤 할 수 있으며, 누구나 간단한 sw를 만들어서 업무에 접목시키는 시대가 10년 내지 20년안에 오는 것입니다. 이런 많은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서 재벌기업들과 국가는 코더 양성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시대가 흘러도 학교에서 절대로 가르치지 않는 것은 명확합니다. 사업하는 법, 투자의 기술, 어떻게 부자가 되는가, 시간적 자유와 경제적 자유는 어떻게 얻는가? 이런 것들은 절대로 공교육이 가르치지 않습니다. 사람들을 가난으로 이끌고 수동적으로 살게 만드는 교육만 할 뿐이지요. 코딩이든 뭐든 첨단 과목을 넣어봤지 뿌리는 바뀌지 않습니다.
제가 보는 컴퓨터 교육의 바른 방향은 이렇습니다.
1) 억지로 시키지 말 것, 2) 관심 있는 아이는 스스로 하게 내버려둘 것. 부모라고 아이들에게 이것저것 억지로 시키는 건 아동 학대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컴퓨터에 관심있는 아이는 누가 억지로 가르치려 하지 않아도 스스로 배우고 익혀나갑니다. 적성에 맞아하면 옆에서 바라만 봐주고 그냥 내버려 두는 것이 가장 좋은 교육입니다.
지금 저희 또래에 훌륭한 엔지니어가 된 분들 대부분도 누가 시켜서 한게 아니라 스스로 흥미를 갖고 이것저것 공부하고 연구하면서 그렇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코딩을 한다고 다 똑같은 코딩이 아닙니다. 누구는 정말로 코딩만 하게 될수도 있고, 누구는 세상을 바꾸는 SW를 만들게 될수도 있습니다. 코딩만 배운다고 논리적인 사람이 되는것도 아닙니다. 평소에 세상 구경도 열심히하고, 독서도 많이하며, 코딩 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소양을 두루 갖춘 자기주도적인 사람이 훨씬 논리적이며, 코딩을 이용해서 정말로 멋진 결과물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의무교육이라는 이름이 붙으면 이제 외우기로 변질됩니다
ㅠㅠ
이건 정말 반박이 불가능하네요.
ㅠㅠ
nice post. good story
https://steemit.com/kr/@twinbraid/7nqmyn
마인크래프트 게임화면으로 코딩을 배울 수 있는 법에 대해 알려주셨는데, 아이들한테 활용하면 좋을 듯 해요~ (저도 생각만 하고 직접 해보지는 않았는데.... 조만간 시도를... ㅎㅎ)
네~ 아무래도 저희 또래들이 영어를 잘하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의 경쟁력 차이가 엄청나게 벌어졌듯이 저희 다음 세대에게 코딩이 그런 역할을 할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거부감 느끼지 않고 흥미를 느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게 좋은 것 같아요. 저 뿐만 아니라 제 주변의 기억을 더듬어보면 대부분은 게임이든 뭐든 컴퓨터를 가지고 '놀다가' 뭔가 문제를 해결해야 할 상황에 부딪히다보니 점점 프로그래밍쪽으로 손을 대게 됐던 것 같습니다.
덧 : 좋은 포스팅 소개 감사드립니다.
매우 공감합니다!!!
^_^)b
그렇죠. 억지로 하기보다는 관심 있는 아이들에게 길을 터주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게 좋을 듯 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가즈앗!! ㅋ
우리 교육의 방향이 전체적으로 말씀하신 맥락으로 가면 좋겠습니다.
저도 한번씩 코딩을 배웠더라면 어땟을까...아쉬울때가 많습니다. 지금도 늦지 않았지만....
다음 세대에는 꼭 필요하리라 생각합니다.
지금도 늦지 않으셨습니다. 한번 도전해보세요.
정말 내손으로 뭔가를 창조해낸다는게 엄청난 것 같습니다. 응원합니다.
10년안에 그런 시대가 온다면 뭘 먹고 살아야하나... 싶습니다. ㅎㅎ
가만히 돌이켜보면 게임을 디스켓에 나눠 압축도 못하던 친구들이, 컴퓨터 조립도 못하던 친구들이, PC통신도 잘 못 다루던 친구들이, 인터넷도 잘 못 다루던 친구들이.. 이제는 누구나 웹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시대가 되었고 프로그래밍도 곧잘 하게 되었습니다. 프론티어 정신으로 시장에 먼저 진입하면 분명히 이점은 있지만 머지않아 많은 사람들의 실력이 상향 평준화 되는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는 그렇게 된다고 해서 밥 먹고 살게 없어지겠나 싶은 생각도 있구요~ 모두가 상향 평준화 되면 nhj님 같은 선두주자들은 또 저 멀리 더 앞서 나가실테니~
저는 초딩때 베이직으로 게임 만들다가.. 중고딩때 공부때문에 컴퓨터를 전혀 못했었는데... 그때 계속 프로그래밍 했었으면 어떻게 달라졌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풀보팅하고 가요~
GW베이직 세대이시군요~ 형은 중간에 공백기가 있으셔도 엄청난 프로그래머가 되셨는데, 프로그래밍만 계속 하셨으면 더 엄청나셨을거 같아요.ㄷㄷ 풀보팅은 감사합니다!
이 부분 공감 100%입니다 ㅎㅎ 잘읽고 가요 ~~
아마 스스로 뭔가에 대한 호기심을 갖고, 배우고, 익히고 시작하셨던 분들은 저와 같은 생각이실거라 생각합니다. 100% 공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공감합니다. 가르킨다고 다 배우는 것은 아니고 안다고 다 잘 하는 것이 아닌지라 코딩 교육이 오히려 SW 개발을 가내 수공업처럼 만들 수도 잇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SW개발을 하는 동기나 생각해야 할 것들 영향력 이런것을 생각할 수 있게 교육을 하면 어떨까 싶네요.
더불어 절대 가르치지 않는 것은 모두다 그렇게 되면 안되는 걸 숨기기 위한게 아닐까 합니다. 나중에 안다해도 믿지도 않을뿐더라 방향을 틀기엔 이미 어렵게 하기 위한...
에구에구..오늘 피곤한가 안티한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무네요^^
이럴땐 뇌가 또 엄청 신나서 돌지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코딩학원에서 어떤 식으로 가르치고 있는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학교 교육과정에 편입되는 코딩교육은 단순히 sw개발 쪽이 아니라 컴퓨팅 사고력을 키워주는 방향으로 설정되어있습니다 ㅎㅎ
저도 초반에는 반감을 좀 가졌는데 공교육 방향은 괜찮은 쪽으로 가고 있는거죠.. 문제는 이를 잘못 해석하는 사교육 쪽이 아닐까 싶어요 ㅠㅠ
그렇다면 다행이지만, 초등학교 수업과정으로 들리는 소문은 컴퓨팅 사고력과는 사뭇 다른 것 같아 안타갑습니다. 코딩 교육이라는 말은 컴퓨팅 사고력과는 이름부터 참 많이 다른데 말입니다. 선입견으로 미리 호둘갑 염려하고 있는 것도 같네요~^^
요새 유행하는 스크래치를 잠깐 만져봤는데요. 너무 언어 문법 위주인 것 같더라고요. 게임이랑 그림 연동하고 for문 if문 가르친다고 논리력이 늘지는 않을텐데... 그리고 로봇하드웨어를 결합한 상품도 요새 잘 팔린다고 하더라고요. 뭔가 살짝 산으로 가는 느낌인데, 말씀하신대로 공교육을 잘못해석하는 사교육의 문제이길 바래봅니다. 공교육 교육과정을 따로 한번 보고 싶네요~ 구현만 하는 코더가 안되려면 레알로다가 자료구조나 디자인패턴, 메모리 입출력 과정 같은것도 가르쳐야 할텐데 그러면 너무 노잼이될테고요 ㅎㅎ
초등 수준에서는 컴퓨터없이도 해볼 수 있는 단순한 게임으로 컴퓨팅 사고력을 키워보는 활동이 많더라고요~ code.org 사이트도 활용하고요 아직은 혼란스럽네요!
저랑 사상이 비슷하시네요. 저도 그런쪽으로는 머리가 팽팽 돌아요~ ㅎㅎ
하하하. 어디 한구석이라도 팽팽 돌아가니 다행이다 생각하며 감사해야겟네요.
왠지 동지애가 느껴지는 이 느낌 아닌 느낌...^^
4차산업혁명의 시대가열렸기에 그에 따른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국력이 좌지우지 될 듯합니다. )
저 또한 아이들이 컴퓨터에 좀 더 빨리 노출되기는 바라지만
그 노출이 "게임"에서 시작되는 것이 걱정이 됩니다.
부모로써 어찌 갈피를 잡아야 할지 늘 고민하는 문제입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그게 참 복불복이기는 한게요 저나 제 주변에 엔지니어들 많은 숫자가 어릴때는 게임광으로 시작한 케이스가 적지 않다는데 있습니다. 누가 억지로 가르치거나 훈육한 것도 아닌데 게임을 하면서 생간 열정이 프로그래밍에 대한 호기심으로 잘 연결된 것 같아요. 반면에 계속 게임만하다가 망가진 친구들도 작지 않구요. 답이 없고 복불복인 듯 합니다~~
배움의 기회를 제공해서 잠재적 관심을 유도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되는데, 잠재적 관심이 없는 아이들에겐 또다른 스트레스 교육이 하나 더 추가되는 거겠죠. 어렸을 때 다 겪어봤을텐데 부모라는 이름을 달면 다 잊어버리게되는 현실이 좀 안타까워요.
그러게요.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 맞는 것 같습니다. 왜 이토록 아이들을 찍어내려고만 하는지.. 우리도 어릴적이 있었는데요..^^
프랑스에는 그런 대학교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외국인도 누구나 다 들어갈 수 있다고 하고 취업 100%라고 하는데 정확히는 모르나~~ 요즘 시대가 그런가보네요~
코딩 전문 대학인가요? 프랑스는 일단 입시자체가 바칼로레아로 시작하는게 너무 좋은거 같아요.
재미로 접근하다 더 배우고 싶어서 부모님께 요청하면 그제야 지원해주는 것도 한 방법이겠죠. 너무 어린 시절부터 하는건 반대하지만 너무 방임하는것도 옳은건 아니라는 부분이 항상 애매합니다 ㅎㅎㅎ 나중에 그쪽을 하고 싶어도 따라잡느라 고생하는 경우가 종종 있으니까요 ㅎㅎㅎ
사람마다 교육방침이나 방향은 다르겠지만 제가 지향하는 방향이 딱 스마트베어님이 말씀하신 방향과 일치합니다. 재미로 접근하면서 배우게 놔두고 부모에게 도움을 요청하면 하나씩 지원해주면서 아이가 방향을 잃지 않도록 조력해주는 역할 정도요~ 너무 방임하는거나, 너무 관심갖고 에너지를 쏟는거나 과한 건 안 좋다고 생각하고 또 애매하다는데 동의합니다.
의무교육이 된다는 이야기는들었었는데 그때는 그저 배우면좋겠구나 코딩을 할줄알면 다양한쪽으로 취업도 가능할것이다만 생각했었는데 벌써부터 이렇게 학원들이 극성이라니.. 우리나라의 주입식 교육은 없어져야한다고 봅니다
네. 스스로 좋아서 즐기며 깨우치는 방향으로 교육이 바뀌길 바래요~
제 생각에는 코딩과목 문제가 아닌 조금 더 확대 시켜 국영수 과목부터 철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뭐 교육에 대해선 다들 의견이 다르시니 여기서 제 주장을 개진하기는 좀 죄송스럽긴하지만, 이젠 시대가 바뀌었습니다. 코딩이 되어도 좋고 조리사가 되어도 좋고 전문 청소부가 되어도 좋으니 자기가 원하는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으면 좋겠네요. 뼈 있는 글 잘 보았습니다!
공감합니다. 저도 우리나라가 일제시대때부터 행해왔던 근대적인 교육 패러다임 자체를 뜯어 고쳐야 한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