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이죠, 그대에게 이렇게 편지를 쓰는 거. 무슨 말부터 해야 할까 잠시 망설여지네요. 우습게도 조금 떨리거든요.
오늘은 오랜만에 외출을 했어요. 특별한 약속이나 계획이 있었던 건 아니었어요. 그냥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열었더니 바람이 좋았을 뿐. 우리가 이별했던 계절의 한기가 다 녹아 없어졌더군요.
화장대 앞에 앉아 오랜 시간 공들여 화장을 했어요. 늘 화장기 없던 내 모습에 익숙한 당신이 봤으면 놀랐을 만큼. 그냥 오늘은 예뻐 보이고 싶었거든요. 아니, 그러지 않으면 안 될 날씨였어요.
서두를 이유도, 조바심 낼 이유도 없는 하루. 느긋하게 거닐다 버스를 탔어요. 창밖으로 지나치는 거리에는 사람이 참 많더군요. 무거운 코트 대신 가벼운 재킷과 점퍼, 카디건으로 멋을 낸 사람들의 표정은 행복해 보였어요.
어린아이들이 재잘대는 소리도 시끄럽지 않고, 연인들의 웃음소리도 거슬리지 않았어요. 하물며, 사랑스럽게까지 보이던걸요. 나도 모르게 웃고 있는 나를 보고 놀라기도 했어요.
버스에서 내려 햇살을 받으며 걷다 보니 당신과 자주 걷던 그 길에 다다랐지만, 미안하게도 아프지 않았어요. 거리의 공기도 그때처럼 차갑지 않았고요. 그래서 알았어요. 멈춰있던 시간이 다시 흐르고 있다는 걸.
이상하죠. 들리지 않았던 것들이 들리고,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여요. 눈물이 바닥나면 모든 것이 메말라버릴 줄 알았는데, 설명할 수 없는 무언가로 채워지고 있어요. 몽글몽글한 그 마음, 당신을 만나 사랑을 시작하던 그때처럼요.
그래서 말인데요. 나 다시 누군가를 사랑할까 해요. 당신을 사랑할 때보다 조금은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럴 수 있겠다는 용기가 생겨요. 당신이, 그리고 당신이 없던 그 시간이 많은 것을 가르쳐주었으니까요.
이 편지가 당신에게 닿을지는 모르겠지만, 당신도 행복하길 바란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어요.
다른 이유는 없어요. 그저, 봄이니까요.
봄은 참 묘한 녀석 인거 같습니다
사람 맘에도 싹을 틔워 주니 말입니다
그러게요.
마음에도 싹을 틔워준다는 표현이 멋지시네요. ^^
봄이니까요. 감성이 말랑말랑해지는 편지네요 ㅎㅎㅎ
읽는 분들의 감성이 말랑말랑해졌다면 성공입니다 ^^
읽어주시고 감상 남겨주셔서 감사해요 그래퍼님.
봄이 위대합니다. 작가님을 이불 밖으로 끌어내고 새로운 사랑도 가져다 주었으니.. ^^
캐롯님 글에도 댓글로 날았지만...... 'Short Notes' 카테고리는 시라고 하기엔 길고 소설이라 하기엔 짧은 산문을 쓰는 '픽션' 코너입니다.
근데 마법사님...
어떻게 마법으로 좋은 사람 좀 점지해주세요...
점지.. 는 삼신할머니의 영역이라.. 어케 애부터 낳으실라구요? ㅎㅎ
서울 오시면 도깨비들은 소개시켜 드릴 수 있는데..
이것들이 제주도는 여자가 많다고 무서워 하더라구요 ^^
소설이 현실이 되시길.. 휘리릭~
제가 서울로 가면 되겠군요. ㅎㅎ
저렇게 생긴 도깨비들이라면 정말 서울로 영영 올라갈 생각도 있습니다. ㅋㅋ
같은 공간, 달라진 마음... 이리도 아름답게 표현될 수 있군요.
아름답게 보이는 건 읽어주신 bobo8님의 마음이 아름답고 여유로워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
이런 감성을 예쁘게 봐주시는 분들이 요즘에 흔치는 않으니까요.
늘 감사해요 ^^
좋은 사람 만나시길...^^
'Short Notes' 카테고리는 시라고 하기엔 길고 소설이라 하기엔 짧은 산문을 쓰는 '픽션' 코너입니다.
근데... 사실 제가 좋은 사람을 만나야 하긴 합니다 ㅠㅠ
감사해요. ㅎㅎ
봄이니까요!
당신과 나의 마음에 작은 새싹 하나^-^
ddllddll 마음에 새싹 하나 돋았다면
제 글은 성공한 것 같네요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 봄, 예쁘게 만끽하세요!
누군지,,, 그는 참 좋겠네요..
'그'라하심은
'편지를 받을 그'일까요? 아니면 '그녀가 새로 사랑할 그'일까요? ㅎㅎ
누가 됐든 그도 그녀도 그도 참 좋았으면 좋겠네요.
봄을 이렇게까지 멋지게 표현할 수 있는건가요 작가님....ㅠㅠ
오늘도 큐레이팅 슥-
사진 예술 잘 보고갑니다 :D
오랜만이에요 거북님 ^^
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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