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2월 9일. 바로 전날 기말고사를 끝낸 다음 바로 출국을 했다. 이번 여행의 시작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다. 그 이유는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타고 육지로' 여행을 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번 한국에서 블라디보스토크까지 가는 배편을 알아봤지만 생각보다 가격이 비싸 비행기편으로 알아보게 되었다.
제주항공 프로모션기간이라 15만원정도로 싸게 티켓을 구입했다. 인천공항에서 출발하여 2시간정도의 비행 후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했다. (시베리아항공 또는 S7항공은 북한 상공을 가로질러 가기 때문에 1시간 10분이면 도착한다. 그대신 가격이 그만큼 비싸진다.) 그때 받은 러시아에 대한 첫인상은 '차갑다.' 뭐 필요 이상으로 친절할 필요는 없지만 공항에서 만큼은 차가웠던것 같다. 하지만 그 첫인상은 엄청나게 큰 러시아에 한 부분에 지나지않았다.
블라디보스토크 공항에서 시내까지 '택시','버스','기차' 이렇게 총 3가지 루트가 있다. 택시는 우리와 같은 가격은 버스가 100~180루블정도로 (한화로 4000원~5600원) 가장 저렴했으나 만차가 되야 출발한다는 규정과 버스라고 운행하지만 실제로는 우리나라 스타렉스에 꾸겨서 한시간 이상 가야되는 고통이 있었다. 원래는 버스를 타고 갈 생각이었으나 환전하고 있는 도중 그 비주얼을 보고 탈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렇게 공항을 서성히다가 'Train to Vladvostok'이라는 천막을 보게 되었고 가격을 알아보려 그주변을 서성거리다가 철도청 아주머니를 만났다. 가격을 알아보려 했지만 영어를 알아들으시지 못하셨고(우리의 이미지와는 다르게 대부분의 러시아사람들은 영어를 못한다.) 속는 셈 치고 기차역안으로 이동했다. 매표소 앞에 가보니 많은 사람들이 기차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다 한국인이었다. 나의 걱정과는 달리 기차는 230루블이면 도착했다. 버스를 다 찰때까지 기다릴수도 없고 택시는 여행 첫날부터 호갱이 되기 싫은 마음에 어쩔수 없이 기차를 탔다.
기차는 수인선 또는 인천2호선같이 3칸~4칸만 다니는 아담한 기차였고 블라디보스토크역까지 한시간정도가 걸렸다. 이때 첫번째 판단오류가 드러났는데 12시반정도에 비행기가 출발해 두시간정도가 걸린다면 숙소를 찾는데까지 해가 떠있을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블라디보스토크의 시차는 우리보다 한시간이 빠르고 더 북쪽에 있어서 일몰이 사진속에 보이는 저때부터 시작되었다. 이 판단착오 때문에 기차역에서 30분이면 도착하는 숙소를 한시간 가까이 못찾고 있었다. 그것도 코앞에 두고서.
공항에서 출발한 기차는 한국인들만을 태우고서 출발했다. 중간중간에 들어오는 러시아사람들이 흠짓 놀랄정도로. 다행이 기차안에 자리는 많이 남아 가방을 맞은편자리에 저렇게 두고도 별문제가 되지 않았다. 친구는 시험공부가 피곤했는지 잠만 잘 잤다. 여기서 남들과는 다르게 우리는 공항에서 유심을 사지 않았다. 그 이유는 공항에서 환전을 하든, 유심을 사든 다 비싸다는 판단때문이다. 그래서 아무것도 되지 않는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다가 블라디보스토크 기차역에 도착했다.
깡통 핸드폰이더라도 구글지도나 map.me 에서는 미약하게나마 GPS가 잡혀 그것을 의지해 숙소를 찾아갔다. 블라디보스토크기차역은 물류때문인지 항구와 가까운곳에 위치해있었다. 기차역에서 나온 뒤 진짜 블라디보스토크의 첫 공기는 매연이었다. 자동차는 다 경유에다가 차들이 오래되서 그런가보다.
숙소인 Neptunea: 넵튜니아는 호스텔사이트에서 가장 좋은 점수를 받는 그런 숙소였다. 그러나 한가지 단점이 있었는데 '위치'였다. 호스텔 댓글에는 처음 찾아가게 된다면 '반드시' 택시를 타라는 유경험자들의 조언을 듣지도 않고 택시비가 아깝다는 생각으로 걷기 시작했다. 도심을 지나 주택가를 지나 비좁은 골목으로 들어가고 점차 빛들은 사라지기 시작할때 저기 멀리 빛나는 건물이 보였다. 사슴이 시냇물이라도 찾은마냥 기쁜 마음으로 다가갔다. 그런데 우리의 홈 스윗 홈이 아니였다. 나중에 알고보니 1층은 may may라는 다른 호스텔?이고 2층이 찾던 숙소인 넵튜니아였다. 하지만 같은 건물임으로 같은 영업장으로만 알았던 우리는 그앞에서 20분을 헤매다가 2층 문앞에 가까이 가보니 숙소이름이 적혀있어서 겨우 들어갔다. 넵튜니아는 대부분 사업차 또는 휴가로 온 러시아사람들이 많았다.
숙소 사장형님의 추천을 받아서 간 식당 Lozhki Ploshki. 트립어드바이저 3위에 랭크되있는 집이다.사장형님께서 친절히 저렇게 적어주셨다.
러시아식 만두인 pelami 를 전문으로 하는 음식점이었는데 결론은 '내입에는 안 맞는다.'ㅋㅋㅋ 뭐 원래 여행을 다니면서 입맛에 맞는 음식찾기 힘든 사람이라 그런가보다 하고 나가려고 하는데 종업원들이 눈을 마주쳐도 오지 않는다. 처음에는 못봤나 생각했지만 알고보니 종업원들이 영어를 못해서 외국인들을 상대하는 걸 어려워해서 영어를 하는 종업원 오기까지 기다린 것이었다. 그렇게 나온 뒤 깜깜해서 아무것도 할수 없다고 판단을 내려 슈퍼마켓에서 주전부리를 고르고 숙소로 향했다. 숙소에 돌아가보니 사장형님이랑 러시아 사람들끼리 술판을 벌이고 있었다. 나랑 내친구는 그옆에서 내일 일정을 짜보자고 앉아있다가 그들과의 대화를 시작했다.
왼쪽부터
친구, 사할린출신 DJ (?), 사장형님 피터, 사할린 출신 쉐프 세르게이
뭐 어디서 왔냐, 저기 가봤냐, 나 여기가봤다. 이런 얘기부터 시작해 DJ친구가 클럽노래를 틀어서 혼자 음악에 취해있다가 춤추고 술 마시고 세르게이는 기타치면서 노래하고 DJ는 윗통 벗고 러시아식 건배사, 욕, 은어들을 배우고 등등 새벽 2시반까지 길고 긴 토크를 이어갔다. 졸립기도 했지만 기분 좋은 사장형님이 와인몇잔을 주셔서 얻어마셨다.
러시아친구들이 담배타임이어서 잠깐 쉬는 시간에 본 지폐 게시판.
북한 돈도 저기 있다. 담배를 피우며 밖에 갔다온 세르게이가 밖에 눈이 온다고 얘기해서 잠깐 오나보다 하고 생각했다. 나는 그때 내가 러시아에 있다는 걸 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세르게이의 폭설통보이후, 러시아를 떠날때까지 2주가량 우리는 눈을 경험했다.
마지막으로 다같이 단체사진을 찍고, 가정사같은 것을 얘기하다가 DJ친구가 속사정?때문에 화장실을 가게 되어 그날의 모임은 끝나게 되었다. 여행 마지막 날 치고는 괜찮은 하루였었다. 또 숙소에서 사장형님 포함 여러 사람을 만나게 될때 차갑게만 느껴졌던 러시아에 대해 조금은 경계를 풀수 있게 되었다.
오늘은 여기까지 !
첫글이라 많이 서툰거 같네요. 앞으로 하다보면서 나아지겠습니다!
오늘도### ** 1일1스티밋**
저는 여행다니면서 음식이 입에 안맞는다라고 느껴본적이 아직은 없는것 같아요, 그리고 왜인지 모르게 러시아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어서 아직 가볼 생각을 못하고 있는 지라 글로나마 경험해 볼수 있겠네요^^ 다음 여행기도 기대합니다~
저도 막연한 두려움있는채로 가봤는데요~ 없진 않지만 생각보다는 덜하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러시아 마지막날에 소매치기 당할뻔 해서 제 아이패드와 유로가 털릴 번한 일이 있었습니다...ㅠ 그때만 생각하면 지금도 심장이 벌렁벌렁하네요ㅋㅋ gi2nee님~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홍보해
여행 진짜좋아하는데 여기 여자혼자가도 안전한가요?
블라디보스토크만 한정한다면, 나쁘지는 않은 것같습니다.
지금 한국인들도 많이들 오고 계셔서 제가 갔을때에도 혼자 온 여성분들 두분이 계셔서 같이 놀러다녔습니다~
하지만 아시아계 여성분들을 좋아하는 러시아남자들도 많아서 그정도만 주의하시고 다니시면 큰 위험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