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크라차오는 방나 선착장(Bangna Pier)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야한다.
찾아보니 '방콕에 마지막 남은 그린지대'라는 말이 있고, 자전거를 타고 섬을 돌아 볼 수 있다고 해서 끌렸다. 확실히 복잡한 방콕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라 너무 좋았다. 방남픙(Bang Nam Peung) 수상시장은 주말에만 열린다. 담넌사두억 같은 수상시장과는 다르고 그냥 물위에 떠있는 일반 시장 생각하면 된다. 이곳에서 보낸 하루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숙소가 있는 에까마이에서 택시를 타고 방나 선착장으로 바로 가려고 했다. 택시를 잡아타니 사람들이 많이 가는 지역이 아니어서 그런지 택시 기사는 이런저런 이유로 방나 선착장 가기를 거부했다. 이때 자기가 추천하는 코스나 다른 방법들을 제안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웬만하면 그냥 거절하는 것이 좋다. 여행하면서 보통은 목적지 말하지 않고 잡아 타도 미터기 켜고 잘 다녔는데, 택시 한 번 잘못타거나 흥정하려고 하면 그만큼 피로도가 증가한다.
그래서 그냥 에까마이역에서 내려서 지상철타고 방나역으로 이동했다. (지상철 38바트) 방나역에서 방나 선착장까지는 택시를 타고 이동했는데 경험상 보통 이런경우 바가지나 흥정없이 잘 데려다준다. 다만 방나 선착장을 말하는데 애를 먹어서 구글지도도 보여주고 번역어플도 쓰고 온갖 방법으로 방나 피어를 외쳐댔다. (택시 45바트)
여기서 배를 타고 들어가야한다. 강바람이 불어오고 시원한게 날씨도 정말 좋아서 기분이 좋았다. 우리가 간 날 한국인은 본적이 없고 나들이 가는 듯한 현지인들이 좀 있었고 서양인이 몇몇 있었다. 확실히 관광객이 자주찾는 곳은 아닌것 같았다. 그래서 그런지 시장에서 바가지나 흥정같은 것도 없고 전체적인 물가가 저렴한 편이었다.
내릴때 돈을 낸다. (1인 4바트)
지도 보면 돌아볼 곳이 좀 되는데 영어 안내판도 없다. 우리는 자전거를 타고 방남픙 수상시장까지 가고 또 스리낙콘 공원까지 갔다.
선착장에서 내려서 오른쪽으로 걸어가다보면 자전거를 빌려주는 곳이 몇 군데 있다. 가격은 하루종일 50바트로 다 같으므로 끌리는데서 빌리면 될 것.
내가 빌린 자전거. 선택을 잘 못해서 페달 돌리는데 발이 무겁고 체인도 빠지고 해서 애를 좀 먹었다. 사람들 아무도 자전거를 훔쳐가지않으니 아무데나 세워두고 시장 구경하고 오면 된다. 자전거를 빌리면 에이포용지에 인쇄된 지도를 하나 주는데 그것과 구글지도 잘 활용해서 가다보면 방남픙 수상시장에 어렵지 않게 갈 수 있다.
담넌사두억과는 다르고, 수상시장이라는 게 이런 느낌이다. 시장이 야외이긴 하지만 천장이 있는 그늘형태라 시원한 편이다.
신기한 것도 많이보고 너무 붐비지도 않고 시장구경이 너무 재밌었다. 먹거리부터 공예품까지 품목도 다양하다.
지나가다가 이 가게를 보면 꼭 먹어보라고 하고싶다. 유일하게 줄 서 있던 곳인데 현지인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았다. 다들 몇개씩이나 저걸 사갔다. 다진고기로 만든 소세지 구이 같은건데 매운맛 안매운맛 있고 봉지에 고추랑 오이같은걸 같이 넣어준다.
걸어다니면서 먹어야하나 싶었는데 노래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가보니, 근처에 먹을 곳도 좋게 되어있다. 다들 시장에서 이것 저것 사와서 여기서 먹는다. 이 근처에 화장실도 있는데 의외로 깨끗한 편. 식당처럼 음식을 파는 곳도 있는데 이거저거 사서 맛보는 게 재밌어서 이런식으로 먹다보니 점심해결.
이것도 진짜 맛있었다. 어묵인데 바나나잎 접시에 한 번 반하고 맛에 한 번 더 반했다. 바로 튀인 어묵에 달달한 소스와 땅콩을 뿌려준다.
그리고 또 코코넛빵?을 사와서 먹었다. 이것도 꼭 먹어보고 싶었는데 마침 팔고있었다. 맛있었는데 달달하면서도 파가 뿌려져있어서 약간은 오묘한 맛이었다.
여기도 진짜 대박인데 땡모반을 미니 수박에다! 귀엽고 맛있었다. 둘이 먹어도 양이 많았다. 60바트! 뒤쪽에 앉을 수 있는 자리가 좀 있어서 잠시 휴식.
한 바퀴 다 돌았으니, 이제 스리낙콘으로 다시 출발. 방남픙 시장에서 스리낙콘 공원은 약 3.9km로 자전거로 가기에 그리 멀지 않은 거리인데 덥기도하고 초행길이고 이미 시장을 돌아다니느라 체력을 썼기 때문에 좀 지쳐서 약간 힘들었다.
이 입구로 들어가면 된다.
호수도 있고 녹음이 짙은 곳이라 제법 힐링이 된다. 특별하게 볼 거리가 있는 것은 아니고 잘 조성된 공원이다.
버드타워. 새 볼 수 있는 곳인가본데 새는 한 마리도 없었다.
곳곳에 쉬어갈 만한 카페들이 있다. 원래 방남픙 시장 가는길에 본 카페에 가고싶어서 어렵사리 찾아갔는데 아쉽게도 쉬는 날이었다. 나는 대로변에 있는 비하이브라는 카페에 갔다. 벌이 컨셉인거 같은데 곳곳에 소품들이며 테이블까지 은근히 귀엽다.
자전거를 반납하면 물을 준다.
*방크리차오 자전거 여행을 위한 몇가지 팁
-방콕의 시내에서 좀 떨어져있는 편이니 오전부터 서둘러가는 것이 좋다
-사람들이 꼭 가는 메인 관광지는 아니니 짧고 타이트한 일정에는 어울리지 않음
-방콕의 활기차고 복잡함보다는 한적함을 원한다면 추천
-태국의 겨울시즌이라 그나마 시원해서 자전거 타고 이동하는 것이 가능했는데, 더울때라면 아마 못다닐지도...
-선크림 잘 챙겨바르기
-자전거 타다보면 늘 그늘만 있는건 아니어서 모자를 준비하는 것이 좋을 것. 챙이 넓은 모자에 자전거 타면서 쓰려면 끈이 있는것이어야.
-일부러 얇은 긴팔과 긴바지를 입고 갔는데 (물론 땀으로 옷이젖긴 하지만) 살 타는 게 걱정되면 이렇게!
-자전거는 잘 고르기 (처음 탈때 뭔가 소리가 났는데 무시하고 다녔더니... )
-자전거 타고 다니는 사람도 많고 도로에 차가 별로 없어서 위험하진 않고, 오르막 같은 것도 심하지 않은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