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나는 내 이름이 싫다

in #kr-diary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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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는 내 이름이 싫다. 거창하고 철학적인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문장 그대로 내 이름(가명이나 별명이 아닌 본명)을 싫어한다. 그래서인지 예전부터 아이디를 만들 때 고민을 많이 한다.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이름을 갖고 싶기 때문일까.

#2

내 이름을 싫어하는 첫 번째 이유는 발음이 어렵다는 점이다. 이름 세 글자 전부 받침이 있고, 자음동화 현상까지 겹쳐져서 듣는이가 한 번에 알아듣기 힘들다. 여태껏 내 이름을 물어본 사람에게 대답을 해주면 한 번에 정확한 이름을 인식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어느 순간부터는 돌림노래와 같은 상황을 막고 싶어서 스타카토 방식(음을 하나하나 짧게 끊어서)으로 "제 이름은 @! @! @! 입니다."라고 말하게 되었다.

#3

두 번째 이유는 이름에서 건조함이 느껴진다는 점이다. 한자로 만들어진 이름이니 당연히 그 의미는 좋겠지만, 한글로 쓰여진 이름 세 글자만 봤을 때는 그 의미가 짐작되지도 않고 따분함이 느껴진다. 순우리말로 지어진 이름과는 대조적으로 생동감이 없어보이는 점도 아쉽다.

#4

세 번째 이유는 한자로 적었을 때 획수가 많다는 점이다. 내 이름의 마지막 글자는 (조화하다 섭)이다. 가끔씩 시험 답안지에 한자로 이름을 적어야 할 경우가 있는데, 컴퓨터용 사인펜으로 한자를 쓰다보면 지정된 칸을 벗어날까봐 조심해야 한다. 아무래도 시험시간에는 사소한 것에도 신경이 쓰이고 짜증이 나는 법이다.

#5

내가 대학교를 다닐 때 학과 동기 중에서 이름을 바꾸는 경우가 꽤 있었다. 그 때마다 '나도 바꿔볼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가 문득 깨달은 것이 있는데, 성인이 될 수록 내 이름이 불려질 일이 드물어 진다는 것이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모든 사람의 이름을 기억하는 것은 힘든 일이다. 대신에 그 사람의 역할, 직함, 상대적인 관계 등에 따라서 자연스럽게 새로운 호칭이 생긴다.

#6

나는 어렸을 때부터 예술작품을 만들어내는 재능을 타고난 사람들을 동경하고 있다. 그리고 나도 그들처럼 되고 싶다는 욕심에 스팀잇 블로그에 나를 소개하는 문구로 '금손이 되고 싶은 한손'을 사용하고 있다. 특히 손을 사용해서 묘기에 가까운 능력을 보여주는 분을 닮고 싶어한다.

#7

내 이름을 바꾸기 보다는 나에게 따라오는 수식어 혹은 호칭을 만들어가는 방향으로 생각을 바꾸었다. 태어나면서 부여받은 이름은 내가 지어낸 것이 아니지만, 사회생활을 하면서 나를 따라오는 수식어는 내가 노력해서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본명은 나의 본질이 아니다. 누군가의 소망이 담긴 글자의 조합일 뿐이다. 다른 것에 신경쓰지 않고, 내가 바라는 나의 모습을 만들어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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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으로 끝나시는 군요... 으흠..
웬지 이름맞추기를 시작 해야 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그렇다면 저도 맞춰보고 싶은 느낌적인 느낌...!!

맞추지 마세요!ㅋㅋㅋ

ㅎㅎㅎ

누군가 돈을 주고 사와서 내이름을 동으로 바꾸라고 하던데요.

그 이름에도 좋은 의미가 담겨있나봅니다.ㅎㅎ

이름을 싫어하는 이유가 아주 많으신 걸보면
애정 또한 많으신 걸로 느껴집니다..
그치만 닉네임이 너무 멋지시지요~!!^^
저는 이름을 말했을 때 남자이름 같네요~ 라는
말을 듣지 않은 적이 없답니다^^

지금의 닉네임이 아주 마음에 듭니다. :D

저도 제 이름이 싫습니다. ㅠㅠ
21세기에 순자가 떡하니 ㅠㅠ
이름에 순만 없었어도 좋겠다 싶어요 ㅠㅠ

삼순이만 아니면 되죠.

ㅋㅋㅋㅋ 이거 '내 이름은 김삼순'에 나오는 대사인데요... ^^

대신에 닉네임 선정할 때는 신중하게 정합시다.ㅎㅎ

저도 제 이름이 어렸을땐 흔해서 싫었는데,
좋은 사람들이 제이름을 따뜻하게 불러줄때 너무 좋더라고요^^
누구야 누구야~ 라고 부를때
그때 뭔가 진짜 내이름이구나...
내 이름이 되게 따뜻하게 느껴지는구나...
그래서 그냥 제 이름을 그때부터 사랑한 것 같아요.

저도 그런 사람을 만났으면 좋겠네요. ^-^

내것은 나부터 사랑하고 아껴야하는 것 같아요.

이름은 내 것인듯 내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ㅎㅎ

지금껏 잘 살아오셨잖아요!! 너무 싫어하지 마시고, 사랑해 주세요^^

지금은 싫어하기 보다는 냅두려구요.ㅋㅋ

아, 정말 딱 내마음입니다. 저도 그래요. 원핸드님 마음이 백프로 공감이 갑니다. 필명인 이시스가 본명보다 더 본명같고 그래도 본명은 시골에 짱박혀 살때 나름대로 편함니다. ^^ 동네 할머니 들께 이시스가 이름인지를 알아듣게 하려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요^^

이름을 기분에 따라서 마음대로 바꿀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요.ㅎㅎ

제 이름도 몹시 특이한데
어릴적엔 별로였다가 이제는 좋아진것 같아요 ㅎㅎ

저도 이름을 바꿀 정도는 아니라서 그냥 냅두고 살려구요.ㅎㅎ

자신의 모습을 잘 가꿔나가는게 이름보다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닷!

요즘은 이름보다는 애칭을 부르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D

생각해보니 아직까지도 한손님 이름은 모르네요
뭐, 스티밋 상에선 한손님 이름은 한손이니까요ㅎㅎ

제 이름은 스팀잇 이외에서 밝힌 적이 있긴한데...
다음에 만나면 알려드릴게요.ㅎㅎ

ㅎㅎ 저랑 이름의 성격이 비슷한 가 봅니다. 저 또한 같은 이유가 제 이름이 정말 싫습니다.

이제는 싫어하는 것을 넘어서 포기했습니다.ㅋㅋ
대신에 스스로 지은 닉네임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D

저 중학교때 기술 선생님 첫수업이 기억에 남아요
성함이 송선섭 선생님 이셨는데
선생님 성함 3글자에 위대함에대해 첫수업을 진행했습니다
그뒤로는 거의 광신도 처럼모두 그선생님 수업에 모두 집중하곤 했습니다
행복의 기준은 자기자신이잖아요 ㅎㅎ
형님이름의 장점만 생각하면서 오히려 자부심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크... 간지님 간지나는 멋진말...ㅎ

이름 이외의 것에 신경쓰려구요. ^-^

저도 이름 말해주면 자꾸 되묻는게 싫더라구요
나중에 이름 지어 줄 일이 생기면 쉽고 정확한 이름으로 짓고 싶어요

저도 이름을 지을 상황이 생기면 기억하기 쉬운 이름으로 지어야겠어요. :D

저도 제이름이 싫을때가 있지만 그래도 잘쓰고 있습니다 ㅎㅎ
자식생기면 ㅜㅜ 어떻게 지어야할지 ㅜㅜ ㅎㅎㅎ

지금부터 미리 지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ㅎㅎ

저는 할머니께서 비싸게 지어오신 저 이름에 '연'자를 엄니가 굉장히 싫어 하셨다더라구요. ㅡㅅㅡ
이름은 그냥 두고 내면을 가꿔가면 되는게아닐까용?

저는 욕심쟁이라서 그런지 외면과 내면 모두 가꾸고 싶네요.ㅎㅎ

맞아요~ 본명은 말그대로 이름일 뿐이지 본질은 아니죠!!
내 이름이 뭐든간에 내가 바라는 나의 모습이 되면 어떤 이름이든
멋있게 보이는것 같아요 ㅎㅎ 화이팅 :)

응원 감사합니다. :D

적어도 이곳에선 금손 이라 불리우시잖아요
힘내세요
시골에서 방국봉 올림

아직은 금손이 아니라서 민망합니다.ㅎㅎ
응원 감사합니다!

부상은 하루빨리 털어내시고 ! 즐거운일만 생각하세요!

우리끼리는 이름을 부르지 않고 ‘한손’ 이라는 직접 정한 닉네임으로 불러드리도록할게요. 그 한손이라는 닉네임도 참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누구에 의해 부여받은 이름이 아니라 스스로 맘에 들어 정한 거니까 더더욱! 불리는 이름에 따라 사람이 맞춰간다는 이야기가 생각나네요. 그렇다면 한손님은 외팔이..

지금은 오른팔을 쓰기 힘들어서 외팔이 상태입니다.ㅠㅠ
처음에 생각했던 거창한 뜻은 '한 손으로 세상을 바꾸겠다.'였어요.ㅋㅋㅋ

그래서인지 요즘 개명하는 사람이 꽤 많다고 하네요...ㅎ

절차도 많이 간소화 된 것 같더라구요. :D

섭이 들어가는 이름을 가진 국내 롱보드 라이더가 있어요 ㅎㅎ 원탑급이예요 ㅎㅎㅎ 좋은이름인거같은데..ㅎㅎ

{ 특히 손을 사용해서 묘기에 가까운 능력을 보여주는 분을 닮고 싶어한다. }

  • 최근 영상에서 여러명이서 손으로 춤추는 것 처럼 하는 영상이 있던데 그것이 생각나네요!

핑거발레를 말씀하시는 건가요.ㅎㅎ

저도 제 이름이.. 흔하디 흔해 별로였는데..
얼굴도 평범 이름은 더 평범... 모든일에 평범이라... 흠..

@!@!섭!님 이름 맞추고 싶네요..ㅋㅋㅋ

평범하게 사는 것이 가장 힘들다고 들었어요. :D
이름은 맞추지 마세요.ㅋㅋㅋ

저도 흔한이름은 아니여서
어릴땐 너무 싫었는데 ㅎㅎㅎ

지금은 만족하고 살려고요~

본명은 나의 본질이 아니다. 누군가의 소망이 담긴 글자의 조합일 뿐이다. 다른 것에 신경쓰지 않고, 내가 바라는 나의 모습을 만들어 가고 싶다-> 너무 좋은말인데요?? 맘에 새길려구요 ㅎㅎㅎ

이름을 바꿀 정도가 아니라면 만족하는게 마음 편하겠죠?ㅎㅎ 감사합니다. :D

제 주변에 개명한 지인들이 꽤 계셔요
그런데 어떤 건 개명 전 이름이 더 좋기도 하더라구요

요즘은 많이들 하시더라구요.ㅎㅎ 절차가 간소화 된 것도 이유인 것 같아요. :D

잘 생각하셨어요. 이름 바꾸려 하면 부모님께서 섭섭해 하실 듯...

그래서 이름은 냅두고 닉네임에 집중하고 있습니다.ㅎㅎ

ㅎㅎ저랑 같네요.
발음하기 어려워요.
스타카토 동감.ㅎㅎㅎ
전 그래도 흔한 이름이 아니라 좋아요.ㅎㅎ
한손님도 혹시 너무 싫으면 개명하시고
아니면 받아들이세요.ㅋㅋㅋㅋ

이제 개명은 관심 밖의 일이 되었고, 닉네임이나 많이 알리려구요.ㅋㅋ

괜시리 궁금하군요... 그래도 스팀잇에서는 한번에 알아들을 수 있겠네요. 이곳은 글로써 소통하는 곳이니깐요 ㅎㅎ

그렇죠. 이 곳에서는 이름이 중요하지 않아서 좋습니다.ㅎㅎ

정말 요즘은 이름 들어볼 기회가 거의 없어요ㅎㅎ

나에게 주어진 역할에 맞는 호칭으로 불리고 있죠.ㅎ

이름.. 전 제 이름은 좋은데 뜻이 별로예요.
어렸을때 여자여자하게 옷을 입었었고, 이름 뜻도 딱 여자라는 의미더라구요. 그래서 그런지 지금은 거의 반대로 사는 것 같아요.
역효과인지 아님 나의 과한 면을 상쇄할려고 그랬는지 여튼 그렇더라구요. 그래서 지금은 이름 그냥 잘 받아들이고 있어요~
그래도 요즘은 닉네임이며 필명이며 맘대로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으니 얼마나 다행이예요^^

그래도 요즘은 닉네임이며 필명이며 맘대로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으니 얼마나 다행이예요^^

그렇네요.ㅎㅎ 마음대로 지을 수 있어서 다행이에요. :D

저도 제이름이싫은건 아닌데~뭔가더
의미있는 이름이였음해서 이름을따로
만들어서 사용하네요ㅎㅎ개명까지하긴 뭐해서요~

서류상의 이름은 바꾸기가 번거롭죠.ㅠㅠ

지정된 칸을 벗어날까봐 조심해야한닼ㅋㅋㅋㅋㅋ
ㅠㅠ 어떤 이름이신지 모르겠지만.. 원하는 이름으로 바꾸시는 것도 추천드려요 ㅎㅎㅎㅎ

만약에 바꾼다면 순우리말 이름을 갖고 싶네요.ㅎㅎ

이름이 궁금해지는군요.ㅎㅎ
전 제 이름을 좋아하는데...ㅋ

나를 대신할 호칭을 만들어 가는 방향으로 생각하신다니..
더 어려운 일이지만 멋진 생각이십니다.

응원 감사합니다! ^-^

저도 제 이름을 별로 안좋아 합니다..여자이름 같아서.. 기회가 되면 개명하려구요! 이름이 얼마나 중헌디!! ^^

이름 바꾸고 팔자도 고쳐지면 좋겠네요.ㅎㅎ

저는 성이 맘에 안든데... 친구들이 밖에서 이름 크게 부르면 제가 막 화내요 ㅋㅋㅋㅋㅋㅋㅋ

저도 조금 화가 날 것 같아요.ㅋㅋ

그렇기 때문에 한번 다른사람의 머릿속에 입력이 되면 잊혀지지 않는 이름이지 않을까요?^^

흔한 이름이나 특이한 이름이 아니면 기억에 남지 않죠.ㅠㅠ
저는 둘 다 아니라서 사람들이 기억을 못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