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lyLee’s Life Magazine 14. 이동진, 김중혁의 ‘질문하는 책들’을 읽고 - 텍스트로 읽는 빨간 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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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lyLee’s Life Magazine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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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 김중혁의 ‘질문하는 책들’을 읽고 - 텍스트로 읽는 빨간 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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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 김중혁의 <질문하는 책들>을 읽었다.

이동진의 빨간책방'에서 나눈 대화를 책으로 옮긴 것으로, '빨간책방'에서 다뤄진 많은 책들 중 인문/교양/지식 장르를 묶었다.
요즘은 유튜브가 대세지만 나는 팟캐스트나 유튜브를 즐기지 않는다. 영상 매체는 제작자가 정해놓은 시간을 오롯이 투자해야 하기 때문이다. 30분짜리 방송이면 그걸 다 봐야한다. 물론 내가 보고 싶은 부분으로 넘겨서 볼 수도 있지만, 온전히 즐기려면 정해놓은 시간을 지켜야 한다. "내가 여기 120분짜리 영화를 만들었으니 이걸 다 보려면 120분을 투자해야 함"하는 것 같다.

하지만 텍스트는 다르다. 빨리 읽고 싶으면 속독하면 되고, 읽고 싶은 챕터만 골라 읽기도 용이하다. 어떤 부분에서는 천천히 음미하면서 읽고, 어떤 부분은 휘리릭 넘기는 게 가능하다. 영상도 빨리 감기를 하면 되지 않나, 반문할 수 있지만 빨리 감으면 영상은 뚝뚝 끊기면서 넘어간다. 요즘은 VHS 시대가 아니니, 이렇게 넘겨서는 무슨 내용이 있었는지 알 수 없다. 그래서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드라마도 잘 보지 않는다.

때문에 이동진 평론가를 좋아하지만 그의 팟캐스트나 영상을 꾸준히 보지는 않았다. '빨간책방'은 언제나 팟캐스트 구독 리스트에만 머물러 있던 것이었다. 도서관에서 이 책을 만났을 때는 매우 반가웠다. 과연 어떤 책이 소개됐고, 그 중에서 또 선별한 책들이 어떤 것인지 궁금했다.

사실 책을 소개하는 책을 좋아하지 않는다. 결국 그 책을 읽어봐야만 알 수 있는 것들이고, 책 소개는 간단한 신문 기사나 칼럼으로 족하다는 생각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생각이 좀 바뀌었다.

가장 처음에 소개된 책이 재러드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였는데, 읽었던 책이라 공감을 많이 하며 봤다. 같은 책을 읽은 사람들과 생각을 공유하고 대화를 나눈 느낌이라 신선했다. 그동안 혼자서만 읽고 단편적인 생각을 정리하는 얕은 독서의 수준이었다면, 간과했던 내용이나 미처 몰랐던 뒷이야기 등을 새롭게 알고 함께 책을 읽은 사람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어 좋았다.

빌 브라이슨에 대한 생각이 비슷해서 맞아, 맞아 하고 맞장구를 치며 읽었으며, <작가란 무엇인가>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내가 감명깊게 읽었던 작가의 인터뷰가 무엇인지 함께 이야기하고 싶었다. 나는 밀란 쿤데라의 인터뷰를 읽고 그가 좀 꺼려졌는데, 이 사람들은 정반대라서 재밌었다. 파리리뷰가 파리 회사가 아니라는 점도 재밌었다.

대화를 그대로 옮겨놓은 것이라 쉽게 술술 읽힌다. 다 읽는데 세 시간도 채 걸리지 않는다. 출퇴근길에 읽어도 그만일듯.

'좋은 책을 추천받고 싶은 사람' 보다는 여기에 등장하는 책들을 이미 읽어본 사람에게 권해주고 싶다. 이 중 몇 권만 읽었어도 이 책은 굉장히 흥미로울 것이다. 그들의 대화는 대부분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는데다, 같은 책 다른 느낌을 공유하는 기분은 각별하다.

  • LilyLee’s Life Magazine은 음악, 미술, 영화, 책, 공연전시 등 여러가지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쓴 글을 싣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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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보기에도 좋을꺼 같아요^^ 글작가님이 무려 스탠포드 물리학박사라고......

과학만화 좋군요..

제가 이동진이 진행하는 빨간책방의 광팬이라 녹음장소에도 몇번 직접 찾아가고 그랬어요. 이동진과 김중혁이 케미가 좋아서 한 책을 두고도 굉장히 다양한 측면에서 얘기를 이어가죠. 소개해주신 책을 읽어보진 못 했지만 그간 팟캐스트에서 오갔던 얘기가 책에 실려 있기 때문에 텍스트로도 술술 읽힐 것이라 짐작해 봅니다. 팟캐스트나 팟캐스트를 옮겨놓은 이 책이나 말하신 대로 같은 책을 읽은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것 같은 착각이 들게 하는 것 같아요. 모르던 책을 알게 되는 재미도 있고요. 이네들이 추천하는 책은 책방 가서 한 번은 훑어보고 내용이 좋으면 사기도 한답니다. 그렇게 산 책 중 하나가 총균쇠이고요. 두껍지만 비교적 즐겁게 읽었네요. 문화가 전파되는간명한 원리, 예를 들어 세계지도를 펼쳤을 때 남북으로 이동하는 것보다 동서로 이동하는 것이 훨씬 용이하기 때문에 문화가 종단축보다 횡단축으로 퍼졌다는 내용 같은 게 흥미로웠어요. 구체적인 예가 너무 많아서 좀 복잡하긴 했어도. lilylee 님은 어떻게 읽으셨는지 궁금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