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스트 인가봐요.

in #kr-art7 years ago

안녕하세요. @ladajh 이지혜 작가입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다들 매주 시작되는 월요일 화요일 수요일... 집중하고 계시죠?IMG_20180423_182339.jpg

저도 런던에서 스탭으로 일을 도우며 같은 패턴 속에서 살고 있답니다.
한 3일 전부터 같은 방을 쓰게된 언니가 있어요.
40대의 골드미스, 안정된 직장, 높은 페이. 세상 부러울 것 없는 언니의 이야기를 들으며 같이 쇼디치도 다녀오고 화이트 채플 갤러리도 다녀왔답니다.

남자 직원이 97%인 연구실이래요. 우주항공 관련 연구실이라고 하더라구요. 언니랑 이야기하면서 알게된게 있어요.

저는 페미니스트 인가봅니다.

페미니스트 라고 하면 굉장히 적대적인 느낌이 드는데, 저만 그런가요?

대학을 막 졸업하기 전에 아빠가 한 말이 생각이 납니다. 졸업하면

아빠 운전기사나 하렴.

엄마의 말도

적당히 미술학원 강사하다가 결혼해. 얘 낳으면 다 경력단절되고 그래 애쓰지마라.

저는 두 분의 말과 굉장히 다르게 살고 있어요.
저를 낳아주시고 길러주셨지만, 부모님이 살아오신 환경과 살아오신 삶과는 다르게요.
이 말들을 듣던 당시까지도 저는 저희집 분위기가 어떤지 알지 못했답니다.

어릴 적부터 친척집에 가면
제가 첫째임에도 불구하고 사촌 남동생의 밥이나 커피를 타오러고 하는 할머니의 말에
첫째의 파워로 모든 사촌동생을 모아서 강의하듯 말했던게 기억나요.

얘들아 할머니는 옛날분이라 내가 어떻개 가르치거나 바꿀 수 없어. 근데 할머니가 저러시면 너희가 움직여서 얼어서 먹어야지. 누나가 해줘야겠니?

크크 지금 생각해도 재밌는 일이죠.
이일을 친가와 외가에 양쪽에 가서 다했답니다.
저희집 빼고 다 아들만 있거든요~


어쨌던 제가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자랐는지
저를 돌아보는 어느날이 였어요.
그리고 제가 페미니스트라고 인정하게 되었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페미니즘에 대해 아는게 적답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그걸 알아보고
스티밋 여러분께도 정보를 공유해 보려구요.

한국에서의 페미니스트란 흔히 극단적인 운동가만 아시는 경우가 많아서 ㅎ
저도 알고 싶은 김에 하하

긴글 읽어주시어 감사합니다. 저로 온전히 살았지만
아직 저를 모르는 ladajh 이지혜작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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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오늘 Hendon Central 이란 곳에 왔다가 끄적끄적 적어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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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스트인가는 잘 모르겠지만 어른들은 아직 남성우월주의 사상이 남아 있는 거 같아요^^

저도 몰랐는데 아직 제 세대까지는 많이 그런듯 합니다 ㅎ ㅠㅠ

지혜 작가님, 어렸을 때부터 용기 있고 멋있으셨네요! ㅎㅎㅎㅎ 페미니즘을 '여성 우월주의'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게 아니고 양성을 같은 높이에 맞추는 것이라고 들었어요. :-) 성별을 떠나 한 개인을 그냥 '사람'으로 여기는 것. 페미니즘이라는 단어를 강하게 여기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저는 원래 뜻의 바다 같은 부드러움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ㅎㅎㅎㅎ

Hendon Central에 있는 나무의 자잘한 잎들 사이로 비치는 하늘을 계속 바라보게 되네요. :-))))

맞아요. 우월의식이 아니고 양성의 높이를 맞추는 것... 정말 그렇네요. 저도 항상 그걸 원한 것 같아요. 그리고 나이가 많으면 가져야하는 형제간의 의무는 가지되 중요한 시기엔 여자여서 대우 받지 못하는 가족간의 성차별도 사라져야하는 것같아요. 조금씩 나아지겠죠 ㅎㅎ

얼마전 인스타그램에서 연재됐던 며느라기라는 만화 보니까 정말 느껴지는게 많더라구요. 지금까지 사람들앞에서 부당함을 당하면서도 아무렇지 않은척, 그냥 모른척 넘어가야만 했던 일들도 떠오르고요 :) 이지혜 작가님 응원합니다!

저도 며느라기 잘 봤어요. 저도 아마 큰형님 같은 느낌의 며느리가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ㅎㅎ
결혼이 2명 인간의 소유 개념이 아니라 하나의 공동체로 인싣되는 그날까지!! 이 과정이 잘 잡히면 결혼이 존중이되고 기피되지 않을꺼라 생각합니다 ㅎㅎ 응원 감사해요

글의 내용만으로 페미니즘이다 아니다를 구분짓기 어렵네요. 마찬가지로 우리 사회도 누군가가 페미니즘이다, 아니다를 구별하고 차별하기보다 여성들이 이런 생각을 가질 수 밖에 없게 만든 사회구조를 개선해나가야 될 것 같습니다.

변화해 가는 과도기인 것 같아요. 예전의 삶과는 형태가 많이 바뀌었지만 아직 따라가지 못하는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듯합니다. 삐그덕 거리는 느낌을 받을 수 있지만, 이런 것들이 사회를 바꾸는 거니까요 ㅎ

페미니스트는 기본적으로 지금 굳게 짜여진 세계를 불편하게 만드는 사람들이 아닐까 합니다. 그래서 적대적이고 전투적인.. 때에 따라선 거부감이 드는 이미지가 떠오르는 것 같구요. 그런데 지금 이 세상이 부조리하다면.. 우리 모두가 불편해져야 하지 않을까요. 저는 <이갈리아의 딸들> 너무 재밌게 읽었습니다..

제가 페미니즘에 대한 정보를 수집한 후에 어떤지 올려볼께요 ㅎ 여성우월주의를 원하는 분도 계시고 그런분들이 먼저 떠오르겠지만 양성 평등을 목표로해서 만들어진 걸로 알고 있어요 ! 그리고 사회가 변화하는데는 짜여진 틀은 깨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더 지금과 맞는 틀이 생기죠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