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대구에 관한 이야기

in #korean6 years ago (edited)


-.알은 담고 내장만 꺼내 말린 ‘약대구’ …보신용 영양식

통영 중앙시장에 만난 약대구.

연말이 다가오면 시원하고 따뜻한 국물이 그립다. 이럴 때 어김없이 거제로 향한다. 그곳에서 시원한 바다와 섬을 돌아보고, 포구마을 식당에서 끓여주는 대구탕으로 한해 동안 쓰린 속과 고생한 몸을 위로해 본다. 대구가 좋아하는 진해만, 그곳에 대구를 잡아 살아가는 포구마을인 외포와 관포가 있다. 외포는 겨울철이면 대구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식당들이 있고 새벽 어시장과 대구축제도 열린다.

대구탕

대구창젓.

마른대구회.

◆겨울바다의 진객…대구

대구는 북태평양 오호츠크해에서 베링해 사이 바다에서 서식 하다가 겨울철 냉수대가 확대되면서 해류를 타고 울산만과 진해만까지 내려온다. 11월 말부터 2월까지 대구가 제철이다. 이때부터 거제도의 대구잡이 포구마을은 분주해진다. 외포나 관포처럼 대구잡이를 전업으로 하는 마을 주민들은 한철 대구를 잡아 일년을 먹고 산다. 제대로 자란 대구는 1m에 이르며 무게도 20㎏이나 된다. 세계에서 가장 큰 대구 기록은 1.19m에 22.7㎏.

‘세종실록지리지’를 보면 창원, 거제, 진해, 고성, 사천에서 많이 잡힌다고 했다. 지금 진해만을 일컫는다. 일제강점기에는 부산서쪽 다대포만, 마산만, 진해만, 고성만, 거제도 일대에서 어획되었다. 진해만은 우리나라 최고의 대구어장이다. 특히 가덕도와 거제도 사이, 최근에는 가거대교를 건너 칠천도 주변 바다에서도 대구가 많이 잡히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전체 대구 어획량을 살펴보면 거제나 부산보다 충남을 중심으로 한 서해안이 더 많다. 그래도 겨울 대구의 고장은 역시 거제다. 그 중심은 외포, 관포, 이수도 등이다.
칙지로 대구어장이 왕실 재산처럼 명시화되면서 오래도록 대구를 잡아온
대구는 일찍부터 귀한 대접을 받았다. 건대구나 반건대구는 물론 어란해(알젓)와 고지해(이리젓) 등이 진상됐다. 또한 종묘사직과 조정 제례에도 진상품으로 들어 온 대구를 사용했다. 중국 황제의 장례식이나 즉위식, 그리고 혼례에서도 말린 대구를 보냈다.

대구는 건조방법, 크기, 색 등에 따라 이름도 다양하다. 아가미와 창자를 빼내고 말린 ‘통대구’, 배를 가르지 않고 알대구의 아가미와 창자를 입을 통해 빼낸 후 소금을 넣어 말린 ‘약대구’ 등을 갈라 뼈를 제거하고 머리도 반으로 잘라 햇빛에 말린 ‘열작’, 생물인 ‘생대구’, 햇볕에 건조시킨 ‘건대구’, 크기가 작은 ‘보령대구’, 한 자 이상 큰 ‘도령대구’, 암컷인 ‘알대구’, 수컷인 ‘곤이대구’, 노랗게 말린 ‘황대구’, 하얗게 말린 ‘백대구’ 등 끝이 없다.

알을 담은 채 내장만 꺼내고 소금을 집어넣어 말린 약대구는 약이자 보신용 영양식품이다. 약대구는 부잣집에서나 맛볼 수 있었다. 박경리의 단편소설 ‘김약국의 딸들’을 보면 약대구는 알을 빼지 않고 온통 소금에 절였다가 여름에 내기도 한다는 구절이 나온다. 돈이 있는 통영 여자들은 약대구 장사를 해서 돈을 많이 벌었다. 이를 ‘앉은장사’라 했다. 즉 대구철에 수백 마리를 사들여 큰 독에 알과 아가미를 따로 넣어 젓을 담갔고 나머지는 통대구로 팔았다. 특히 약대구는 곱으로 남는 장사였다.

대구를 가장 많이 찾는 1월은 산란기. 그래서 금어기다. 자망은 이 시기에 어족자원 보호를 위해 포획을 금지한다. 하지만 호망은 인공수정을 위해 대구잡이를 허가하고 있다. 한 척당 700마리로 한정한다. 이 시기에는 오직 호망으로 잡은 대구만 꼬리에 인증표식을 달고 유통된다.

이제 먹기만 하는 축제에서 탈피했으면 좋겠다. 대구축제는 대구잡는 축제가 아니다. 바다와 어민,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질서를 마련하는 축제가 되어야 한다. 바다를 살리는 그물이 간절하기만 한 시절이다.

◆대구 관련 음식

대구떡국, 대구찜, 대구탕, 대구조림, 대구구이 등 대구를 이용한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 그래도 겨울철에는 맑은 대구탕이 최고다. 외포의 대구탕은 대구만 넣는다. 무도 필요 없이 대구만 넣어 끓인다. 인상적인 대구요리는 통영음식을 연구하는 이상희씨가 내놓은 ‘마른대구회’다. 반쯤 건조된 대구를 포떠서 회처럼 먹는다. 일본에는 아오모리 향토음식인 ‘자파지루’가 있다. 대구 뼈와 머리와 내장, 거기에 무와 두부를 넣고 소금과 된장으로 간을 한 후 파를 곁들인 탕이다. 우리의 대구탕과 비슷하다. 영국을 대표하는 ‘피시앤칩스’의 생선도 대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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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하나씩 배워가니 즐겁습니다

짱짱맨 호출에 응답하여 보팅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잘모르니 그냥 열심히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