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IT, 넘어서서 공학이라는 것은 "돈과 영향력"을 목적으로 수단으로 공부를 한다. 학문과 가장 큰 차이는 학문적 성취가 목적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다보면 때때로 나의 지식의 범위를 넘어서서 새로운 영역에 도전해야할 때도 있다. 특히 항상 트렌드가 변하는 IT에서는 그런 과정에 익숙해져야 하며, 이 역시 하나의 훈련으로 가능하다. 필자가 운영하는 AI스쿨에서는 의도적으로 "수단으로서 공부"를 추구하게끔 설계되어있고 매년 업그레이드 하고 있다. 그에 대한 내용을 소개하고자 한다.
#0 정보소비자와 정보생산자의 구분
우리가 일반적으로 공부하는 방식을 모델링 해보면 다음과 같다.
- 수업을 듣는다(데이터를 전달받는다)
- 필기한다. (데이터를 수집한다)
- 암기하거나 응용한다. (데이터 수집)
- 시험을 통해 암기나 응용의 강도가 얼마나 높은지 평가한다. (수집한 데이터의 강도가 얼마 완벽한가?)
이는 나 개인적으로 "철저하게 정보소비자 측면" 이라고 말한다. 전달받은 정보를 기반으로 얼마나 잘 외우고 이해했는지를 기반으로 한다. 이는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방식이지만, IT를 공부할 때 안 좋은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책을 통해 코딩을 공부할 때 대부분의 학생들은 외운 상태에서 함수가 튀어나오거나, 책 뒤의 기출문제를 잘 풀수 있도록 노력한다. 혹은 하나하나를 이해하고 넘어가려고 끝까지 붙잡기도 한다. 이 대부분의 실패하는 전형적인 모습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정보소비의 강도를 최대한 높이기 보다, 무언가를 생산하면서 익숙해지도록 노력해야한다. 예를들어 당신이 C언어를 익히려고 한다면 C언어로 무언가를 만들어보면서 익숙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 과정을 자세히 모델링해보자.
<정보생산자의 방식>
- C언어 책 두권을 산다. 얇은 책이면 된다. 혹은 책 온라인 강의여도 상관없다. 두 가지가 필요하다.
- 공통되는 목차를 비교하고 이해하려 하지 않고 한번씩 읽어본다. 혹은 좀더 심화해서 따라치기 정도라도 괜찮다.
- 이제 C언어에 관련된 작은 프로그램을 만들어본다. 만들어보면서 필요한 함수와 내용을 공부한다. 책은 사전으로 사용한다.
- 이제 또 새로운 프로젝트를 찾아보자. 구글링만 하면 얼마든지 나온다. 프로젝트 주제 리스트는 널려있다.
- 만들면서 익숙해지는 것이지 익숙해져서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다.
- 결국 더 잘 만들기 위해서 알고리즘까지 도달하기도 한다.
즉 정보생산(어떤 산출물을 만드는) 행위를 통해서 당신의 실력을 상승시켜 갈 수 있다.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공부를 하는 것이고, 그러다보니 실력이 느는 과정을 따른다. C언어 함수하나하를 철저하게 외우고 익혀서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IT분야에서는 "수단으로서의 공부"라는 말이 있는 근본 원리는 간단하다. 무언가를 생산하는 생산자가 되기 위해 필요해서 하는 공부지, 공부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는 것이다. 근본적으로 공학이란 필요에 의한 학문으로 돈과 권력(영향력)을 추구한다. 하다못해 재미라도 있던가.....
한가지 주의점은 이 과정 자체가 "상대적으로 적은 노력을 기반으로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강도가 높고 더 많은 양을 목표로 하게 된다. 하지만 목표점이 명확하기에, 절대적인 시간만 보장되면 무조건 실력의 성장도 나타난다. 이 방법은 감당할 수 있을 만큼 단계적으로 강도를 계속 높혀가는 방법에 속한다. 당신의 공부하는 시간은 무한할 수 없지만 강도는 무한하게 강하게 만들 수 있다.
<정보생산자가 되는 유태인의 방식>
최근에 페이스북 모페이지에서 파인만의 공부법이라는 동영상을 본 기억이 있는데 사실 아인슈타인이나 파인만의 공부방식은 제법 알려진 편이다. 새로운 분야를 공부하기 위해 책을 읽는다면 다음과 같다.
- 책을 읽는다.
- 책을 읽으면서 종이를 준비한다. 종이를 칠판처럼 사용해 누군가에게 설명하듯이 한다.
- 그렇게 하나하나 전체를 설명하는 과정이 끝나면 다시 돌아간다.
- 최대한 간략화해서 설명하도록 노력한다. 부족하면 다시 공부한다.
타인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조직화된 지식을 전달하는 것은 매우 유용한 일이다. 가장 간략화해서 설명하는 방식을 택하는 것은 정보를 선별하게 하고, 해당 책 내용 이외의 것이 필요하기도 하다. 다시 간략하게 설명하고, 필요하면 다시 찾고를 반복하면서 데이터는 조직화되어 구조를 만들게 된다. PPT, 보고서와 같이 형태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좀 더 많은 내용이 필요하게 된다. 그리고 이것을 위해서 공부를 한다.
사실 이 방식은 AI스쿨의 독자적인 방식도 아니고 파인만이아 아인슈타인의 독자적인 방식도 아니다. 둘다 유태인이며 유태인들이 어릴 때 유태교 교당에서 배우는 전통적인 방식에서 기원했다. 파인만은 종교혐오주의, 철학혐오주의자이긴 했지만, 어릴 때는 유태교 교당을 다녔으며, 유태인들은 탈무드와 구약성경을 통해 이런 공부방식을 취하게 된다. 이 유태인들의 전통적인 학습방법을 하브루타라고 하며 현대 토론식 수업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하브루타(공부파트너라는 뜻. 유태인들의 전통적인 학습방법)
- 책 한권을 두고 서로에게 설명한다.
- 설명을 들은 사람은 질문을 하고, 설명을 한 사람은 최대한 질문에 답해야한다.
- 이제 다시 반대쪽이 설명을 하다. 그리고 질문을 받고 답하는 입장이 된다.
- 질문은 무조건 해야하고 답변도 최대한 해야한다.
내가 즐겨보는 국방 TV 토크멘터리 전쟁사에서 이스라엘의 4차중동전쟁의 일화가 소개된적이 있다. 일선부대가 전멸에 가까운 시기인지라 여군들을 후방으로 돌리려고 했다. 그때 한 여군이 손을 들고 질문을 했다고 한다. 전쟁을 유일하게 겪어본 대대장의 심정이 어떤지. 그 순간 대대장은 자세를 잡고 정중하게 답을 했다고 한다. 이스라엘 태생 유태인들이 무조건 할말은 해야한다는 성향을 가지고 있는데, 사실 그들은 어릴 때부터 질문을 하고 그에 대해서는 어떤 말도 안되는 질문이라도 정중하게 답변하는 것이 중시한다. 말도 안되는 질문에 공부 좀 더 해와라, 라는 것의 차이다.
사실 파인만과 아인슈타인도 새로운 관점을 얻으려고 할 때 질문을 받으면서 했다고 한다. 가끔 우리가 미국 대학에서 나오는 토론식 수업 시스템에서 어떤 질문과 생각을 사회자처럼 이끄는 교수의 모습에 감탄하곤 하는데, 그 영향이 이 하브루타에서 나왔다.
나는 개인적으로 답변에 대한 태도가 체제를 결정한다고 생각한다. 계급이나, 직급은 당연히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권력차이에 대한 문제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 이 답은 "어떤 질문이라도 할 수 있도 말도 안되는 질문이라도 정중하게 답변하는 태도의 차이" 라 본다. 열린사회에 가까워지는 가장 핵심적인 행위라고 생각한다.
#2 정보생산자가 되면 좋은 이득
이런 정보생산자가 되는 것의 이득은 무엇일까?
- 오래 기억에 남는다. 정보를 크로스체크하고, 조직화하고, 정보를 활용하는 등 많이 사용했기 때문이다.
- 구조화된 데이터를 기록하면 산출물이 남는다. 사실 무언가를 생산한다는 것은 일이다.
- 수단으로서의 공부에 익숙해진다.
- 만약 질문과정을 거쳤다면 새로운 관점을 가질 수 있다. 대신 이것은 질문을 받고 답변을 하는 경험이 필요하다.
- 항상 트렌드가 바귀는 IT분야에서 새로운 지식의 영역에 도전하는 것을 조금이나마 수월하게 해준다. 수단으로서의 공부의 연장선이다
파인만은 과학자 중에 슈뢰딩거와 함께 유명한 바람둥이였다. 공대생의 솔로문제를 해결에 기여......
나는 이것을 보통 한마디로 적용한다. "IT분야에서 일하는 방식에 적합한 훈련방법이다" 간혹 보안분야에서 신입이 들어오면 공부시키는 방식을 "번역, 발표, 갈굼" 이 세 마디로 축약하곤 하는데 갈굼대신 질문만 들어가면 훈륭한 방침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알고보면 우리 주변에서 많은 형태로 이러한 정보생산자의 방식이 남아있다.
#3 AI스쿨의 방식
AI스쿨에서는 의도적으로 이 방식을 자체적으로 해석해 설계되어 있는데 다음과 같다.
- 초기정보수집 (사전으로 사용할 기초정보를 전달하면 성장이 빠르다.)
- 향후 자신이 모두 잊었다 하더라도 다시 보면 이해할 수 있도록 "책, 구글링, 강의"를 크로스체크하게끔 한다. (데이터 확장 단계)
- 이후 프리젠테이션을 추가로 진행한다. 주 1회 기술프리젠테이션을 하도록 한다.
- 보고서를 쓰는 단계로 들어간다. 특히 보안분야에서 분석보고서 쓰는 방법은 중요하다.
위의 공부방식은 기본적으로 컨설턴트인 보안전문가의 성장에도 유용할 뿐더러, 상대적으로 말하기가 약한사람도 짧게는 32주부터, 1년가까이 진행하면 부족한 프리젠테이션 능력도 많이 성장하게 된다. 그리고 과정 중에 얻은 데이터를 모두 기록한 자신의 기록물과, 프리젠테이션 자료는 취업 이후에도 사용하게 된다.
물론 이 방식은 정보생산자가 되는 방식이기 때문에 정보처리기사, 정보보안기사와 같이 시험공부방식과는 조금 차이가 있다. 이 방식은 조직화된 정보를 생산하는 것, 그리고 수단으로서의 공부라는 맥락 그자체를 이해해주길 바란다.
매번 카페를 통해 컨설팅 포스팅 글 잘보고 있습니다. 항상 많은 정보를 얻어 인생에 도움이 되네요
감사합니다! 이런 소식들에 힘을 얻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