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금리시대 곧 닥친다"…외면받는 고정금리 대출

정부가 가계부채 대책의 일환으로 확대를 유도하고 있는 고정금리 대출 비중이

1년4개월 만에 처음으로 30%대로 내려앉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기준

금리를 거듭 인하하는 가운데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가 영향을 미

친 것으로 해석된다. 고정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대출 차주들은 향후 금

리 추이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이라는 우려에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4월 가계의 고정금리 대출 비중(신규 취급액 기준)

은 38.5%를 기록했다.

올해 1월 고정금리 대출 비중이 50.2%에 달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3개월 새 12%포인트가량 줄어든 셈이다. 가계의 고정금리 대출 비중은 2월 47%, 3월 44%에

이어 4월에는 2018년 12월(35.2%) 이후 처음으로 30%대로 하락했다. 이처럼 고정금리 대출 비중이 줄어든 데에는 대출 차주들의 금리 예측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한은은 기준금리를 올해 들어서만 3월 1.25%에서 0.75%로, 5월 0.75%에서 0.5%로 두 차례 낮췄다. 고정금리 대출 통계가 4월 기준으로 작성돼

5월 금리인하가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4월 대출을 받았던 사람들이 금리 하락을 예상했을 개연성이 크다.

금융권 관계자는 "차주가 금리 하락을 예상한다면 고정금리 대출을 선택하지 않을 것이고, 금리가 유지되거나 오를 것이라 예상한다면 고정금리를 선택할

것"이라며 "코로나19로 모든 상황이 불확실해지면서 고정금리를 선택하는 사람들의 비중이 많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코로나19로 불확실성이 가중되면서 신용대출이 큰 폭으로 늘어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사태로 미리 자금을 확보해두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변동대출에 해당하는 신용대출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신한·KB국민·하나·우리·NH농협의 개인 신용대출 잔액 합계는 지난 2월 110조9000억원에서 5월에는 114조7000억원으로 4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에 따른 전세가격 상승도 일정 부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주택대출을 조이다보니 전세가가 상승하는 풍선 효과가 나타났고, 이에 따라 전세대출 또한 늘어났다는 것이다.